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준 목사(열린교회)

깊이 있는 연구와 독자 눈높이 맞춘 저술 노력으로 행복의 이정표 제시

김남준 목사(열린교회)가 지난 2월 24일 한국기독교출판협회 제49회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시상식에서 <어린이 예배의 감격에 빠져라>는 책으로 어린이부분 우수상을 받았다. 김 목사는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냈으며, 독자층을 목회자와 장년 성도에서 청년과 다음세대까지 넓히고 있다. 다음세대 신앙교육이 위기를 맞은 상황이기에 김 목사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책을 집필하고 주목받은 것은 의미가 있다. 김남준 목사에게 목회자와 기독교인들의 영성함양에 독서가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들어봤다. <편집자 주>

김남준 목사

▲수상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기뻤습니다. 하나님께 감사드렸습니다. 이미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을 4회 수상했지만, 어린이 부문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더욱 기뻤습니다. 또한 “모든 세대에게 하나님의 진리를!”이라는 모토를 가지고 집필해왔기에 더욱 기뻤습니다. 최근 <어린이 예배의 감격에 빠져라>(생명의말씀사)의 유아 버전을 출판하도록 준비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예배의 감격에 빠져라>는 1997년에 쓰신 책입니다. <예배의 감격에 빠져라>의 내용을 소개해 주시고, 이번에 <어린이 예배의 감격에 빠져라>를 쓰신 이유를 설명해 주십시오.
=예배는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고, 그분을 경외하는 최고의 표현임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예배를 통해 거룩하신 하나님을 만남으로써 그리스도인다운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을 밝히고자 했습니다. 진리를 외치는 설교자와 가난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찾는 예배자, 그 만남을 축복하시는 성령의 역사로써 하나님을 만나는 예배가 된다는 것을 말하고자 했습니다.
어린이판을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사항에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첫째로, 긴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묘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둘째로, 성경의 진리를 표현함에 있어서 현재 어린이들의 문화에 맞춤으로 전달력을 높이고자 노력했습니다. 셋째로, 그림에 신경을 썼습니다. 좋은 일러스트레이터를 찾아서 어린이 독자들의 감성에 부합하고자 애썼습니다.

▲어린이 대상 저서뿐만 아니라 목사님께서 최근 쓰시는 책을 보면 저술의 스타일에 변화를 시도하셨습니다.
=작가들 사이에 하는 말이 있습니다. “문체는 지문이다.” 지문을 바꿀 수 없듯이 한 작가의 문체도 바꾸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저는 1995년, 이미 작고하신 하용조 목사님의 요청으로 기독교 작가로 데뷔했습니다. 그 첫 작품이 <설교자는 불꽃처럼 타올라야 한다>였습니다. 당시 저는 두 가지 무기로 글을 썼습니다. 화려하고 격정적인 만연체의 문장과 이야기 작법, 소위 스토리텔링 기법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제 글의 문체가 시대에 뒤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열정은 좋지만 문장이 너무 길고 글의 호흡도 너무 길었습니다. 오늘날 매스 미디어에 익숙한 젊은이들에게 맞는 문체를 갖고 싶었습니다. 1년 정도 최근 현대문학과 SNS 글들을 읽으면서 이전과 전혀 다른 새로운 문체를 두 가지 익혔습니다.
최근 발간된 <깊이 읽는 여덟 가지 복>(생명의말씀사)은 그 중 하나를 사용한 것인데, 담백하고 짧은 문장으로 속도감 있게 읽히는 문체입니다. 이런 문체에서는 최소의 수식어로 최대의 정서를 전달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팔복에 관한 여러 시대의 다양한 해석들을 탐구했지만, 논쟁은 최소화하고 공감은 최대화하는 방식으로 쉽게 읽히도록 썼습니다. 

▲독서하기 어려워지는 시대에 기독교인들이 독서를 잘 할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인지 알려주십시오.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현대인들이 왜 책을 안 읽는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두 가지 때문입니다. 하나는 현대 미디어 과학기술과 영상 디바이스의 폭발적인 발전을 꼽을 수 있습니다. 시청각에 호소하는 시청물이 늘어나고 인터넷에 몰입하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에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인생에 대해 근원적으로 사유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얇고 넓은 지식들이 판치고 깊이 있고 스스로 사유하게 하는 책이 안 읽히고 있습니다. 현대인의 사상적 피상성과 파편성이 여기에 기인합니다.

