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목회 이중직’ - 나는 교회개척 선교사다] ④ 개혁신학 입장에서 본 미자립 교회와 목회자 이중직
[연속기획/ ‘목회 이중직’ - 나는 교회개척 선교사다] ④ 개혁신학 입장에서 본 미자립 교회와 목회자 이중직
  • 박민균 기자
  • 승인 2019.04.0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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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은성 교수(총신대학교, 역사신학)

‘흩어져 세워진 교회’ 형제애로 자립 돕는 것은 합당하며 성경적

교회 없는 지역에 들어가 복음 사역 수행하는 미자립교회는 중요한 선교 임무 수행 … 총회차원 후원 위한 구체적 지침 마련돼야

 

라은성 교수(총신대학교, 역사신학)
라은성 교수(총신대학교, 역사신학)

누군가의 글에 다음과 같이 목회자 이중직의 세 유형을 밝혔다. 소명형, 생계형 및 탈진형이라고 한다. 이 중 생계형에 속한 목회자가 절대적 다수라고 한다. 생계가 어려우므로 어쩔 수 없이 세속 직업을 갖는 것이지만, 교회가 자립한다면 언제든 세속 직업을 내려놓고 목회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다.

작년에 우리 교단은 제103차 총회에서 규칙을 개정하면서 어느 정도 생계형에 따른 목회자 이중직의 문을 개방했다. 하지만 풀어야 하는 사항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목회자 이중직을 개혁신학의 측면에서 볼 때 과연 옳은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교회의 정의, 이에 따른 조직교회와 미조직교회, 자립교회와 미자립교회, 21세기 사회와 문화 현장 그리고 선교적 입장 등을 고려해 보도록 한다.

첫째, 교회는 무형교회와 유형교회로 나뉜다.

무형교회(invisible Church)는 선택된 자의 총체를 의미하고 하나님에게만 알려져 있다.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 가운데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님의 재림으로 그 모습이 완연히 드러날 것이다(<기독교강요> 4권 1장 7항).

이와는 달리 유형교회는 흔히 지역교회로서 출발한다. 현재로서 유형교회 내에 외형적으로 선택된 자와 유기된 자가 섞여 있어 구별하기 어려우므로 교회론 논의는 주로 유형교회에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참고로, <사도신경>에서 말하는 ‘공교회’는 무형교회와 유형교회를 동시에 말한다(<기독교강요> 4권 1장 2항).

총회 헌법에서는 이렇게 무형교회와 유형교회를 나눈다. ‘교회에 두 가지 구별이 있으니 유형(有形)한 교회와 무형(無形)한 교회라. 무형한 교회의 교인은 하나님만 아시고 유형한 교회는 온 세계에 흩어져 있는 교회’이다(<총회 헌법: 정치> 2장 2조).

둘째, 유형교회는 지역교회라고 부르거나 조직교회라 부른다.

지역교회라 부르는 것은 그 교회당이 특정한 지역 내에 세워져 내적이든 외적이든 부르심을 받은 자들이 한 데 모인 단체이고 지역을 근거로 해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장로제도를 따르는 개혁교회는 언제나 지역교회로 남아 있었지 다른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사도바울 역시 이렇게 말했다. “내가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곳에는 복음을 전하지 않기를 힘썼노니 이는 남의 터 위에 건축하지 아니하려 함이라”(행 15:20). 그래서 지역교회의 성격은 한정된 지역 내에 있는 자들이 오는 것을 우선 해야지 그 도시 전체 아니면 전국적이라고 한다면 지역교회가 아니라 ‘온지역교회’가 될 것이다. 유형교회의 근본정신에서 어긋난다.

유형교회는 지역교회라는 점은 충분조건과 필수조건에 해당하기에 옳은 명제이다. 게다가 같은 교단에 속한 교회들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세워지지 않고 무분별하게 세워지는 것도 그릇된 것이다. 우리 총회 헌법에서는 지역교회 또는 지교회를 이렇게 정의 내리고 있다. ‘예수를 믿는다고 공언(公言)하는 자들과 그 자녀들이 일정한 장소에서 그 원대로 합심하여 하나님을 경배하며 성결하게 생활하고, 예수의 나라 확장하기 위하여 성경에 교훈한 모범대로 연합하여 교회 헌법에 복종하며, 시간을 정하여 공동 예배로 회집하면 이를 지교회(支敎會)라 한다(행 2:47)’(<총회 헌법: 정치> 2장 4조). 여기서 말하는 지교회를 지역교회라 볼 수 있다.

