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 이유로 '목사정직' 불이행...총회임원회, 총무출마 정 목사 후보추천 미지수

▲ 충청노회가 11일 장포교회에서 총회임원회가 지시한 김영우 목사 징계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2차 임시회 회무를 진행하고 있다. 김영우 목사와 관련된 안건인 ‘총회결의 위반 처리의 건’에 대해 한 회원이 발언하고 있다.

충청노회가 김영우 목사의 공직정지를 결의했다.

충청노회(노회장:허기성 목사)는 7월 11일 충남 장항 장포교회(홍길 목사)에서 제136회 2차 임시회를 열고 ‘본 노회와 총회에서 충청노회를 대표하는 김영우 목사의 공직을 정지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노회는 김 목사의 목사직 정직은 처리하지 않았다. 총회의 지시사항이라고 해도, 목사 정직에 대한 사안은 권징조례에 분명한 징계규정이 있고, 기소와 재판 절차 등으로 당장 시행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총회임원회가 노회의 결정을 어떻게 받아들일 지 주목된다.

충청노회는 지난 6월 16일 1차 임시회에서 ‘김영우 목사의 목사직과 공직 정지를 위한 권징절차를 이행하라’는 총회임원회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바 있다. 이후 총회임원회는 충청노회장과 총회총무 후보로 출마한 정O모 목사를 소환해서 노회 상황을 듣고, 7월 7일 최종적으로 ‘지시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총회총무 후보 추천은 불가’하다고 통지했다. 정 목사를 총회총무 후보에서 탈락시키겠다는 것이다.

충청노회는 이날  ‘총회결의 위반 처리의 건’ 등 3가지 안건으로, 목사회원 48명 장로회원 18명 등 66명이 참석한 가운데 2차 임시회를 열었다. 지난 1차 임시회에서 노회원들은 안건 ‘총회결의 위반자 처리지시의 건’을 상정하는 것조차 거부했다. 이날도 김영우 목사와 관련된 ‘총회결의 위반 처리의 건’을 상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한 회원은 “이 안건은 지난 1차 임시회에서 상정조차 부결된 것이다. 명백한 위법이나 불법이 없이 결의한 안건을 다시 회기 내에 상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허기성 노회장은 “오늘 안건은 지난 임시회의 안건이 아니다. 지난번은 총회결의 위반자를 처리하라는 총회지시에 대한 안건이었다. 오늘은 총회와 총신의 갈등에 본 노회 소속 회원인 김영우 목사가 깊이 관여돼 있다. 노회가 총회를 위해서 김 목사를 행정적으로 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곧바로 허 노회장은 안건 상정에 대한 가부를 물었고 허락을 받았다. 하지만 어떻게 김영우 목사를 징계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순간, 또 다시 반대 의견이 나왔다.

황택상 목사는 “우리는 개혁주의 신학을 부르짖고 있다. 회무도 우리가 배운대로 개혁주의에 따라 진행해야 한다”며, 총회의 지시와 이를 처리하려는 노회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황 목사는 총회임원회의 지시라고 해도 재판 절차도 없이 치리하고 징계하는 것이 옳은가, 노회원 한 명 때문에 다른 노회원의 공직을 정지시키고 노회의 총대권을 박탈하겠다는 총회의 명령이 옳은가, 노회원이 총회총무에 출마한 시점에 맞춰 이런 지시를 내린 총회임원회의 결정이 정당한가 등을 따졌다.

황 목사는 “이 건은 개인의 문제를 떠나 우리 노회에서 함께 목회하는 동역자에 대한 문제다. 재판국을 설치해서 이 안건을 공정하게 처리하기로 개의한다”고 말했다.

순간 분위기가 바뀌었다. 황 목사가 발언하던 중 몇몇 노회원들은 계속 회의를 진행하자고 주장했으나, 노회원들은 황 목사의 발언에 더 공감하는 듯 했다.

▲ 충청노회 2차 임시회에서 노회 회록서기 조광현 목사가 김영우 목사 관련 안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회록서기 조광현 목사는 “황 목사님의 발언은 저도 동의한다. 그러나 이 일 때문에 당장 우리가 추천한 총회총무 후보가 탈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 총회의 지시를 따라야 하기에 (노회장이 발언한) 행정적 제재, 김영우 목사의 공직을 정지하자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회장과 임원들은 현재 충청노회가 처한 상황을 설명한 후, 개의를 제안한 황 목사를 설득했다. 황 목사는 “개의안을 철회하겠다”고 말하고 자리에 앉았다.

노회장 허기성 목사는 회원들의 재청과 이의없음을 확인한 후 “총회결의 위반 처리의 건에 대해 ‘본 노회와 총회에서 충청노회를 대표하는 김영우 목사의 공직을 정지하기로 결의한다”고 선포하고 임시회 폐회를 선언했다.  

임시회를 마치고 노회장과 임원들은 “상당히 고민이 많았다. 문제의 해결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다각도로 논의했고 여러 사람에게 이해와 양해를 구했다. 남은 문제가 있지만, 이제 노회의 역할은 끝났다”고 말했다.

임원들이 언급한 ‘남은 문제’는 총회총무에 출마한 정 목사를 염두한 것이다. 김영우 목사의 목사직 정직을 시행하지 않은 것이 총무 후보탈락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 목사는 “총회임원들을 이해시킬 방안이 있다”며, “오늘 노회의 결정으로 총회임원회가 공문을 통해 지시한 것을 처리했다고 생각한다. 조만간 지시를 이행했다는 것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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