▲목사님은 책을 다독하시고 분야도 다양한 것으로 압니다. 신학뿐만 아니라 과학, 역사, 미술, 철학분야 독서도 관심을 가지고 계십니다. 신문이나 잡지도 여러 가지를 구독하시는 것으로 아는데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하나님 홀로 창조되지 않은 사물이시고, 그 외 모든 만물은 창조된 사물입니다. 창조되기 전, 모든 만물에 대한 관념은 하나님 안에 있지 않았겠습니까? 어거스틴(A. Augustine)이 말한 바와 같이 “모든 진리는 하나님의 것입니다.” 또한 진리는 아름답기에 모든 아름다움도 하나님의 것입니다. 그 아름다움의 진수는 성경의 구속사입니다.
비록 그것과 비교해 농도는 다르지만 모든 학문과 예술 속에도 하나님의 아름다움이 담겨져 있습니다. 모두 하나님의 창조물이거나, 그것을 본뜬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학문과 예술을 제대로 이해하면 거기서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는 것은 학문이나 예술을 올바르게 탐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성경뿐만 아니라 학문과 예술 속에서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함께 발견하게 되면, 세상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언어를 통한 소통이 가능하게 됩니다. 하나님 없는 인간의 비참함과 하나님 있는 인간의 행복을 보여주기 위해 글 쓰고 설교합니다.

▲목사님이 설교와 저술을 통해 공유하시고 깨우치시려는 가치는 무엇이고, 그것은 현대의 시대정신과 어떻게 다른지요?
=그것은 하나님을 사랑하게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아닌 것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설득해서 하나님을 사랑하게 하고, 이미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더욱 사랑하게 하는 것입니다. 저는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은 이성적으로 더욱 잘 이해하게 하기 위해, 그리고 이해한 사람은 더욱더 잘 믿게 하기 위해 설교하고 글을 씁니다.
프란시스 쉐퍼(F. Schaeffer)가 말한 바와 같이 기독교 자유주의 사상은 떡이 아니라 돌멩이입니다. 하나님을 부정하는 현대사상은 살아있는 전갈입니다. 결코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불행하게 합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정신은 세계와 인간 존재의 근거와 목적을 이해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 인간으로서 그리스도인의 임무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인공지능 기술이 그림도 그려주고 기획안도 마련해 주고 설교문이나 책도 써주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때 목회자의 설교는 어떠해야 할까요?
=목회자의 가장 큰 역할은 하나님과 모든 사물에 대한 온전한 지식을 전달함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기쁘게 하나님의 질서로 돌아오게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단지 지식으로 되지 않습니다. 하나님 사랑의 감화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은혜(gratia) 혹은 성령의 역사라고 부릅니다. 그가 전달하는 성경의 진리는 먼저 자신의 인격 속에서 사랑으로 감화되고 삶으로 살아내어진 육화(肉化)된 말씀이어야 합니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챗GPT 같은 기술은 괄목할만합니다. 여러 가지 폐단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싫거나 좋거나 함께 가야 할 현대과학 기술들입니다. 너무 두려워할 필요도 없고 또 너무 환영할 필요도 없습니다. 비록 그러한 기술이 신학 지식을 가르쳐줄 수 있다고 할지라도 삶으로 보여주어 인격적 감화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결국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사람을 통해서 이뤄집니다. 그리스도인들이 더욱더 깊은 지성과 영성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이런 시대일수록 설교자는 더욱 온몸으로 참된 신자의 삶을 살아내야 합니다. 또한 자유로운 사상가가 되어야 하고, 진실하고 피어린 외침으로 말씀을 선포할 수 있어야 합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교회들마다 예배가 위축되었다가 다시 대면예배로 전환된 상황에서 함께 복구해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예배와 교제의 회복이 가장 시급하다고 봅니다. 코로나 팬데믹 사태는 우리의 예배생활을 심각하게 방해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신앙의 약화를 가져왔습니다. 목회자는 다시 예배의 감격이 있는 교회로 돌아가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또한 팬데믹은 보이는 교회 안에서의 성도 간의 교제를 약화시켰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는 신앙에 있어서 개인주의적인 경향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을 더욱 촉진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그리스도의 교회라는 공동체 의식도 더욱 약화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성도들이 서로 만나고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교제가 회복되도록 여러 가지로 지혜를 모으고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최근에 읽으신 책 중들 중, 독자들에게 한 권의 책을 권하신다면 어떤 책을 제안하시겠습니까?
=최근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옥스퍼드 대학교수인 알리스터 맥그래스(Alister E. McGrath)박사의 <지성적 회심>(생명의말씀사 역간)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 책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진정으로 믿으면 어떻게 세계관과 인생관이 바뀌게 되는지를 탁월하게 보여줍니다. 신학적 회심이 일어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대담: 노충헌 국장
사진: 권남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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