셋째, 유형교회를 일반적으로 조직교회라고 말할 수 있다.

조직교회는 선택된 자로만 구성되지 않기 때문에 불가분 교회정치와 교회 권한이 있어야 한다. 교회정치는 장로제도이고, 교회 권한은 믿음의 항목, 입법권 및 사법권(기강)을 의미한다(<기독교강요> 4권 8장 1항). 믿음의 항목 제정은 교회의 총체, 즉 총회만이 가능하다. 믿음의 항목은 교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교회역사에서도 범종교회의에서만 가능했다. 입법권은 교회 프로그램이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다. 이것은 지역교회가 성도의 성장 유익을 위해 일시적으로 마련할 수 있다. 그리고 사법권은 세속권력이 장악한 무력이 아니라 영적 권한이다. 열쇠의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 열쇠는 복음선포와 그 사역을 말하는 것이지 로마가톨릭교회가 주장하는 것처럼 죄를 용서하는 권력이 결코 아니다.

유형교회는 지체들의 신앙 성장과 양육을 위해 정치와 권한 및 기강을 수행한다. 이에 따른 사역자들을 둔다. 그 사역자로서 장로와 집사를 둔다. 장로는 다시금 복음선포와 양육에 헌신하는 장로, 즉 목사와 치리, 즉 기강을 주로 하는 장로로 나뉜다. 이것은 조직교회에서 가능한 것이다.

유형교회가 조직교회라고 불릴 수 있는 것은 교회 내에 선택된 자만 들어와서 양육을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회 내에는 다양한 자들이 들어오는데 특별히 두 부류와 네 종류의 사람이 모인다. 두 부류란 앞에서 언급했듯이 선택된 자와 유기된 자를 의미한다. 네 종류란 선택된 자들이 둘로 나뉘는데 하나는 중생을 체험한 자이고, 다른 하나는 중생을 체험하지 못한 자이다. 유기된 자는 중생을 체험한 것처럼 행동하고, 비중생된 자로 나뉜다. 유기된 자 중 중생을 체험한 것처럼 행동하는 것과 선택된 자로 중생을 체험하지 못한 자는 외형상으로 볼 때 유사하다. 이들은 일반인이나 세속인과는 달리 외형적으로 신자의 형태나 모습을 갖고 있어 헛갈리는 경우가 많다. 어떤 부류와 종류든 중생되기 전까지는 일반인과 다를 바 없다(<기독교강요> 1권 7장 5항). 목회자는 그저 중생된 자인 것처럼 교회의 지체로 여기고 목회해야 한다. 하지만 실수와 방종을 피해야 하기에 조직교회의 형태를 가져야 하고, 교회정치와 그 권한을 수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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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이 그들에게 가매 생업이 같으므로 함께 살며 일을 하니 그 생업은 천막을 만드는 것이더라(행 18:2~3)/영화 <바울> 스틸컷=CBS 제공

넷째, 교회정치의 관점에서 볼 때 조직교회는 당회가 구성되었을 때를 말한다.

당회는 목회자와 장로로 구성된다. 당회에 관해 <총회헌법>은 이렇게 말한다. ‘당회는 노회의 파송을 받아 지교회를 담임하는 목사와 치리 장로로 조직하되 세례교인 25인 이상을 요하고(행 14:23, 딛 1:5) 장로의 증원도 이에 준한다’(<총회 헌법: 정치> 9장 1조). 지역교회의 세례교인 25명 이상에 이르지 못하면 당회 구성이 불가능하고, 지역교회로서의 사역과 치리가 불가능하다. 장로를 세울 수 없는 경우면 당회 구성이 불가능하고, 당회가 불가능하면 치리, 즉 교회의 권한 수행이 불가능하다. 이런 교회를 가리켜 미조직교회라 일컫는다.

비록 세례교인의 수가 25인 이상 되지 않으면 미조직교회이지만 교회의 역할은 여전히 행할 수 있다. 당회, 즉 치리 장로가 없을 뿐 목회자가 있으므로 교회의 기능은 여전히 행해지고 있다. 지역교회 중 미조직교회라고 해서 교회가 아니라고 말해선 안 된다. 하지만 미조직교회의 목회자는 조직교회와는 달리 후자가 누리는 혜택을 누리기 어렵다. 예를 들면, 생계를 위한 사례금이나 다양한 보조금도 받기 어렵다.

