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교회교육 블루오션 ‘작은도서관’] ① 왜 작은도서관인가

설립 문턱 낮고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 다음세대와 부모 함께하는 주중교육 대안

주일학교는 10% 장벽에 갇혀 있다. 장년 교인 대비 유초등부는 10%를 넘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주일학교가 없는 교회도 60%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 교회교육 전문가들은 주일학교를 회복할 골든타임은 이미 지나갔다고 인식한다. 하지만 메마른 광야 같은 상황에서도 주일학교가 성장하는 교회들이 있다. 특히 개척 교회임에도 불구하고 ‘작은도서관’을 통해서 교회교육에 새로운 활로를 찾은 교회들이 존재한다. 교회교육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작은도서관을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편집자주>

“전도할 아이들이 없습니다.” “만나야 전도를 하죠. 놀이터에도 애들이 없어요.”
다음세대 교육목회에서 자주 듣는 말이다. 학교 앞에 나가봐도, 놀이터를 둘러봐도 아이들이 없다. 그나마 만나는 아이들은 “교회에 다닌다”며 전도지를 회피한다. 그래서 수많은 교회들이 다음세대 주일학교를 포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교회교육은 정말 위기인가? 2015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0~19세 복음화율은 21.37%이다. 즉 10명 중 8명이 불신자라는 뜻이며, 학교 주변에는 전도 대상자로 넘쳐난다는 뜻이다.

“관계전도 탁월한 매개체”

다음세대 교육목회를 꿈꾸는 교회들이 최근 ‘작은도서관’을 주목하고 있다. 작은도서관이 관계전도의 가장 효과적인 매개체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초등학교 저학년에게까지 퍼져있습니다. 그래서 학교 앞 전도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죠. 더군다나 입시위주의 사회교육 때문에 아이들이 더 바쁩니다. 놀이터에 애들이 없어요.”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아트힐링 작은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강장식 목사(모두가행복한교회)의 말이다. 강 목사는 시대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기독교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전도를 가로막고 있다. 사교육 열풍은 주일학교 교회교육을 터부시하는 원인이 됐다. 한 자녀의 여파로 부모의 영향력이 강해졌다.

“어린이 전도의 가장 큰 장벽은 부모입니다. 부모의 허락을 받아야 교회에 갈 수 있습니다. 심지어 부모가 교회를 다녀도 자녀의 교회 출석은 별도로 허락을 받아야 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작은도서관은 이런 시대적 상황을 극복하는 대안이 된다는 것이 목회자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경기도 광주에서 청림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장윤제 목사(청림교회)는 “이제는 기존 교인도 떠나는 시대가 됐다”면서 “미래 목회는 어느 교회가 더 적극적으로 지역과 소통하며, 지역을 조건 없이 섬기며, 다음세대를 준비하느냐에 따라 부흥의 성패가 결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장식 목사는 “교회로 오라고 하면 거부감을 갖는다. 하지만 도서관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부담감 없이 방문하는 곳이다. 이들과 관계를 맺고 전도의 시작점이 되는 곳이 작은도서관”이라고 설명했다.

장윤제 목사는 도서관의 역할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과거 단순히 ‘책을 빌리는 곳’에서 ‘지역과 소통하는 마을공동체’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은도서관은 다양한 계층이 소통을 이루고, 자기주도학습과 평생교육의 현장이 됩니다. 교회 안에 작은도서관을 설립하면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찾아와 관계를 형성합니다. 교회는 이들을 대상으로 관계전도를 실시하면 됩니다.”

▲ 교회들이 개척 단계에서부터 작은도서관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작은도서관은 관계전도와 통합교육, 부가가치 창출 등 다양한 효과가 있다. 모두가행복한교회가 설립한 아트힐링 작은도서관(사진 위)과 청림교회가 설립한 청림도서관(사진 아래).

“교회-가정-학교 통합교육의 장”

작은도서관은 관계전도의 접촉점이라는 효과와 더불어 통합교육의 효과도 있다. 교회 내에 작은도서관을 설치하면 주중에 학부모와 다음세대가 교회를 방문하게 되고, 이는 주중교육의 장으로 활용된다. 즉 교회-가정-학교를 통합시키는 교회교육의 대안이 된다는 것이다.

장윤제 목사는 “현재 교회교육은 주일에만 실시하는 주일학교로 머물고 있다. 하지만 작은도서관을 설립하면 주중에도 교회로 찾아오는 주중교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강장식 목사는 “작은도서관은 다음세대만 오는 곳이 아니라 부모와 함께 방문하는 곳이기 때문에 가족 전체가 목회의 대상”이라면서 “학부모와 자녀가 함께 복음화 되어야 진정한 교회교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작은도서관 내에서는 교육도 가능하다. 최근 강남 교육계에서 유행하고 있는 거꾸로 학습법을 교회 내 작은도서관에서 실시할 수 있고, 영어 수학 논술 등이 ‘합법적’으로 가능하다.

“종교시설에서 교육을 실시하면 학원법에 저촉됩니다. 한때 교회에서 유행병처럼 돌았던 방과후학교도 허가 없이 운영할 경우 300만원 이상의 벌금을 물고 폐쇄됩니다. 하지만 작은도서관은 평생교육시설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심지어 강사료까지 정부에서 지원하니 금상첨화죠.”
장윤제 목사의 말이다. 그는 작은도서관은 교회교육뿐만 아니라 일반교육의 장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했다.

“10평만 있으면 누구나 가능”

관계전도와 통합교육의 매개체가 되고 있는 작은도서관은 교회의 재정에도 도움이 된다. 청년실업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교회 젊은이들에게 직업의 기회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교인 5명을 모아서 풍선아트 동아리를 구성했다고 치자. 그러면 정부에서 매월 강사료와 동아리 운영비를 지원한다. 꽃꽂이 교실도 가능하고, 손글씨 동아리도 마찬가지다. 청림도서관은 북카페와 연계해 카페에서 직업을 창출하도록 돕고 있다.

미래목회 대안인 작은도서관은 설립도 쉽다. 도서관법 시행령에 따르면, 작은도서관은 10평 이상의 공간에 좌석 6개, 책 1000권 이상만 있으면 누구나 개관할 수 있다. 신고제이기 때문에 까다로운 절차나 심사도 없다. 장윤제 목사는 “교회 내 유초등부 시설과 같은 교육시설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문턱을 낮춰야 가능성이 보입니다. 교회라는 이미지가 강하면 아무리 시설이 좋아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교회보다는 도서관 냄새가 나야 합니다.” 장윤제 목사의 말이다.

“자신만의 특색이 있어야 합니다. 생각보다 주변에는 도서관이 많습니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우리만의 독창성이 있어야 사람들이 들어옵니다.” 강장식 목사의 말이다.

작은도서관, 어떻게 설립하나

도서관이라고 생각하면 절차도 까다롭고, 시설도 거창할 것 같다. 하지만 10평의 공간과 좌석 6개, 책 1000권만 있으면 누구든지 설립할 수 있다. 상가든 교육관이든 상관없다. 10평과 좌석 6개, 책 1000권만 기억하자.

신고제이기 때문에 절차도 너무 쉽다. “이렇게 쉬워도 되나?” 싶을 정도. 신고는 정부가 운영하는 작은도서관 홈페이지(www.smalllibrary.org)에서 신청서를 다운로드 받아서 신청하면 된다. 홈페이지에는 작은도서관 설립, 운영, 홍보, 지원, 폐관 등 모든 절차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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