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양 기관 통합 총회 계획은 제동
9월 교단 총회 이후 연말로 속도 조절

한교총이 한기총과의 교계 보수 연합기관 통합 작업을 계속 추진한다. 다만 내달 초 임시총회를 거쳐 양 기관 통합에까지 이르려던 계획은 일단 회원 교단 다수가 정기총회를 갖는 9월 이후로 미뤄졌다.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이영훈 목사, 이하 한교총)이 8월 18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한교총 회의실에서 ‘제6-4차 상임회장회의’로 모였다. 이날 회의는 최근 한교총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정서영 목사, 이하 한기총) 간의 통합 논의가 진전함에 따라 기관통합추진위원회(위원장:소강석 목사, 이하 통추위)의 보고를 받고 필요에 따른 결의를 위해 급히 마련됐다. 주요 14개 교단장들로 구성된 상임회장회의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는 권순웅 총회장을 대리해 오정호 부총회장이 참석했다.

이날 통추위는 한기총 통합추진위원회와 논의사항을 보고하며 한기총과의 기관통합을 결의 및 승인해줄 것을 청원했다. 보고된 양 측 합의안에 따르면, 통합 기관의 명칭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로 하되 정관 및 운영은 ‘한국교회총연합’ 방식을 따르기로 했으며, 이단성 관련 사항 처리는 공 교단의 기존 결의대로 회원권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각 기관이 임시총회를 개최해 결의하고 이후 통합을 위한 총회를 개최하기로 했으며, 실제로 한기총은 16일 임원회를 열고 9월 7일 임시총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한교총 회의에서는 안건 상정 직후 예장 통합과 고신, 합신, 대신 등 장로교단장들을 중심으로 반대 발언이 이어졌다. 이들은 “하나가 된다는 명분에는 전혀 반대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이단에 대한 문제가 명백하게 해소되지 않는 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무엇보다 다음달 대부분의 장로교단들이 정기총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안건에 대한 총회의 결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내며, 급하게 진행하기 보다 시간의 여유를 두고 추진하자는 의견을 냈다.

이에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대표총회장)와 기독교대한감리회 이철 감독회장, 예장백석 장종현 총회장 등 수년째 교단장을 지내며 기관 통합 과정을 지켜본 이들은 이번 통합 논의가 하루아침에 결정된 문제가 아님을 설명했고, 1년 임기의 대부분 교단 총회장들이 보기에 서두른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데 대해 동의했다. 이들은 그럼에도 “한국교회 전체와 다음세대를 생각했을 때 통합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는 것을 재확인하면서 “무작정 뒤로 미루는 것은 통합을 하지 말자는 얘기밖에 안 된다. 통추위가 통합의 문을 열었으니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양쪽이 만나서 걸림돌을 제거해나가는 구체적인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회의에서는 이날 제기된 한기총 내 이단성 문제 해결과 각 교단의 추인 절차 등을 수용해 대표회장단과 통추위가 함께 논의 후 통합 작업을 계속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회의 후 만난 소강석 통추위원장은 결과에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양 기관의 통합은 통합 자체에 목적이 있기 보다 한국교회를 세운다는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힘이 닿는 데까지 주어진 사명을 감당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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