게다가 미조직교회는 당회가 구성된 조직교회와는 달리 미자립교회의 형태를 취한다. 일반적으로 조직교회는 자립교회의 형태를 취하고, 미조직교회는 미자립교회 형태를 취하곤 한다. 당회가 있어도 없어도 미자립교회일 수 있다. 그렇다고 미자립교회가 모두 미조직교회라든지 미조직교회가 미자립교회라고 단정하는 것은 특별한 예외가 있어 무리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미자립교회는 미조직교회의 형태를 취한다.

한국교회 70%가량이 미자립교회에 속한다고 어느 일간지에서 발표한 적이 있다. 제103회 총회에서 교단 소속 교회 중 42%가 미자립이라고 말하였다. 우리 교단 소속 1만 1414개 교회 중 설문에 응답한 8637곳의 자립 현황을 분류한 결과, 미자립 교회(연간 예산 3500만 원 이하)가 3690개로 42.7%를 차지했다. 지역별로 보면, 강원도가 미자립 형편이 49.4%에 달하고, 대구와 경북이 36.4%로 가장 낮았다고 한다. 우리 교단의 상당수가 미자립교회이다. 미조직교회와 미자립교회는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조직이 갖춰졌어도 그 기능이 여의치 않을 때 미자립교회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미자립교회는 대부분 미조직교회이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지역교회의 성격에서 벗어나 온지역교회로 전환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 많은 미자립교회가 생겨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중대형 교회가 온교회 형식을 취하면 미자립교회는 날로 점차로 퍼질 수밖에 없다.

다섯째, 미자립교회, 즉 미조직교회는 국내 선교의 임무를 수행한다.

미자립교회는 대부분 개척교회이다. 교회가 없는 지역으로 들어가서 복음 사역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이따금 기존 교회에서 상처받은 자가 미자립교회에 등록하곤 하지만 이것은 성경적이다. 사도바울 역시 전도할 때에 회당에 들어가서 이미 유대교를 신봉하는 자들을 통해 복음 사역을 수행했다. 종교개혁자들 역시 종교가 없는 자가 종교개혁 신앙(프로테스탄트주의)을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로마가톨릭교회의 일원이 개종한 것이다.

조직교회에서 실망한 이들이 미조직교회, 즉 미자립교회에 가입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것을 당연하게 여겨야지 불편하게 여겨선 안 된다. 자립교회는 미자립교회가 주위에 세워졌을 때 자립할 때까지 노회 차원에서 돕는 것은 형제 우애에 합당한 일이고 성경적이다. 교회는 흩어져야지 한곳으로 모이게 한다면 바벨탑을 짓고 만다. 이것을 안다면 교회는 거대한 교회당을 건축하여 모으려고 하지 말고 흩어지게 하여 교회들을 세우도록 해야 한다. 이 일을 담당하는 자가 바로 개척교회이며 자립할 때까지 일반 교인이 도움을 주는 것은 교회로서 당연한 일이다.

미자립교회 목회자는 재정적 독립에서 자유할 수 없다. 사도바울도 선교사로서 복음선포를 위해 헌신할 때 생계를 위한 직업을 가졌다. 선교 초기에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비록 성경에서 ‘곡식을 밟아 떠는 소에게 망을 씌우지 말라’(고전 9:9)고 했다. 교단 차원에서 목회자들을 배출했으면 교회를 개척하여 자립할 때까지 돕는 것은 당연하다. 형제 우애로 도와야 한다. 자격을 논하지 말고 그들을 돕지 않으면 형제사랑은 구호에 불과할 것이다.

더욱이 개척하여 미자립에서 자립교회로 또는 조직교회로 성장하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미조직교회나 그 목회자는 국내 선교적 소명으로 힘껏 재정적 충원을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총회적 지침을 더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하고, 이런 정책을 악용하는 몇몇이 있더라도 절대적 다수를 고려하여 총회적 후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정말 힘든 미자립교회를 위해 각 교회가 힘껏 노력해야 한다. 대외적으론 이단과 싸우고 대내적으론 자체로 희망과 소명을 갖고 자립하려는 후배 목회자들을 기존 교회는 최선을 다해 돕는 것이 곧 국내 복음화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힘써 노력하는 미자립교회의 목회자들 역시 이중직에서 속히 벗어나 자립교회나 조직교회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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