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주체 연합기관서 교단 공동으로 전환 ‘주목’
예배시간도 9년 만에 오후로 변경, 높은 참석 기대
‘화해와 평화’ 주제 아래 ‘용광로 집회’ 될지 큰 관심

 
▲ 부활절연합예배준비위원회 대표대회장 이신웅 목사(가운데)를 비롯한 위원들이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를 상징하는 부활절예배 엠블럼을 소개하고 있다.

2015년 한국 교회 부활절연합예배 일정과 조직이 확정됐다.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준비위원회(이하 부활절예배준비위)는 오는 4월 5일 오후 2시에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리기로 했다.

부활절연합예배는 한국 교회 연합사역에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보수적인 신앙을 가진 교회와 에큐메니컬 교회들이 유일하게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는 행사였다. 2006년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이래, 부활절연합예배는 ‘교회연합의 상징’처럼 인식됐다.

교회연합의 상징이었던 부활절연합예배는 2012년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 속에서 결국 ‘분열’했다. 한기총은 그해 4월 8일 오후 3시30분 승동교회에서, 교회협은 새벽 5시에 따로 부활절예배를 드렸다. 이후 작년까지 부활절예배는 ‘연합’을 실종했다.

부활절예배가 또 변화를 맞고 있다. 이 변화가 새로운 ‘연합’의 기틀이 될지, 분열을 고착시키게 될지 주목받고 있다.

교단 중심의 부활절연합예배

2015 한국 교회 부활절연합예배는 이전과 몇 가지 다른 점이 있다.

먼저 부활절예배를 준비하는 주체가 연합기관에서 교단으로 바뀌었다. 부활절예배는 2006년부터 한기총과 교회협이 회원 교단들을 대표해 공동으로 준비하는 체제를 유지했다. 2012년 한기총 사태로 연합이 깨졌지만, 예배를 준비하는 주체는 연합기관이었다.

올해 부활절예배는 연합기관이 준비위원회 실무에서 빠졌다. 작년 8월 한국교회연합(한교연)과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 소속 교단 총무들은 2015년 부활절예배를 ‘교단 중심’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고, 각 교단 총회장들 역시 동의했다. 이로써 2015년 부활절연합예배는 새로운 형태의 ‘교회연합 가능성’을 모색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활절예배준비위 사무총장 구자우 목사(예장고신)는 “진보와 보수 교단들이 연합해서 부활절예배를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부활절예배 중 가장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새벽보다 오후가 낫다?

올해 부활절연합예배 일정에서 가장 큰 변화는 오후 2시에 예배를 드린다는 것이다. 한기총과 교회협이 공동으로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린 2007년부터 새벽에 예배를 드렸다. 새벽 부활절예배는 추운 날씨와 참석의 어려움 등 불편한 점이 많았지만, 예수님이 부활하신 시간에 맞춰 연합으로 예배를 드린다는 상징성이 있었다.

2015년 부활절예배는 9년 만에 다시 오후에 드린다. 준비위 이재형 총무(예장개혁국제)는 “각 지역과 구 별로 부활절 새벽에 연합예배를 드린다. 이 때문에 새벽에 부활절연합예배 참석이 어려웠다. 새벽에 교통의 어려움 등을 감안해 오후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부활절예배준비위는 1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연세대 노천광장으로 예배 장소를 섭외했지만, 참석 성도가 많을 경우를 대비해 제2의 장소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기관도 교단도 모두 모여라

교단들이 ‘새로운 연합’을 표방하며 부활절예배 주관자로 나섰지만, 연합기관들은 속내가 편치 않다. 뭔가 빼앗긴 느낌, 주도권을 잃어버린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교회협 김영주 총무는 공식적으로 “연합기관 중심의 부활절예배로 복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 말은 한기총과 부활절예배를 준비하겠다는 의미이다.

홍재철 목사가 대표회장에서 물러났다고 하지만, 한기총은 여전히 이단해제 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 이 때문에 한국 주요 교단들이 한기총을 탈퇴했다. 한기총이 공동주최하는 부활절예배에 참석할 교단이 얼마나 있을까? 김영주 총무의 발언은 그래서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부활절예배준비위는 교단 연합으로 준비하고 있지만, 연합기관을 배제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단 문제가 걸려있는 한기총을 제외하고, 한교연 교회협 한장총 기관 대표들을 고문으로 위촉하겠다고 밝혔다. 연합기관 직원들도 준비위 실무자로 참여시키겠다고 했다. 또한 한기총 대표회장인 이영훈 목사에게 기하성(여의도측) 총회장 자격으로 부활절예배에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2015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준비위원회는 이제 출범했다. 부활절예배는 70일 앞으로 다가왔다. 예배 설교자를 비롯해 순서자는 정해지지 않았다. ‘화해와 통일’이란 주제를 어떻게 예배에 녹여내고, 화해와 통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결정하지 못했다. 부활절예배를 둘러싼 지금까지의 논란은 작은 것일지도 모른다. ‘새로운 연합’을 위해서 할 일이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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