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남전련이 활기를 띄기 위해서는 전도 사명을 새롭게 하고 감동을 주는 사업을 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다. 사진은 지난해 전도훈련대회 모습.


‘전도 기관’ 정체성 회복, 다시 뜨거워져야
교단발전 견인했던 전도열정 갈수록 식어 … 사업 다각화·협력 강화로 변화 시급


전국남전도회연합회(이하 전국남전련)의 성격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행 1:8)는 표어로 집약된다. 전국남전련은 1981년 5월 18일 대구달서교회에서 창립총회를 연 이후 34회기를 지나는 동안 교단 산하 대표적 평신도 연합단체로 국내외 전도에 힘써왔다.

사업들 가운데는 장병진중세례식과 국내외 교회 개척 등이 대표적이다. 1994년 시작된 장병진중세례식은 전국남전련은 물론 지역 남전도회연합회에서도 실시하고 있는 핵심사업으로, 매년 수천 명의 장병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있다. 지난 33회기에도 논산 육군훈련소 등 9개 부대에서 총 4116명에게 세례를 베풀었다. 국내외 교회 개척 사업도 이에 못지않게 열심이다. 국내교회 개척은 1993년부터 시작해 33회기까지 총 68군데 교회 개척을 지원했으며, 해외교회는 1992년 인도 파스카뜰중앙교회 건축을 시작으로 지난 회기까지 총 149개 교회를 세웠다. 전도 사업에 있어 웬만한 군소교단이 감당할만한 일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예산 규모 역시 8억 원 안팎의 1년 예산 가운데 세 사업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전국남전련 설립에 참여하고, 5대 회장을 역임한 윤근창 장로는 “우리 교단이 다른 교단들에 비해 연합회 활동이 약하지만, 남전도회만큼은 그렇지 않다”며 “교단 발전에 기여한 부분 역시 상당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여느 조직과 마찬가지로 전국남전련 역시 34회기를 지나오면서 적잖은 과제와 문제점들이 대두되고 있다. 이들 과제는 뒤집어보면 전국남전련의 발전 방안으로도 해석되며, 때문에 전국남전련으로서는 이들 과제와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하는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현직 전국남전련 임원들이 공통적으로 진단하는 전국남전련의 과제는 ‘갈수록 모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24대 회장이었던 이재천 장로는 “예전에는 순회헌신예배를 드리면 전국에서 100명씩 회원들이 모였는데, 지금은 30명 정도밖에 모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국 실행위원회 역시 10여 년 전에는 300명 정도씩 모였으나, 요즘은 100명을 넘나드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모임 참석자가 줄어드는 현상은 단순히 숫자가 주는 것을 넘어, 예산 수립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지난 회기 전국남전련 1년 예산 중 지연합회와 임역원 분담금은 1억 9745만원으로 총 예산의 25%에 상당했다. 그러나 실제 결산 수입은 1억 2147만원으로 당초 수입 대비 62%에 머물렀다. 이중 노회 남전련 회장들이 당연직으로 세워지는 중앙위원 회비는 910만원 예산에 실제 수입은 190만원에 그쳤고, 지연합회 상회비도 예산 대비 25% 결산에 그쳤다. 이 같은 결과는 앞선 회기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현 전국남전련 감사 박양진 장로는 “모임이 약화되는 것이 다른 단체들도 마찬가지고, 시대적 흐름이긴 하지만 전국남전련의 경우 우려가 큰 수준”이라며 이를 해소할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전국남전련 모임이 약화되는 이유로는 사업이 경직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전도 사업 외 전국남전련은 주요 행사로 전국 회원들이 참여하는 전도훈련대회와 지역 교회를 순방하는 순회헌신예배 등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들 행사들이 다른 단체 모임과 별반 다르지 않거나 효과나 반응이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도훈련대회의 경우 이름과 어울리지 않게 일반적인 예배나 간증, 특강 등으로 꾸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자연히 참여하고픈 동기부여가 덜한 것이다. 이 같은 우려는 전국남전련 지도부에서도 고민하고 있는 부분으로, 이번 회기 전국남전련은 전도훈련대회 강사 선정에 특별히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전도 사업 역시 다채로운 사업을 하고는 있지만 변화가 적다는 지적이다. 전국남전련은 앞서 세 가지 전도 사업 외에 경찰·장애우·교정·다문화·새터민·병원 선교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사업의 종류나 성격은 이렇다 할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업의 다각화와 변화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많다. 한 특별위원장은 “생색내기 사업보다 이제는 어떻게 하면 감동을 줄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똑같은 사업을 하더라도, 지역 연합회와 같이 사업을 하면 전국남전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그 노회에서 남전도회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질 것”이라며 지역 연합회와의 공동사업을 제안하기도 했다.


해외교회 개척 지원도 일회성 재정 지원에 그칠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사후 관리를 해 효과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33회기에 이어 이번 회기 역시 해외교회 사후 관리에 노력키로 한 것은 긍정적이다. 이번 회기에는 또 종전 예배당 건축에서 지역센터 건축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현 회장 김기주 장로는 “필리핀을 비롯해 3군데 정도 현지 사역자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선교센터를 건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 교회들을 순회하며 남전도회 활동을 소개하고 독려하는 순회헌신예배 역시 변화를 시도했다. 헌신예배에서 나오는 헌금을 종전까지는 전도 사업비로 사용했지만, 이번 회기에는 헌금 절반을 GMS 선교사 자녀 돕기 기금으로 사용키로 한 것이다.

재정 수입의 변화도 필요해 보인다. 특별히 순회헌신예배 헌금의 경우 해당 교회의 부담이 큰 것을 감안해, 별도의 재정 창출 노력이 필요하다. 한 역원은 “선교헌금에 부담을 느끼는 교회들이 많고 갈수록 섭외도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현실적으로 교회의 도움 이외에 다른 수입원을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고백했다. 그러나 총회적으로 세례교인헌금 이외 헌금 모금을 자제하도록 지시한 바 있고, 순회헌신예배가 자칫 전국남전련 활동에 대한 반감으로 작용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적절한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건강한 조직 운영을 위해 지나친 정치색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특별히 임원 선거 과정에서 불필요한 지역적 대립이나, 증경회장들의 과도한 개입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다. 장로회에 비교해 남전련의 정치색은 훨씬 덜한 수준이긴 하지만, 최근 장로회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어려움 등을 교훈 삼아 과도한 정치색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전국남전련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남전련은 전도하는 기관’이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25회기 신신우 회장 때 전국남전련은 서울 무학여고 앞 작은 상가교회에서 순회헌신예배를 드린 후 교인들이 낸 헌금에 연합회의 재정을 보태 교회에 전달했다. 교회 남전도회가 활성화되는데 써달라는 바람이었다. 5대 회장 윤근창 장로는 과거 순회헌신예배를 드릴 때면 전국남전련 회원들이 하루 전에 교회에 도착해 동네를 돌며 전도지를 돌렸다고 회상했다. 지금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고, 다른 열정이었다. 윤 장로는 지금도 남전도회원이라면 ‘나는 전도자다’는 사명감을 갖고, 전도지 하나라도 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론적이지만 곱씹게 되는 원로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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