준비위 참여 거부 “한기총과 공동개최 하겠다” …연합사업 갈등 우려 커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자체적으로 부활절예배를 드리기로 결정했다. 교단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는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준비위원회(이하 부활절예배준비위)에 참여하지 않고, 예전처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공동으로 부활절예배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결정은 단순히 ‘올해 부활절예배도 연합정신을 상실했다’는 의미를 넘어, 향후 교회연합운동에 또 다른 갈등을 야기할 수 있어 우려되고 있다.

교회협은 1월 30일 회원교단 총무들이 연석회의를 갖고, 지난 63회기 1차 실행위원회에서 결의한 ‘부활절 준비기구의 상설화에 따른 부작용을 방지하고 공교회성 확보를 위해 부활절 준비는 2005년 합의정신에 기초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시 말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이영훈 목사)와 부활절연합예배를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기장 배태진 총무는 “부활절예배준비위는 2005년 합의정신에 위배되는 조직이고, 상설화되는 것 또한 반대한다”면서, “기장은 교회협과 한기총이 함께 준비하는 부활절연합예배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한국 교회의 시선은 이영훈 목사에게 쏠리고 있다.

이영훈 목사가 대표회장으로 있는 한기총은 아직 부활절연합예배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기총 관계자는 교회협에서 공동개최를 요청하는 공문도 받지 못했다며, “올해 부활절예배와 관련해 아직 논의한 바가 없다. 조만간 임원회가 열리는데 안건으로 상정될지도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영훈 목사가 총회장인 기하성 교단(여의도측)도 부활절예배와 관련해 결정된 바가 없다. 부활절예배준비위는 기하성 교단의 참여를 계속 요청하고 있지만, 참석하겠다는 답변을 받지 못했다. 기하성 관계자는 “우리 교단은 한기총에서 준비하는 부활절연합예배에 참석할 것이지만, (한기총이) 부활절연합예배 결정은 아직 들은 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회협 한기총 부활절연합예배 공동개최는 중요한 한계를 갖고 있다. 한기총 이단해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수 교단들은 절대 한기총이 공동주최하는 부활절예배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교회협의 한기총 공동주최 요구는 “교회연합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한 한기총과 공동주최 결정은 교회협 내부 문제도 야기할 수 있다.

총무선거 이후 교회협에 불참하고 있는 예장통합은 한기총과 갈등을 빚고 한국교회연합 설립까지 주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기총과 부활절예배를 공동주최하겠다는 결정은 예장통합을 더욱 반발하게 만들 뿐이다. 예장통합 뿐만 아니라, 기독교대한감리회도 한기총의 이단해제 문제를 공식적으로 지적했다.

무엇보다 이번 결정은 교회협에 굴욕적이다. 한기총은 지난 27일 총회에서 WCC를 용공 다원주의 혼합주의 동성애 옹호 등과 연결시키며 격렬하게 비난했다. 결국 교회협은 자신의 존재를 비난하고 부정하는 단체와 부활절예배를 드리겠다고 나선 형국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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