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겸 목사(우리들교회)

김호겸 목사(우리들교회)
김호겸 목사(우리들교회)

2023년 11월 20일 자 〈기독신문〉 기사를 읽으면서 나는 목회자들의 책임이 크다는 것을 새삼 절감했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원장:신승민)이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면, 성도들은 언론사의 보도보다 목회자의 말을 더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자들은 항상 겸허하게, 자신의 말과 행동에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 목사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도 성도들은 여과 없이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열두 제자들의 삶에 친근감을 느끼곤 한다. 그들 모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허물과 실수투성이의 보통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존 맥아더 목사는 자신의 책 〈예수가 선택한 보통 사람들〉(씨뿌리는사람)에서 예수께서 선택하신 사도들은 기본적으로 여러 가지 면에서 모자란 사람들이라고 썼다. 무엇보다 그들은 영적 이해가 미흡했고(마 15:16; 16:9) 겸손함도 부족했다. 그들은 서로 누가 큰 자인가를 놓고 말다툼을 벌이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마 20:20~28) 믿음도 부족해 예수님으로부터 “믿음이 작은 자들아”(마 8:26)라는 책망을 여러 번 받았다. 그들에게는 최소한의 신의도, 헌신도 없었다. 유다와 로마 병사 일행이 예수님을 체포하러 오자 일제히 주님을 버리고 줄행랑을 쳤다.(막 14:50) 영적 능력의 부족(막 9:18)으로 귀신을 쫓아낼 수 없자 주님께 곤혹스러움을 보이곤 했다. 이처럼 제자들은 온갖 약점을 가지고 있는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누가는 예수님께서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맞던 시절 제자들을 부르셨다고 기록했다.(눅 6:12) 영어 성경은 제자를 부르신 이때를 “어려운 때가 되자”(It was at this time, NASB)로 기술하고 있다. 이처럼 주님께서는 어려운 시기에 자신의 제자를 랍비나 서기관, 바리새인 등과 같은 종교 엘리트가 아니라 평범하기 짝이 없는 사람들로 택하셨다.

하나님께서는 완벽한 사람들을 선택하지 않으신다. 겸손하고 온유하며 연약함을 아는 자들을 선택하셔서 그들의 삶이 세상을 변화시킬 때 그 힘의 원천이 하나님께로 온 것임을 명확히 보여주신다.(슥 4:6; 빌 4:13)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눅 5:8)라고 회개한 베드로처럼,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딤전 1:15)고 탄식한 바울처럼, 나 자신의 부족함을 철저히 인정하고 고백하자. 하나님의 살아있는 복음은 자신의 연약함과 무익함을 절절히 고백한 보통 사람들을 통해 땅끝까지 퍼져나갔다.

“A True Leader Knows His Own Limit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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