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 리더십 튀르키예 방문
구호 힘쓰는 선교사들 격려
여름용품 등 현장 필요 지원

“게취미씨 올순”(잘 극복하길 바랍니다!)

선풍기를 건네는 손길에 지진 피해 이재민들은 “텍세큐르 에데림”(감사합니다)이라고 답하며 너나없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나날이 더워지는 날씨에 임시로 지은 천막이나 컨테이너에 거주하는 이재민들에게 선풍기는 무엇보다 절실한 물품이었다.

총회세계선교회(GMS) 박재신 이사장, 이성화 명예이사장, 전철영 선교사무총장, 강인중 행정사무총장 등 GMS본부 리더십들이 130일 넘게 지진 구호 현장에서 사역 중인 선교사들을 격려하고, 향후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6월 26일부터 30일까지 튀르키예를 찾았다. 박재신 이사장 일행은 이스탄불에서 튀르키예 전체 선교사들과 회의를 한 후, 지진 피해지이자 진앙지에서 가까운 튀르키예 동남부 도시 아다나로 이동해 새로 세워질 아다나 다음세대 지원센터 예정지를 둘러봤다. 28일에는 아다나에서 다시 자동차로 3시간 거리에 있는 사만다흐와 안타키아로 이동해 처참한 지진 현장을 마주했다. 2월 6일 대지진이 발생한 지 141일이 지났지만, 주택과 빌딩 대부분은 여전히 폭격을 당한 듯 휘어지고 망가진 채였다. 도심 곳곳에 잔해더미가 쌓인 곳은 건물이 통째로 무너져 내린 곳들이었다. 동행한 최바나바 선교사(튀르키예지부장)는 “무너진 잔해만 15∼20% 정도 제거한 상태다. 주민들은 대부분 다른 지역으로 떠났고, 농사를 짓거나 특별한 사유가 있는 사람들만 남았다. 그들 대부분은 천막이나 컨테이너 등 임시가옥에 거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진 피해 복구는 더디지만 안타키아와 사만다흐가 있는 하타이를 비롯해 카흐라만마라스, 아드야만 등 지진 피해가 컸던 지역에는 현재 작은 상점들이 들어와 이재민들이 생필품 구입에는 어려움이 없는 상태다. 이에 GMS 선교사들은 초창기 구호박스나 천막, 컨테이너 보급 등의 사역보다는 이재민들이 생활 중에 발생하는 필요를 채우거나 장기적인 자립 지원 쪽으로 사역 방향을 바꿨다. 선교사들이 지금도 매주 피해 지역을 찾는 것도 이재민들의 필요를 듣기 위해서다. 지진 발생 나흘 후부터 이재민 돕기에 힘쓰고 있는 김성경 선교사는 “최근에는 뱀을 쫓기 위한 백반이나 해충퇴치기를 요청받기도 했다. 지진 피해 현장에서 구할 수 없는 것들 위주로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GMS는 6월 26일부터 30일까지 대지진이 발생한 튀르키예를 방문해 이재민들을 대상으로 구호 활동을 벌이고 현장에서 사역 중인 선교사들을 격려했다. 사진은 박재신 이사장(왼쪽)과 김성경 선교사(오른쪽)가 컨테이너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재민에게 꼭 필요한 선풍기를 건네며 힘을 북돋고 있다.
GMS는 6월 26일부터 30일까지 대지진이 발생한 튀르키예를 방문해 이재민들을 대상으로 구호 활동을 벌이고 현장에서 사역 중인 선교사들을 격려했다. 사진은 박재신 이사장(왼쪽)과 김성경 선교사(오른쪽)가 컨테이너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재민에게 꼭 필요한 선풍기를 건네며 힘을 북돋고 있다.

이날 GMS 일행이 사만다흐 지역 이재민들에게 전달한 160대의 선풍기 역시 꼭 필요한 물품이었다. 어린 남매와 함께 선풍기를 받으러 온 메하르빌 씨(32)는 “집이 무너지기 직전에 간신히 피할 수 있었다”며 “천막에서 살다가 지금은 컨테이너에 살고 있는데, 날씨가 더워져 선풍기가 꼭 필요했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가 살고 있는 컨테이너는 가로 4미터, 세로 3미터 크기로, 가족과 친척을 포함해 총 8명이 살고 있다고 했다. 다섯 살 아들의 손을 잡고 온 아히함 씨(39)는 천막이나 컨테이너를 보급받지 못해 대형 비닐하우스에서 가족과 친척 등 21명과 같이 살고 있다. 그는 “우리 집을 포함해 모든 것이 무너지고 망가졌다. 안타키아에 사는 친구들이 여럿 죽기도 했다”며 “멀리 한국에서 우리를 기억해주고 도와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선풍기 지원은 대부분의 구호단체들이 떠난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라 더욱 의미가 컸다. 선풍기 배포를 도운 자원봉사자 가립 씨(29)는 “긴급구호가 끝난 상황이라 많은 구호단체들이 떠나고, 지금은 GMS를 포함해 세 팀 정도만 남은 상태”라며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풍기를 받아 들고 기뻐하는 이재민들을 보며, 선교사들은 더욱 선교와 구호 의지를 다졌다. 최바나바 선교사는 “지진 첫날 아침에 두려움에 떠는 가족들을 태우고 앙카라로 피난을 가는데, 양쪽 차선이 다 꼬리를 물고 있었다. 한쪽은 피난을 가는 행렬이었고, 반대편은 자기 가족들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내려오는 행렬이었다. 반대편 차선을 보고 마음이 많이 아팠고, 우리도 빨리 반대편 차선에 있어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나흘 만에 다시 아다나로 돌아올 수 있었다”며 “이재민들과 함께 있을 수 있어 감사하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재민들의 필요를 듣고 돕겠다”고 다짐했다.

