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목회 돌봄 매뉴얼’
실제적 대응 방안 눈길

TV나 온라인 뉴스를 통해 접한 공인·연예인의 극단적 선택 소식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할 때가 있다.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이가 교인이거나 그의 가족이라면, 더더욱 곤혹스럽고 막막하다.

현재 스스로 목숨을 포기하는 이의 수가 연간 1만 3천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그리스도인 인구를 전체 인구의 15%로만 잡아도 매년 1900여 명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이다. 해마다 중대형교회 하나가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이만큼 자살은 더 이상 한국교회와 무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교회 내 자살로 인한 장례가 발생하면 교회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대체로 쉬쉬하는 반응을 보인다. 일반 장례처럼 교회 절차를 밟기도 어렵고 교인들 간에 불필요한 말들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더 이상 소극적인 자세만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수도권에서 목회 중인 ㄱ 목사의 말이다. 그는 교회 안에서 부음 소식이 들리면 혹시 극단적 선택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앞선다고 한다. 

“긴급상황에서 어쩔 줄 몰라 당황하는 목회자들에게 효과적인 가이드가 되길 바랍니다.”

〈자살 사안이 발생한 교회를 위한 긴급 목회 돌봄 매뉴얼〉의 발간 취지다. 긴급 목회 돌봄 매뉴얼은 두드림자살예방협회(회장:김연규)와 라이프호프기독교자살예방센터(대표:조성돈), 한국목회상담협회(회장:김기철)가 함께 펴낸 지침서로 자살 사건 후 교인과 신앙 공동체를 돕기 위해 제작됐다. △자살로 트라우마를 겪는 유족과 교인 지원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상실의 슬픔 겪는 유족 지원 △유족과 교회 내 자살 고위험군 조기 발견과 개입 진행 등이 핵심 목적이다.

매뉴얼은 자살의 정의부터 자살 유족의 특징 및 애도 단계, 사건 발생 시 대응 등 매우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지침으로 가득하다. 특히 ‘사건 발생 대응’은 즉시(사건 발생 후 24시간 이내)·초기·중기·장기 대응으로 세분돼 있을 뿐 아니라, 자살 사건의 발생을 교회 시설 안과 밖으로 구분할 만큼 구체적이다. 교회에서 ‘긴급 목회 돌봄 위원회’를 구성하는 방법도 제시하고 있어 자살 사안 발생 시,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공식부고 안내문과 장례 예식·유품 정리, 사망신고와 산재 처리 등 행정 절차까지 참고할 수 있다. 예방 차원에서 교회 내 자살 위험군을 염두한 ‘스트레스 척도 리스트’까지 담았다.

긴급 목회 돌봄 매뉴얼은 라이프호프기독교자살예방센터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매뉴얼은 자살 예방과 대처는 물론 자살 유족을 이해하고 돕는 데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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