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남노회, 비대위-천 목사 중재
성범죄 피해자에 각서·서명 요구
비대위측, “절대 불가” 합의결렬

월드행복비전교회 성범죄 사건의 가해자 천○○ 목사와 지지자들이 피해자인 여자성도에게 향후 해당 사건을 문제 삼지 않겠다는 각서를 요구해 충격을 주고 있다.

평남노회(노회장:진병헌 목사)는 지난 6월 12일 제198회 제2차 임시회를 열어 천○○ 목사의 추가 성범죄와 재정비리 혐의 재조사 청원과 비대위원장 오광석 목사의 조사 청원 등을 다루려 했다. 조사 청원 취하로 임시회가 무산된 후, 월드행복비전교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와 천 목사 측은 평남노회 조정합의위원회(위원장:하종성 목사)의 중재 아래 합의에 돌입했다.

비대위는 천 목사에 대한 처벌보다 합의를 선택한 이유를 “무엇보다 평남노회를 떠나고 싶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천 목사의 사건 처리 과정에서 평남노회와 일부 노회원의 이해할 수 없는 행태로 신뢰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비대위는 교단 내 다른 노회로 소속을 바꾸거나 그것이 안 된다면 교단 탈퇴를 목적으로 합의에 나선 것이다.

천 목사와 그를 지지하는 교회사랑모임(이하 교사모)이 합의에 나선 이유는 천 목사의 퇴직금 수령과 비대위에서 진행 중인 천 목사의 횡령 및 배임 소송 취하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첫 만남에서 합의가 결렬됐다. 지난 6월 18일 평남노회 조정합의위원회는 비대위와 천 목사 측의 합의조건을 취합해 작성한 공동합의서 초안을 제시했다. 일단 천 목사의 퇴직금 건, 교회 재산 처리 건, 민형사상 소송 취하 건은 합의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비대위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천 목사 측의 요구안이 있었다.

평남노회 조정합의위원회에 따르면 천 목사 측에서 ‘성범죄 피해 여성은 더 이상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합의각서를 비대위에서 첨부한다’를 합의조건으로 내걸었다고 한다. 나아가 천 목사 측은 합의각서에 성범죄 피해자 부부의 서명을 포함시킬 것까지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비대위는 분노를 표출했다. 비대위는 “성범죄 피해 성도에게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요구하는 것은 우리의 권한이 아닐뿐더러, 그런 요구를 한다는 자체가 비상식적인 행태”라며, “이것은 가해자인 천 목사와 그의 지지자들이 피해 여자 성도에게 2차 가해를 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천 목사의 입장을 들으려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비대위는 ‘평남노회에 분리 교회개척자금 3억을 내놓는다’라는 합의조건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해당 합의조건은 천 목사 측이 아닌, 평남노회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남노회 조정합의위원회는 교회개척자금 3억원을 요구한 것에 대해 “비대위에서 교단 탈퇴를 위한 서명을 받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 일단 교단 탈퇴를 한다는 것 자체가 큰 하자가 있어 경고하자는 것이고, 또한 교단을 떠날 의향이 있다면 개척교회를 하나 세워야 한다는 게 노회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3억원이라는 거액을 요구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비대위는 “우리의 목적은 평남노회를 떠나는 것이다. 다른 노회로 이전하거나 교단 탈퇴를 위해 합의금을 내놓으려고 했다. 합의금으로 2년 치 노회 상회비 1600만원 정도를 고려했으나, 3억원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금액이다”고 밝혔다.

결국 비대위는 만장일치로 ‘합의 불가’ 입장을 냈다. 비대위는 “화해조정이라는 단어가 무색하다. 명확한 것은 천 목사는 가해자이고 범죄자라는 것이 우리 입장이고, 형사법으로 그를 엄중하게 처벌할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현재 비대위는 천 목사를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여기에 손해배상,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공갈, 협박 등에 대한 민사소송을 진행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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