다른 지역에서 이재민들을 돕고 있는 이시몬 선교사(튀르키예2지부장)는 “이재민들을 만날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지진 피해 지역이 아니더라도, 이 땅에 교회가 없는 곳을 계속해서 찾아다녀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하게 된다”며 튀르키예를 위해 기도하고 후원해 준 교단 교회와 성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무더위 속에서도 이재민들을 일일이 위로하며 선풍기를 전달한 박재신 이사장은 “GMS 선교사들이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현장과 함께 호흡하며 사역하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이런 섬김과 수고가 튀르키예가 복음으로 열리는 기회가 되고, 한국교회도 이슬람권 선교에 더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성화 명예이사장도 “사명감을 갖고 헌신하는 모습이 대견하다”며 선교사들을 격려하고, “총회도 지속적으로 지진 구호와 선교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다나 난민 및 다음세대 지원센터 건립 3억 지원

아다나 교통요지에 290평 규모
GMS 선교 공동자산으로 사용

GMS가 총회를 대신해 튀르키예 아다나 난민 및 다음세대 지원센터(이하 아다나 센터) 건립에 3억원을 지원했다. GMS 박재신 이사장은 6월 29일 아다나에서 현지 GMS 선교사들에게 3억원을 전달하고, 아다나 센터가 튀르키예 지진 피해 난민들과 다음세대를 돕고 복음을 전하는 전초기지로 세워지길 기원했다.

아다나 센터 지원은 지난 3월 21일 권순웅 총회장과 튀르키예-시리아 샬롬부흥을 위한 TF팀이 튀르키예를 방문했을 때 결정됐다. 당시 총회장과 방문단은 지진으로 파손된 아다나 한국문화센터 현장을 방문, 한국문화센터가 지속적으로 현지 다음세대에게 복음을 전하는 통로 역할을 감당하도록 복구 지원을 결정했다. 김성경 선교사와 최바나바 선교사를 비롯해 총 여섯 유닛이 팀사역을 하고 있는 아다나 한국문화센터는 2010년 시작됐으며, 회원만 4000여 명에 달한다. 지진 전까지 매주 150∼200명이 한국어 수업과 문화교실 등에 참여할 만큼 지역에서 관심을 받고 있으며, 회원들 중에 선교사들이 세운 츄쿠로바 개신교회에 연결돼 세례를 받은 사람만 21명이 될 만큼 선교 효과도 컸다.

선교사들이 새로 가계약을 한 아다나 센터는 2011년 완공된 11층 주상복합 건물 1∼2층으로, 면적은 290평에 달한다. 파손된 한국문화센터의 3배에 달하는 크기다. 아다나 센터는 도심 교통 요지에 위치해 있으며, 가까운 거리에 학생 수 4만명의 츄쿠로바대학이 위치해 있다. 매매가는 5억여 원으로 선교사들은 총회 지원금 3억원 외에 파송교회인 개복교회와 아시아미션, 경기노회, 서울광염교회, 개인 후원 등을 통해 나머지 금액을 이미 모금해 놓은 상태다. 최종 계약을 위해서는 7월 10일까지 잔금을 입금해야 하며, 계약이 체결되면 8월경부터 리모델링을 시작할 예정이다.

GMS와 선교사들은 총회TF팀과의 약속대로, 아다나 센터가 선교사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GMS 튀르키예 선교의 공동자산임을 확인했다. 해외법인이 부동산을 소유하지 못함에 따라 김성경 선교사와 최바나바 선교를 포함해 총 3명의 GMS 선교사 공동명의로 계약을 하고, 원본 계약서는 GMS본부에 보관키로 했다. 또 소유권과 관련한 공증을 한국에서 받기로 했다.

GMS는 아다나 난민 및 다음세대 지원센터 건립에 3억원을 지원했다. 아다나센터는 지진 피해 난민들과 다음세대를 돕고 복음을 전하는 전초기지로 사용할 예정이다.
GMS는 아다나 난민 및 다음세대 지원센터 건립에 3억원을 지원했다. 아다나센터는 지진 피해 난민들과 다음세대를 돕고 복음을 전하는 전초기지로 사용할 예정이다.

김성경 선교사는 “누구 명의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사역을 계속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됐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새로운 센터를 마련하도록 도와준 총회에 감사를 표했다. 최바나바 선교사도 “이제는 임대료 걱정을 안 하게 됐다는 것만 해도 너무 행복하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편, 아다나 센터와 함께 총회TF팀이 2억원을 지원키로 한 이스탄불 센터도 건립이 준비 중이다. 이스탄불에서 사역하고 있는 이시몬 선교사는 “장소를 물색하고 있는데, 이스탄불에서는 재정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주실 것을 기대하고, 작은 공간에서라도 센터를 시작해 다음세대를 키워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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