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에 관한 목회자 인식과 사용실태 조사 결과
목회자 10명 중 6명 “챗GPT 설교문, 표절 아니다”

“목회정보요? 요즘 챗GPT로 다 넘어가는 추세입니다.”

설교·목회정보를 어떻게 얻고 있느냐는 질문에 여러 목회자가 보인 반응이다. 교계는 물론, 특히 목회자들 간에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한국교회 강단에는 이미 챗GPT로 준비한 설교가 올라오고 있다. 챗GPT가 목회 현장에까지 확산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한국교회 목회자 5명 중 1명이 챗GPT를 사용 중이며 그들 중 92%가 설교 자료와 설교문 작성에 활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챗GPT를 통한 설교 준비의 윤리성은 적절(33%)과 부적절(34%) 모두 비슷한 입장을 보였고 목회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챗GPT의 설교문을 표절로 보기는 어렵다(63%)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지용근)와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원장:박용호)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챗GPT에 대한 목회자의 인식과 사용 실태 조사 결과’를 4일 발표했다. 목회자의 챗GPT에 관한 첫 설문 조사라 관심을 끌고있다. 이번 조사는 담임목사(320명)와 부목사(325명)를대상으로 3월 24일부터 이틀간 모바일로 진행됐으며 (주)지앤컴리서치가 수행했다. 

목회자들은 대부분 챗GPT를 인지하고 있었다. 목회자의 78%가 ‘알고 있다’고 답했고 챗GPT 사용 경험이 있는 목회자는 47%였다. 인지도와 경험 모두 담임목사보다는 부목사가, 연령이 낮을수록 높게 나타났다. 특히 목회자의 챗GPT 사용 경험은 일반인보다 11%가 더 높아 챗GPT에 대한 목회자들의 선호도가 사회 평균치보다 높았다. 챗GPT를 통한 결과물에 대해서도 81%에 달하는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이에 설교 준비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얻는 데 큰 도움이 됐다(60%)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절반이 다른 목회자에게 챗GPT를 추천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챗GPT를 통해 준비한 설교를 회중과 공유하고 있다고 답한 목회자는 3명 중 1명꼴로 대체로 진보 성향의 담임목회자에서 높게 나타났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챗GPT의 윤리성(표절)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문제없다’는 시각을 보였다. 설교 준비에 챗GPT를 사용하는 것의 적절성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 모두 비슷했으나 챗GPT로 작성한 설교문의 표절 여부에 대해서는 63%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반대로 일부만 사용해도 표절이라는 시각은 10명 중 3명에 그쳤다.

부정적인 인식도 드러났다. 목회자들의 절반 이상(54%)이 챗GPT로 작성된 설교문을 교인들이 수용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대 시각은 20%에 불과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명암이 엇갈렸다. 설교 준비에 챗GPT를 사용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이라는 시각이 79%에 달했지만 그로 인해 목회자들의 성경 묵상과 연구는 축소될 것이라는 시각이 과반을 넘었다. 

목회데이터연구소 관계자는 “목회자들이 챗GPT의 전면 사용이 아니라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인식을 보였지만 챗GPT로 인해 묵상과 성경 연구를 소홀히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또한 함께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챗GPT는 언어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기술에 불과하여 종교적인 경험을 가진 지도자나 선생님의 역할을 대체할 수 없다”는 챗GPT 자신이 밝힌 한계를 언급하면서 “결국 AI 기술이 발달한다 해도 목회자의 영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도구에 불과하다”는 점이 이번 조사가 주는 시사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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