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서독에서 미군으로 복무할 때였다. 어느 날 정복 차림으로 친구와 식당을 갔는데 옆자리 손님이 나에게 “야파나?”(일본인이냐?)라고 물어서, “노. 코리안”이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다시 “차이나?”라고 물어, 이번에는 “노. 아메리칸”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그는 영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떠났다. 미군 정복을 입고 있었지만 그 손님은 내 얼굴만 보고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질문을 한 것이다.훗날 재미교포 2·3세의 정체성 문제로 목회 상담을 할 때면, 나는 종종 내 경험과 이사야 43장을 인용했다. “야곱아 너를 창
프린스턴대학 총장과 미국 28대 대통령을 역임한 우드로 윌슨은 말한다. “모든 위대한 사람들은 꿈의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그 중 일부는 자신들의 꿈을 죽게 내버려두었다. 당신은 당신의 꿈을 보살피고 보호해서, 어렵고 힘든 시기에서 햇빛이 비치는 시기로 옮겨가야 한다.”꿈을 죽게 내버려 둔 사람. 멀리 있지 않다. 내가 그 사람이다. 지나 온 삶이 후회로 가득했기 때문이 아니다. 열심을 다했다. 인정도 받았고 즐겁기도 했다. 꿈을 좇아 살아왔다고 생각했다. 내가 사는 삶이 최선이라 여기며 살았다. 하지만 그 사이에 보호되어져야 할 나
어머니께서는 여러 손주들 중에서 내 큰아들을 유독 좋아하셨다. 다른 손주들은 할머니가 무슨 말을 꺼내면 “그 얘기 벌써 몇 번 들었어요”라면서 다른 데로 가버린다. 반면 내 큰아들은 수십 번 들은 이야기라도 마침 처음 듣는 것처럼 끝까지 경청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지난날 추억을 회상하면서 살아가다보니 옛날 얘기를 자주 하는 것이 나이 많은 분들의 특징 중 하나이다.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도 광야를 힘들게 지나는 동안, 옛날을 회상하면서 모세를 향해 불평과 원망을 쏟아냈다. 현실적으로 갑자기 마실 물도 없고, 먹을 것이 충분하지 못한
한 요리프로그램에 영국인 부부가 초대되었다. 그날의 메인 요리는 한국의 대표적인 스테미너 음식인 장어구이였다. 영국인 부부는 당황한 기색을 나타냈다. 영국에도 장어요리가 있다는 것이다. ‘장어젤리’라는 음식인데, 비릿함의 대명사이고 각종 프로그램에 벌칙 도구로 나올 정도로 비호감 이미지가 강하단다.산업화 시대 먹을 것이 부족했던 영국인들에게 강에서 흔하게 잡히는 것이 장어였다. 생명력 강한 장어를 제철에 많이 잡아 보관기간을 늘이기 위해 젤리 형태로 만들었다고 한다. 맛을 위한 요리가 아니라 겨울이나 식량이 부족할 때 먹기 위한 비
비즈니스에서 자주 사용하는 ‘시너지’라는 용어가 있다. 그리스어로 ‘συνεργός’라 하는데 ‘함께 일하다’라는 뜻을 가졌다. 혼자보다 둘이 합쳐졌을 때 독립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 이상의 효과를 낸다고 해서 ‘협력작용’ 혹은 ‘상승 효과’를 ‘시너지 효과’라고 부른다.시너지의 기원을 성경에서 찾을 수 있다. 창 2:18에 보면 하나님께서 아담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않게 여기셔서 그에게 ‘돕는(에제르:helper) 배필(네게드:~의 앞에)’을 만들어 주셨다. 계속해서 하나님은 아담에게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
인생에 있어 풍부한 경험은 중요하다. 경험의 폭과 깊이가 이후의 삶을 결정하는 중요 요인이 된다. 목회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 교회학교 교사, 교육전도사. 부목사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 속의 경험은 목회에 큰 자산이 된다. 기도와 설교, 전도와 교제의 간증들도 목회자로 세워져 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경험들이다.경험에는 두 가지 길이 있다. 직접경험과 간접경험이다. 직접경험만큼 좋은 것은 없다. 지식을 넘어 삶에 체화된 깨달음을 얻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다양한 경험 속에서도 크고 작은 성공, 고난의 경험
커리큘럼은 교회, 기독교학교, 기독교기관, 가정학교 별로 자신들만의 원칙에 따라 다양하게 디자인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기획의 실행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 커리큘럼의 기획, 디자인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어떻게 현장에 적용해 가느냐 하는 것이다. 지면의 한계상 전체를 다 소개하지는 못하겠지만, 내용 디자인의 첫 번째 과제인 목적적 지식(신앙, 가치, 비전) 중 ‘신앙’ 항목을 세워가기 위한 도서관교회의 커리큘럼 사례를 소개해본다.도서관교회에서는 신앙학습의 포커스를 ‘하나님을 알아가고 나 자신을 알아가는’ 데 맞추었다. 인생의
