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년함께, 돈병원 등 '전세사기 피해 상담' 지원
"피해자 70% 이상 청년층"…교회 관심 당부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채무조정 지원 민간단체 네트워크가 상담을 진행하기에 앞서 7일 온라인으로 채무 조정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채무조정 지원 민간단체 네트워크가 상담을 진행하기에 앞서 7일 온라인으로 채무 조정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2022년 말 인천 미추홀구로부터 시작된 전세사기 피해 소식이 지난해 서울과 대전, 부산 등 전국적으로 잇따르고 있다. 정부와 관련기관이 피해 상담을 진행하고, 국회도 특별법을 마련해 피해자 구제에 나섰지만 뚜렷한 지원방안 및 대책은 요원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교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전국의 관련 단체들이 힘을 모아 피해자 지원 활동에 나서 눈길을 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과 희년함께, 청년의뜰, 돈병원 등은 최근 전세사기깡통전세피해자전국대책위원회와 함께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채무조정 지원 민간단체 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상담 지원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했다. 이 일에는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와 대구청년연대은행디딤, 대전민생네트워크새벽, 부산YMCA 등 각 지역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활동해 온 시민단체들이 연대한다.

네트워크는 2월 2일부터 온라인을 통해 피해자들의 상담신청(https://forms.gle/WU3pT6AKsd4rsLDE6)을 받았는데, 사흘만에 100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리며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상담은 전세사기 피해로 인해 떠안게 된 채무와 관련해 피해자 개개인은 각각의 부채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며, 또 그 부담은 어떻게 해소해 갈 수 있는지 실제적인 가이드를 제공한다. 먼저 담당 상담사가 배정돼 기초상담(대면 또는 전화)을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심층상담을 한 뒤 맞춤형 가이드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필요 시 채무조정 담당 공공기관 및 지자체 금융복지상담센터 등과도 연계할 계획이다.

이번 네트워크 및 프로그램은 희년함께 운영위원이기도 한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이철빈 공동위원장의 제안으로 시작했다. 지난해 희년함께가 주최한 대안금융포럼을 통해 금융소외지대에 선 사람들을 돕는 전국의 많은 기관들이 연계하는 기회가 마련됐고, 이들에게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극복방안을 찾는 역할에 나서주기를 부탁한 것이다. 이후 일부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채무 조정 교육 등을 진행했고, 보다 구체적인 지원 및 전국적으로 흩어진 피해자들의 창구를 개설하기 위해 네트워크를 꾸린 것이다. 

이 위원장은 “당장에 피해자들은 빚더미를 떠안고 길거리로 나앉을 걱정에 많은 압박을 받고 있는 현실인데, 정부와 관련 기관들이 운영하는 전세사기 피해 상담은 아무래도 관료적·사무적인 상담이 이뤄지다보니 피해자들이 속을 털어놓고 이야기하거나 심리적인 안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래서 오히려 상처를 받는 경우도 있다”라며 “네트워크 프로그램에서는 궁금한 것을 설명해주는 것은 물론, ‘당신의 잘못이 아니니까 함께 헤쳐나가보자’라는 위로를 함께 전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의 디렉터 역할은 채무조정 전문 상담사인 돈병원 서경준 원장이 맡았다. 서 원장은 “피해자들의 상황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세밀한 대책이 수립이 돼야 한다. 한계 상황에 있기 때문에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라며 이를 통한 방향 제시와 개별 상황에 맞는 재해석에 집중할 요량이다. 서 원장은 “모두에게 해당하는 내용을 듣고도 그것이 자신에게 적용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고, 혹시 안 되는 거 아닐지 불안해하는 이들도 있을텐데 실제로 피해 당사자들의 입장에서 해석해 적용한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피해자들 중에는 채무조정에 대한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해 온라인에 떠도는 불확실한 정보에 의존하다보니 개인회생 시 혼자인 게 유리하다는 말을 믿고 이혼을 한 신혼부부나 소득이 낮게 잡혀야 유리하다는 조언에 퇴사한 사례도 있었다.

이철빈 위원장은 특별히 이 일에 그리스도인들도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가져주길 당부했다. 그는 “전세사기 피해자의 70% 이상이 20~30대 청년층이다. 대부분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자리를 잡아보려던 사회초년생들, 결혼해서 신혼집을 마련한 신혼부부들”이라며 “교회가 다음세대를 생각하고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곳이라면, 이들이 마주한 아픔에 함께 고민하고 그 방안을 찾는 일에 함께 나서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세사기 피해자 채무조정 상담 지원 프로그램의 1차 상담 기간은 3월 말까지로, 모든 비용은 무료로 진행된다.
문의: jubileebank42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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