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필요중심 관계전도 매개체…“특화된 운영방안이 부흥 결정”

개척 당시 도서관 함께 개관, 카페 기능 갖춘 차별화로 좋은 입소문 … 특화된 운영에 초점

교회를 개척할 때 누구나 ‘부흥’을 기대한다. 그리고 차별성 있는 목회를 꿈꾼다.

장윤제 목사(청림교회)도 그랬다. 전도사 시절 때부터 다음 세대 교육목회를 소망했다. 하지만 고난이 닥쳐왔다. 개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기를 당한 것이다.

노숙자 신세로 전락한 장윤제 목사는 2년 동안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다. 목회를 접고 싶은 마음도 수천 번 되뇌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 속에서도 역사하셨다. 그동안 자세히 알지 못했던 사회복지와 지역소통, 관계전도를 뼈 속 깊이 체득하는 시간이었다.

2012년 백지 상태에서 교회 개척에 나섰다. 장윤제 목사는 경기도 광주시 송정동을 1년 동안 리서치했다. 지역주민의 구성에서부터 라이프 스타일, 사회복지 등도 꼼꼼히 체크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이 작은도서관이었다.

▲ 청림교회는 2013년 교회를 개척하면서 작은도서관을 전면에 내세웠다. 관계전도의 매개체가 되는 작은도서관은 복지센터 문화센터 상담센터 노인센터로 사역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청림교회가 운영하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어린이들이 음악을 배우고 있다.

작은도서관, 지역 관계전도 핵심

“기독교 불신을 넘어 기독교 혐오의 시대입니다. 교회를 개척한다고 찾아오는 사람이 있을까요?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사람들이 찾아오게끔 해야 합니다.”

2013년 청림교회를 개척했다. 이와 함께 작은도서관도 함께 개관했다. 장윤제 목사는 여러 차례의 실패와 경험을 통해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 교회를 개척하면서 십자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장의자로 승부를 걸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실패했다. 교인들도 교회를 떠나고 ‘가나안 성도’가 되는 마당에 교회의 이미지를 강조한 교회 개척은 실패로 돌아왔다고 했다.
“시대가 변하면서 관계전도의 방법도 변화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가 필요를 느끼며,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관계전도로 전환해야 합니다. 즉 작은도서관을 이용해 필요중심적 관계전도 전략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청림교회는 개척을 하면서 작은도서관을 전면에 내세웠다. 교회 입구를 도서관처럼 꾸미고, 내부도 책과 좌석으로 꾸몄다. 얼핏 봐서는 영락없이 작은도서관이었다. 물론 도서관을 지나서 안쪽으로 들어가면 예배 공간이 보였다.

“도서관 이용자는 특히 다음 세대가 많습니다. 또한 부모가 같이 동반하는 경우가 대다수죠. 이들은 도서관 이용객이자 관계전도의 대상입니다.”

설립보다 운영에 초점 맞춰야

문제는 교회의 문턱을 낮추고 작은도서관을 설립했다고 만사형통이 아니라는 것이다. 교회가 설립한 작은도서관은 2000여 개가 있다. 하지만 이중에 95%는 개관휴업 상태다. 즉 설립에 목적을 두면 실패한다는 뜻이다.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집중해야 한다.

청림작은도서관은 차별화를 시도했다. 도서관에 카페의 기능까지 접목해 문턱을 더 낮춘 것이다. 장윤제 목사의 전략은 바로 효과가 나타났다. 동네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질은 높은데 가격은 저렴한 좋은 북카페가 새로 오픈했다”는 소문이 났다. 오전에 북카페 문을 열기 바쁘게 손님(예비신자)이 스스로 찾아왔다.

▲ 기업체와 연계한 지역섬김 프로젝트.

홍보도 중요했다. 청림 북카페 작은도서관을 개관하면서 무료 시음회 행사를 가졌다. 온라인 지역 커뮤니티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장윤제 목사는 “전단지를 만들어서 배포하는 것보다 더 저렴한 것은 지역 기반의 인터넷 동호회와 동네 엄마들 인터넷 커뮤니티를 공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젊은 엄마들이 모이다보니 아이를 맡길 곳이 필요했다. 청림교회는 주민들의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했다. 작은도서관 옆에 ‘레고블럭방’을 꾸민 것이다. 장윤제 목사는 “개척 교회 입장에서 1500만원을 투입해 레고를 구입한다는 것은 무모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다음 세대가 없는 교회는 소망이 없다는 목회철학이 있기에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개척 교회 부흥 및 자립 기회

개척 후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10평 공간에 책 1000권, 의자 6개로 시작한 교회가 재정적으로 자립한 교회로 부흥했다. 뿐만 아니라 지역아동센터도 개원했다. 매일 35명의 어린이가 청림교회가 운영하는 ‘샬롬지역아동센터’에서 말씀과 공부를 병행해가며 미래의 꿈을 키우고 있다.

청림교회는 작은도서관을 시작으로 북카페 복지센터 문화센터 상담센터 노인센터로 등으로 사역의 문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웃과 접촉점을 넓히고, 결과적으로는 교회를 부흥시키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교회 내 젊은 청년들에게는 직장의 문제도 해결해 주고 있다.

“작은도서관은 위기를 맞은 교회와 다음 세대 사역에 새로운 기회입니다. 특히 개척 교회들의 입장에서는 자립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지역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든지 가능합니다.”

장윤제 목사

교회가 설립한 작은도서관의 95%가 유명무실한 상태다. 왜일까? 장윤제 목사는 “껍데기만 있고 내용물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역주민의 필요를 체크하고 이를 충족해 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바쁜 목회에 도서관, 사회복지 시스템까지 구축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장윤제 목사는 사단법인 한국복지목회협의회를 설립하고 북카페 작은도서관 설립에서부터 마을공동체 지원사업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그는 “작은도서관을 활용하면 문화센터, 교육센터, 복지센터, 상담센터, 노인센터 기능도 구축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복지목회협의회 작은도서관 설립은 휴대폰 010-3297-8240으로 문의하면 된다.
“문화강좌, 바리스타 교육, 자기주도 학습관, 말하는 영어도서관, 독서학교, 속독교실, 오케스트라, 온라인 평생교육, 레고블럭방, 보드게임방 등의 프로그램을 가맹비 없이 세팅해 드립니다. 무엇보다도 도서관 재정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별 평신도 전문사역자를 세워드립니다.”

장윤제 목사는 작은도서관을 활용한 관계전도에 기독교가, 특히 예장합동이 가장 느리다고 지적했다.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해드릴까요? 이단들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작은도서관을 활용한 관계전도에 혈안입니다. 그리고 매우 큰 효과를 보고 있죠. 이단에게 아이디어를 얻은 예장통합 기감 등도 작은도서관 설립을 교단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교회 개척 후 2년 후에 살아남을 확률이 0.5%라는 보고가 있습니다. 우리 총회도 인식을 전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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