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와 목적 분명한 이중직은 모두 선교형”
“의도와 목적 분명한 이중직은 모두 선교형”
  • 박민균 기자
  • 승인 2019.03.2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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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목회 이중직’ - 나는 교회개척 선교사다] ③ 이중직 역시 목회이며 선교
‘생계’ 문제로만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해져 … 작은교회 위한 총체적 사역 차원서 접근해야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마을버스 운전을 한 목사님이 있었다. 매일 마을버스를 운전하다보니 지역 주민들을 모두 알 수 있었고 친절하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복음도 전한다고 하셨다. 이 목사님에게 마을버스 기사 일을 이중직이라며 금지시켜야 하는가?”

목회사회학연구소 정재영 교수(실천신대)는 여전히 많은 목회자들이 이중직을 ‘생계’ 문제로만 여기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정 교수는 작은교회 목회자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목회이중직을 3가지 형태 △생계형 △자비량형 △선교형으로 구분했다. 목회사회학연구소가 2014년 목회이중직을 공론화한 후 5년이 지난 현재, 정재영 교수는 “이해를 위한 구분일 뿐, 이제 이중직을 이렇게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오늘날 이중직은 그 일을 하는 의도와 목적만 분명하면 모두 선교형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교회와 예장합동 총회에서 논의하는 목회이중직은 ‘작은교회 목회자의 생계형 일자리’만 논의하고 있다. 작은교회 목회자들과 사역자들은 이런 논의들이 시대와 목회현실에 맞지 않다며, “작은교회의 역할과 의미를 새롭게 인식하고, 교단과 신학교와 교회들이 함께 총체적인 지원사역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수원의 디딤돌교회가 작은도서관 사역을 통해서 지역 어린이와 대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모습.
현재 한국교회와 예장합동 총회에서 논의하는 목회이중직은 ‘작은교회 목회자의 생계형 일자리’만 논의하고 있다. 작은교회 목회자들과 사역자들은 이런 논의들이 시대와 목회현실에 맞지 않다며, “작은교회의 역할과 의미를 새롭게 인식하고, 교단과 신학교와 교회들이 함께 총체적인 지원사역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수원의 디딤돌교회가 작은도서관 사역을 통해서 지역 어린이와 대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모습.

“이중직이 아니라 전도했다”

정재영 교수는 앞서 언급한 ‘마을버스 운전하는 목회자’처럼 생계를 목적으로 이중직에 뛰어든 목회자들이 그 일에서 전도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선교형 이중직으로 의식을 전환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말했다.
수원 경희대 앞에서 카페목회를 한 이인권 목사(디딤돌교회)도 비슷한 사례이다. 이 목사는 전도하기 어려운 대학생 선교를 위해서 ‘와우카페’를 열었다. 직원을 두지 않고 이 목사가 커피를 내리고 빵을 구웠다. 외부에서 보면 이인권 목사는 목회자가 아니라 카페사장이다. 이런 오해를 받을 때마다 이인권 목사는 분명히 말했다.

“와우는 영어 ‘워커스 오브 워십’(Worker of Worship) 예배하는 일꾼이란 의미이다. 와우카페가 내 사역지라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했다. 물론 카페의 수익이 생활과 교회재정에 보탬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이중직의 차원이 아니라, 젊은이들을 더 만나고 더 전도하고 더 사랑하기 위한 방안으로 와우카페를 했다.”

이인권 목사가 자신을 ‘예배하는 일꾼’으로 설명한 것처럼, 그는 이중직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바울서신에서 보듯 ‘일하는 목회자’가 비성경적인 것이 아니며, 칼빈과 카이퍼의 영역주권으로 살펴봐도 ‘목회 사역과 세상 일을 구별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런 의미에서 현재 작은교회 목회자들에게 사용하는 ‘목회이중직’이란 단어에 오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많은 신학자들도 ‘목회자 이중직’이란 용어가 본래 의미에서 벗어났다고 말하고 있다. 목회이중직이란 단어 대신 일하는목회자, 교회개척선교사 등을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생계형에서 선교형으로 전환해야

이중직이 생계형으로 시작해서 선교형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해도, 여전히 많은 목회자들은 생계형으로 일을 하고 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밤과 새벽에 뛰고 있다. 정재영 교수는 “각 교단들이 바로 그것을 고민해야 한다. 목회자들이 생계형 이중직이 아닌 선교 의식을 갖고 일하면서 사역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준 목사는 총체적복음사역연구소에서 18년 동안 일하며 ‘하성연 세미나’라는 이름으로 개척교회와 작은교회를 건강하게 세우는 사역을 펼치고 있다. 김 목사는 “하성연 사역을 하면서 이중직하는 작은교회 목회자들을 수없이 만난다. 그분들의 소원은 3년만이라도 생활비 지원을 받아서 목회에 전념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기회를 얻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김상준 목사는 목회자 이중직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처럼 개척하는 목회자에게 “알아서 생존하라”고 모든 짐을 지우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시대와 환경이 30년 전과 너무 달라졌다. 이 시대에 맞는 복음을 담아내기 위해서 교단과 신학교, 노회와 자립한 교회들, 그리고 작은교회 목회자들까지 함께 고민하고 교회의 미래를 일궈가야 한다.”

작은교회 위한 총체적 사역 일어나야

‘목회이중직-나는 교회개척 선교사다’ 기획 취재를 하면서 일하는 목회자들과 작은교회를 지원하는 사역자들, 신학자들을 만났다. 가장 가슴 아픈 말은 “작은교회를 도와야 한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는데, 정작 누구도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를 모르고 있었다”는 이인권 목사의 지적이었다. 이인권 목사는 선교 차원에서 작은도서관 사역을 하면서 작은교회의 의미를 분명히 확인했다고 말했다.

“작은도서관은 큰 도서관이 할 수 없는 일, 지역 주민들에게 친절하고 밀접하게 다가가서 책과 문화를 접하도록 해준다. 작은교회도 마찬가지다. 큰 교회와 다른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작은교회는 지원해야 하는 어려운 교회로, 작은교회 목회자는 역량과 영성이 부족한 목사로 규정한다. 작은교회에 대한 의식부터 바꿔야 한다. 10만원 지원하는 것도 의미있지만, 먼저 그들이 처한 상황을 살피고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교회와 목회자들의 존재 의미를 인정한 후에, 김상준 목사의 지적처럼 총체적인 사역이 일어나야 한다. 총신신대원을 비롯해 각 신학교에서 ‘일하는 목회’와 ‘교회개척 선교’를 가르치고 신학생들이 준비하도록 교육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총회는 교회자립개발원을 중심으로 교회가 교회를 지원하는 체계를 만들어 작은교회 목회자들이 생계형 이중직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 자립한 교회들은 교회분립운동에 동참하면서 작은교회에 재정과 인력을 함께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작은교회 목회자들은 이 시대와 목회환경 속에서 지역에 맞는 선교사역을 고민하고 적용해야 한다.

취재하면서 만난 목회자와 신학자들은 이런 총체적인 접근만이 목회이중직의 진정한 해답이며, 한국교회가 살아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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