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부 “이종철 목사가 선관위를 좌지우지했다”

감사부(부장:한진희 목사)가 12월 8일 총회회관에서 임원 및 팀장 회의로 모여 107회기 선거관리위원회 감사를 이어갔다. 이날 감사부는 107회기 선관위 서기 허은 목사와 심의분과장 이종철 목사를 불러, 선관위 1000만원 게이트와 더불어 회계 문제를 조사했다.

그 결과, 감사부는 “107회기 선관위 위원장, 서기, 회계는 직무유기했고, 이종철 목사가 선관위를 좌지우지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종철 목사는 “절대로 좌지우지한 게 없다”고 항변했다.

감사부는 지난 회의 때 선관위 1000만원 게이트를 조사했다면, 이날 회의에서는 선관위 회계 문제를 집중 다뤘다. 107회기 선관위 서기 허은 목사와 심의분과장 이종철 목사가 소환에 응해 출석했다.

감사부는 총회 회의 참석 시 1인당 식비 1만5000원 보다 훨씬 웃도는 2~5배 선에서 지출한 선관위 식비에 대해 지적했다. 감사부원들은 선관위가 주로 서울가든호텔에서 회의 및 숙박을 하고 과하게 비싼 식사를 한 것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이종철 목사는 “제가 앞장서서 그런 건 아니다. 저는 설렁탕을 먹어도 되는데, 선관위원장님이 말하면 갔다”면서, “가급적이면 돈을 최대한 아끼는 쪽으로 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감사부가 보기엔 107회기 선관위는 재정을 아끼는 쪽과 거리가 멀었다. 선관위는 식사 때마다 매번 총회 규정을 뛰어넘는 비용을 지출했다. 2박 3일간의 제주도 워크숍에서는 1688만원을 썼다. 충남 계룡시에서 수련회를 하면서 점심 식대로 140만원을 지출하고, 저녁식대 영수증은 두 개가 첨부돼 있었다. 간식비로만 95만원을 쓴 적도 있다.

제주도 워크숍에 대해 이종철 목사는 “총회 직원에게 맡겼고, 직원이 하는 대로 따랐다”고 했다. 계룡 수련회 식비 지출에 대해선 “점심에 계룡에서 유명한 한우집에서 140만원을 사용했다. 저녁식대 영수증이 두 개인 것은 감자탕을 먹었는데, 맛있다는 몇 분이 포장해달라고 해줬다”라고 답변했다.

감사부는 선관위 서기 허은 목사와 회계 홍석환 장로가 아니라, 이종철 목사가 실질적으로 서기와 회계 역할을 맡았다고 지적했다. 감사부는 이종철 목사가 카드로 선관위 회의 및 행사에 사용된 비용을 결제하고 해당 금액을 총회본부에서 받았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에 대해 허은 목사는 “이종철 목사가 서울에 거주하고 행사나 식당, 여행사에 대해 잘 아니까 총괄해서 일을 맡겼다. 총회임원회 때도 그랬고, 이번 선관위에서도 그랬다. 선관위의 공통된 의견이고 선관위원장도 맡겨줬다”고 말했다.

이종철 목사는 “서기 목사님은 서기 업무를 봤고 회계 장로님은 회계를 봤다. 회계 장로님이 전국장로회 수석부회장 후보로 나와서 돈 관련 일을 조심했고, (내가 처리한 것도) 그때그때 회계 관련해 얘기했다”고 항변했다. 또한 선관위 비용을 결제한 카드는 자신의 것이 아니라, 교회 집사의 카드라고 밝혔다.

감사부는 이종철 목사가 총회에 제출한 카드 영수증이 원본이 아니라, 복사본과 사진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그러자 이종철 목사는 “호텔에 영수증을 달라고 하면 100%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부는 전국교역자수양회를 다녀온 선관위원들의 귀국 항공편이 비즈니스 좌석으로 업그레이드됐고, 431만원의 해당 비용과 예약변경 수수료를 107회기 교육부가 지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와 관련해 감사부는 교육부를 감사하기로 했다.

감사부는 선관위 1000만원 게이트와 관련해 현직 선관위원이 개입한 뇌물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선관위가 이이복 장로에 대한 심의를 부실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이복 장로는 9월 4일 정견발표 직전 단 한 차례 심의분과에 출석해 심의받았다. 또한 감사부는 선관위가 이이복 장로에게 후보 탈락 통보를 하지 않은 것도 지적했다.

두 차례에 걸친 107회기 선관위원 소환조사를 마친 감사부는 “선관위 위원장, 서기, 회계는 위임했다고 하지만, 역할과 책임을 이행하지 않고 직무를 유기했다. 그로 인해 한 사람, 이종철 목사가 선관위 전체를 좌지우지한 결과를 초래했다. 게다가 과다하고 방만하게 지출한 부분도 지적한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아울러 선관위 1000만원 게이트에 대해선 “선관위원이면서 1000만원을 전달한 주홍동 장로는 총회규칙에 따라 치리를 청원한다. 선관위는 심의를 부실하게 했고 절차 위반으로 이이복 장로를 탈락시켰다”고 판단했다.

이 소식을 접한 이종철 목사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절대로 좌지우지한 게 없다”며, “위원장이나 서기, 회계는 직무를 유기한 게 없다. 하나하나 일을 진행하면서 위원장님과 서기, 회계에게 그때그때 과정과 상황을 말했다.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반박했다.

감사부는 차기 전체회의에서 선관위 1000만원 게이트와 회계 문제를 최종 결론 내고, 총회임원회에 보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