교인 중에 집에서 기른 콩나물을 시장 한구석에서 파시던 연세 많은 할머니 한 분이 계셨다. 허리가 구부러져 걷기도 힘들어 하시고, 몸도 성치 않아 자녀들은 이제 그만하시라고 몇 번이고 말씀드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어느 해 크리스마스 예배 후에 아무 말 없이 꼬깃꼬깃 접은 1000원짜리 몇 장을 내 손에 쥐어 주면서 환하게 웃고 행복해 하시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것은 내가 교인에게 받았던 선물들 중에 사랑이 가장 물씬 담긴 귀한 선물이다.선물 자체가 비싸고 귀한 것이 아니더라도 주는 사람의 마음이 담겨있는 것이라면 그 가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나름대로 결심을 한다. 주로 건강, 자기계발과 대인관계에 관련된 결심을 한다. 그런데 불과 8%만이 그 목표를 달성하고, 60%는 6개월 안에 이전 상태로 돌아간다고 한다. 그러나 결심을 하는 사람은 결심을 하지 않는 사람보다 목표를 달성할 확률이 10배나 높다는 미국 스크랜턴대학교의 연구 결과가 있다.어느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너는 뭐가 되고 싶으냐?’고 물었다. ‘저는 사람다운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라면서 ‘아무리 높은 자리에서 큰일을 하고 명성을 떨친다 해도 사람다운 사람이 아니라면 동물과 다를 바 없으므
교회학교 교육과정 디자인의 세 번째 과제는 내용 디자인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주일 교회학교와 주중 교회학교, 가정학교 안에서 통합적으로 진행한다는 전제 하에 지식의 전체상을 디자인한 커리큘럼의 한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크게 네 가지 영역으로 나누었다.첫째, 목적적 지식을 세우는 교육과정이어야 한다.목적적 지식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신앙, 가치, 비전이다. 먼저 ‘신앙’을 세우는 교육과정의 첫 번째 목표는 모든 크리스천이 성경 전문가가 되도록 하는 것이어야 한다. 성경 66권 모두에 대한 것이며, 주기별 교육과정
아담의 범죄로 시작된 두려움은 삶을 파괴하는 힘이 있다. 마치 잉크 한 방울이 떨어지면 삽시간에 컵 안의 물 전부가 잉크색으로 변하는 것처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고민한다는 보도는 삽시간에 온 국민의 마음을 잠식했다.3단계가 되면 누구라도 감염될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인해 일상생활의 리듬이 깨지고, 경제적인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게 될 것이 예견된다. 하지만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니는 것과 같은 상황이 설령 온다 해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교회교육 디자인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방향을 정하고, 그곳을 향해 갈 과정을 설계하는 것이다. 우선 ‘왜 교회교육, 기독교교육이 필요한가?’에 대한 분명한 답변이 준비되어야 한다. 목회자의 분명한 교육가치와 철학, 방향성 설정이 없는 교육은 배가 산으로 가는 법이다.교육의 방향, 주춧돌이 세워졌다면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어떻게’ 그것을 실현할 것인가이다. 교육과정은 목표한 방향을 향해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지도요, 프로세스다. 현장에서 열매를 맺기 위한 교육의 ‘모판’이라고나 할까. 한마디로 교육의 큰 그림이다. 교
독일 통일 이전에 풀다(Fulda)라는 지역의 한 가정집을 방문했다. 놀랍게도 집 안에서 동서독의 경계선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집안의 서독 쪽은 깨끗했지만, 동독 쪽은 먼지가 10cm이상 수북이 쌓여있었다. 주인에게 반쪽 난 집에서 살면서 얼마나 불편했는지, 선을 넘어 가고 싶은 유혹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물었다. 어느 누구도 감시하지 않아 종종 동독 쪽으로 건너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실제로는 한 번도 선을 넘지 않았다는 답을 들었다.에릭 프롬은 “인간의 의식적이나 무의식적 심리와 행동의 밑바닥에는 분리를 극복하여 하나
교회학교는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주일 교회학교와 주중 교회학교다. 주일학교는 주일 1회 모임을 기본으로 한다. 핵심은 모든 학생교인을 대상으로 설교를 통한 복음 선포와 가르침, 친교다.주중 교회학교도 많은 현장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진행 중이다. 지역아동센터를 통한 방과후학교, 문화프로그램 중심의 방과후학교, 한걸음 나아가 대안학교 수준의 방과후학교를 진행하는 교회들도 있다. 본 칼럼에서는 도서관교회의 주중교회학교인 아침학교와 빌더스쿨을 소개해 본다.아침학교는 방과후가 아닌 등교 전 교회학교다. 매주 5일(월~금) 한 시간(오
어릴 때에는 12월이 빨리 오기만 기다렸다. 평소에는 선물 받을 일 한 번 없던 내게, 12월만 되면 미국에서 소포가 도착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교회에서 보내준 학용품, 옷, 장난감 등 그 당시 시골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것들이었다. 동네 친구들이 나를 부러워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본디 크리스마스는 화려한 날이 아니다. 그런데 요즘 시대에는 백화점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란 걸 만들어 오색찬란한 불빛과 장식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특히 12월 24일 성탄전야는 많은 사람들이 환락과 술에 취해 온갖 소동을 저지르는 ‘사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