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비대위원장, 홍익표 원내대표 등
한교총 "저출생 극복" 교회협 "약자 동행"

총선을 80여 일 앞두고 정치권이 종교계와 접촉점을 늘리는 모습이다. 거대 양당 대표들이 한국교회 연합기관을 잇따라 방문한 가운데, 교계지도자들은 저출생 극복과 약자와의 동행 등 국민의 어려움과 아픔을 보듬는 정치를 펼쳐주길 당부했다.

여당 대표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월 19일 오전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 위치한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교회협)를 차례로 방문했다. 기독 국회의원인 이채익 의원(국회조찬기도회장)과 비상대책위원장 비서실장 김형동 의원, 김예령 대변인 등 국민의힘 인사들이 동행했다.

먼저 한교총 대표회장 장종현 목사를 예방한 한동훈 위원장은 “대한민국이 해방 이후 짧은 시간에 발전하고 정신적인 문화를 지키는 데 있어서 한국 기독교가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하며 평소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라며 조언을 구했다. 이에 장종현 대표회장은 “나라를 사랑하고 국가를 통치하는 것은 나이가 많다고 경험이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국가관이 있어야 되는 것”이라면서 대한민국을 위해서 젊음의 열정을 발휘해주기를 격려했다. 장 대표회장은 이어 한국교회가 연합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저출생 극복 및 돌봄 캠페인을 소개하며, 교회 등 종교시설을 돌봄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 마련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한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으로 있을 당시 기독교계가 설립하고 운영하는 소망교도소에 수차례 방문해 감명 받았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한국교회의 헌신과 섬김을 법적·경제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동시에 봉사 참여를 독려하고 선의를 베푸는 이들이 존경받는 사회가 되도록 입법활동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곧바로 교회협으로 이동한 한동훈 위원장은 총무 김종생 목사와도 대화를 나눴다. 올해 100주년을 맞은 교회협의 역사를 소개하고 한 위원장에게 기념 배지를 선물한 김종생 총무는 “교회협의 100년은 일제강점기와 민주화 과정을 거쳐오며 약자와 함께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우는 여정이었다”라며 “위원장이 앞서 여의도 문법이 아닌 5000만이 쓰는 문법을 쓰겠다고 얘기했는데, 소리 소문 없이 약자들과 동행하면서 그들의 삶 속에 녹아나는 정치에 나서달라”고 조언했다. 그는 특별히 며칠 전 면담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의 아픔을 전하며 통합 차원에서 한번 그들의 답답함과 아픔에 귀기울여 줄 것을 요청하고, “종교와 정치는 다양한 의견을 모아 통합해 가는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면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 다르지만 조화를 이루는 부분은 그리스도인들이 또 정치인들이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무의 말을 경청한 한동훈 위원장은 “잘 살피고, 더 노력하겠다”는 말과 함께 “약자와의 동행이야말로 5000만의 언어인 것 같다. 빛보다는 소금이 되고 싶다. 나라와 역사를 위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각오를 더 다지게 된다”라고 화답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 홍익표 의원이 교회협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한국 사회가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는 과정에 교회가 민중의 고난에 함께하며 위안을 주고 피난처를 제공한 데 대해 감사를 표한 홍익표 원내대표는 “우리 사회가 민주화는 됐다고 하지만 최근 양극화와 불평등이 커지면서 갈수록 서민들의 삶이 힘들어지고 있다”라는 우려와 함께 다시금 교회의 역할을 부탁했다. 이에 김 총무는 청년, 여성, 다문화 이주민 등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요구하는 한편 분노와 증오로 점철된 사회를 하나로 묶어내는 일에 정치와 교회가 함께 나아갈 것을 제언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 10일 같은 당 기독 국회의원인 김회재 의원(국회조찬기도회 부회장)과 함께 한교총을 방문한 바 있다. 당시 장종현 대표회장은 대한민국의 안정과 갈등의 해소, 경제를 위한 역할을 주문했고, 홍 원내대표는 “한국교회의 바람처럼 정치권에서 화합을 위해 노력하겠다”라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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