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 안수 허용 이어 ‘동성결혼 인정’ 헌법개정안 통과 거센 논란
결혼 정의 ‘남녀 결합’서 ‘두 사람 결합’으로 수정…내부갈등·분열 예고


2011년 동성애자 안수를 허용하는 정관 개정안 통과에 이어, 미국장로교회(PCUSA)가 동성결혼을 인정하도록 결혼의 정의를 바꾸는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PCUSA는 6월 19일(현지시간) 총회 홈페이지(www.pcusa.org)에 제221회 총회에서 결혼에 대한 헌법의 정의를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에서 ‘두 사람 사이, 전통적으로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의 결합으로 수정하는 헌법개정안(규례서 W-4.9001)을 상정했다. PCUSA 총회는 이를 비준하기 위해 172개 노회에 승인 여부를 묻는 문건을 보내기로 결의했다.

이날 표결에 앞서 진행된 토론에서는 동성결혼이 합법화 된 19개 주와 콜롬비아 지역의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결혼과 관련된 결정은 목사들의 목회적 분별력에 맡겨져야 한다”며 헌법 개정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산호세 노회 브라이언 프렌젠(Brian Franzen) 목사는 “교회는 모든 사람을 환영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며 “그 유일한 방법은 목사들이 그들의 양심에 따라 행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에 마이애미밸리 노회의 벤 베레스(Ben Beres) 목사를 비롯해 보수적인 총대들은 “결혼에 대해 성경을 충실하게 반영한 신학이 교단에 필요하다”며 “성경 그 어디에서도 동성 결혼을 지지하는 것을 찾을 수 없기에 이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반대했다. 또 오클라호마 노회의 짐 밀러 목사를 비롯한 일부 목회자들은 2011년 동성애자 안수 이후 교단 교세가 급감한 것과 연관지어 “그로 인해 교회가 분열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렇듯 결혼의 정의를 두고 찬반 논쟁이 격렬해지자 기네시밸리 노회의 존 윌킨슨 목사는 “결혼에 대한 전통적 이해를 고수하는 이들을 지지하기 위해 이들의 입장도 배려해야 한다”며 “결혼에 대한 정의를 ‘한 남자와 한 여자’에서 ‘두 사람’으로 수정을 요구하는 개정안에 ‘전통적으로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라는 문구를 추가해서 개정안을 승인하자”고 건의했다.

▲ 제221회 총회에 참석한 총대들이 총회 현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결국 이 수정안이 받아들여져 6월 19일 진행된 헌법 개정안 표결에서 찬성 429표, 반대 175표로 총대 71%의 찬성을 받아 총회를 통과됐다. 반면, 이 문제에 대해 “이번 총회에서 그 어떤 결정을 확정짓지 말고 2년 동안 동성결혼 문제를 연구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자”는 동의안은 찬성 327표, 반대 237표로 2/3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

그러나 동성결혼을 인정한 개정안이 발효되기 위해서는 과반수 이상 노회가 찬성투표를 해야 하는 단계가 남아있다.

이에 더해,  PCUSA 총회는 시민연합과 결혼 문제에 대한 위원회의 추천을 승인했다.  같은 날인 19일 총회는 동성결혼이 합법적인 주에서 “성령님께서 목사들을 불러 집례하게 하신다고 믿는 어떤 결혼식이라도” 목사들이 집례할 수 있도록 재량권을 허용하기로 결의했다.

표결에 앞서 제프리 브리지먼(Jeffrey Bridgeman) 위원장은 “사도바울이 우리에게 명한 사역은 ‘그리스도의 대사’로서 ‘화해의 사역’을 해나가라는 것이었다”며 “그리스도는 우리를 위해 죽으심으로 우리가 하나님과 화해하게 하셨고, 또한 화해자가 될 수 있게 하셨다”고 동성결혼식 집례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결국 동성결혼식 주례 허용은 찬성 371표, 반대 238표로 통과됐다.

그러나 총회 결정이 공표된 직후 장로교평신도위원회(The Presbyterian Lay Committee)는 즉각 반대 성명을 발표해 이를 둘러싼 총회 내 갈등과 분열이 예고되고 있다.

PCUSA 신임총회장 히스 라다(Heath Rada) 목사는 “내년 총회에서 동성결혼에 동의하지 않는 노회들을 화해시키는 일에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다”며 “장로교인들이 모일 때면 우리를 연합하고 일치시켜 주는 것, 즉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같은 신앙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활용해 교회 일치를 이뤄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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