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복 장로 “뇌물사건 무관”
이종철 목사 “금권선거 확실”
주홍동 장로 소환 여부 주목

지난 3차 임원회에서 107회기 선관위 뇌물 사건의 실체를 밝히겠다고 결의한 총회임원회가 곧바로 조사에 착수했다. 총회임원회는 11월 6일 새로남교회에서 열린 제4차 임원회에서 선관위 1000만원 게이트 관련자를 소환해 심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사건의 당사자로 제107회 총회 장로부총회장에 출마했던 이이복 장로와 107회기 선관위 심의분과장 이종철 목사가 출석했다. 또한 선관위 뇌물 사건의 실체를 밝혀달라고 요청하며 진정서를 올린 성남노회 노회장 김성고 목사와 서기 오준석 목사도 출석했다.

반면 선관위 1000만원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107회기 선관위원 주홍동 장로는 소환에 불응했다. 주홍동 장로는 불출석 사유에 대해 “총회 마지막 날 이영신 목사님, 이이복 장로님 두 분 등록금을 돌려주고 선관위원장 배광식 목사님 사과와 심의분과장 이종철 목사님 사과로 모든 상황이 종결되었다고 생각하고, 또 가을노회 때 전 노회 앞에서 사과하고 모든 것이 끝났습니다. 총회 본회 석상에서 결정했으면 끝나야지, 이미 끝난 사항을 이제 와서 오라 가라하는 것 자체가 총회 권위에 맞지 않기에 앞으로 어떤 부름에도 응대하지 않을 것입니다. 일사부재의 원칙이기도 합니다”라며, 문자로 통보했다.

그러나 주홍동 장로의 주장은 오판이다. 총회임원회는 성남노회 진정서와 더불어 제108회 총회에서 선관위 조사 청원을 수임한 상태라서 조사를 진행해도 문제 될 게 없다. 게다가 조사가 필요한 이들과 달리 뇌물 사건에 명확하게 개입해 총회에 분란을 일으킨 당사자가 할 소리도 아니다.

총회임원회는 먼저 성남노회의 입장을 들었다. 성남노회장 김성고 목사는 “장로부총회장에 출마한 이이복 장로가 후보 탈락한 이유에 대해 명확한 게 없어 궁금하고 아쉬웠다. 지금까지도 이이복 장로는 1000만원이 자신의 돈이 아니라고 한다”면서, “만약 이이복 장로가 뇌물을 공여했다면 성남노회는 성남제일교회에 이 장로의 치리를 권고하고, 성명서를 내 사과하고 총회의 징계를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이어 총회임원회는 이이복 장로와 이종철 목사의 소명을 듣고, 대질심문도 진행했다. 먼저 출석한 이이복 장로는 선관위 뇌물 사건과 관계가 없다면서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이 장로는 “1000만원은 모르는 돈이다. 주홍동 장로도 나와 무관하다고 선관위에 소명했다”면서, “선거에서 진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여론도 그랬다. 선거규정을 위반한 것도 없다. 그런데 왜 내가 1000만원을 갖다주며 죽을 짓을 하겠냐”며, 결백을 주장했다.

아울러 이이복 장로는 선관위가 소명할 기회를 주지 않았고, 후보 탈락 통보도 하지 않았다며 절차적 문제도 지적했다. 이 장로는 후보 탈락 후 대처가 미흡했던 점에 대해 “사회법정으로 가려고 했으나, 소식을 듣고 집사람이 쇼크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다. 자식들도 놀라 집안이 초상집이 됐다. 부총회장도 중요하지만,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가정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내려놨다”고 말했다.

이종철 목사는 주홍동 장로에게 1000만원을 받은 과정을 설명했다. 8월 18일 밤 11시 45분경 주홍동 장로가 이 목사의 집으로 찾아왔으나 돌아가라고 설득해, 다음날 낮 11시에 경기도 일산의 모 식당에서 주 장로를 만났다고 했다. 그 자리에서 주홍동 장로가 봉투 2개에 각각 500만원이 들어 있는 금품을 자신에게 건넸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이이복 장로가 준 거냐”고 물었고, 주홍동 장로는 “그렇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이종철 목사는 식사를 마친 후 금품 전달 상황을 배광식 선관위원장에서 보고하고, 선관위 담당 직원을 불러 1000만원을 총회금고에 보관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종철 목사는 이와 관련한 확인서도 작성했다고 밝히며, 확인서는 주 장로가 작성을 거부해 자신이 썼고 주 장로는 서명했다고 했다.

주홍동 장로가 이종철 목사에게 1000만원을 전달한 과정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선관위 심의분과는 이이복 장로가 주홍동 장로에게 1000만원을 전달한 과정을 조사했을까. 이종철 목사의 답변은 “주홍동 장로에게 언제 1000만원을 받았는지 묻는 게 쉽지 않았다”였다. 즉 조사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또한 선관위에서 이이복 장로와 주홍동 장로의 대질심문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이종철 목사는 “주홍동 장로와 이이복 장로의 관계는 주 장로가 이 장로의 선거운동을 했을 정도로 생각보다 많이 깊다”면서, “선관위는 금권선거가 확실하다고 판단했고, 이이복 장로와 주홍동 장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이이복 장로는 “나는 모르는 일이다. 주홍동 장로와 이종철 목사가 벌인 일이다. 삼자대면을 해달라. 내가 하지 않은 행위로 지금껏 당해왔고 짓밟히고 있다”며 재차 결백을 주장했다.

오정호 총회장은 이이복 장로와 이종철 목사의 입장을 청취한 후 “누군가 거짓말하고 있다”라며, 현재 상황을 가리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선관위 1000만원 게이트 발생 이후 이이복 장로와 이종철 목사의 주장은 줄곧 변함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결국 주홍동 장로가 입을 열어야 사건의 실체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총회임원회의 주홍동 장로 소환 여부가 사건 해결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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