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교육개발원 연구원들과 나눈 ‘다음세대 신앙교육’ 이야기
“주일만 교육 아니고, 교회만 책임 아냐” 가정-교회 연계 강조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됐다. 매년 돌아오는 시간이지만 올해가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3년 만에 코로나19 이전의 교육 현장을 회복하는 ‘진짜’ 새 학기이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벗고 예전과 같은 밝은 표정으로 활기차게 뛰어놀 아이들의 모습이 기대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가정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던 어린이와 학생들이 다시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로 돌아가면서 받게 될 외적 요인에 우려도 뒤따른다. 특별히 팬데믹 기간 자녀들과 소통하며 가정 내 신앙교육에 힘써온 부모들의 고민이 깊다. 총회교육개발원 노영주 원장과 각 부서(영유아유치부, 유년초등부, 청소년부) 연구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새 학기 가정과 교회가 관심 가져야 할 다음세대 신앙교육의 이야기를 나눴다.<편집자 주>

 

지난 3년의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 삶에 많은 불편과 혼란, 위기를 불러왔지만, 동시에 반성과 교훈도 가져다줬다. 무엇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모이지 못함에 따라 학교와 교회에 가지 못한 아이들의 교육을 부모가 담당하게 되면서 자녀교육의 주체는 부모라는 본질을 회복하고 가정이 자녀 신앙교육의 중심이 돼야 함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 부모들은 자녀들의 세상 교육은 학교와 학원에, 신앙교육은 교회에 위탁했다. 말이 좋아 위탁이지 사실상 방치한 부분이 크다. 그렇다고 평소 교회가 가정에서의 신앙교육을 강조한 것도 아니다.

총회교육개발원 노영주 원장은 “그동안 다음세대 신앙교육은 교회 중심에 맞춘 주일학교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며 가정의 영역을 고려하지 않은 교회 교육은 단회적이며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런 측면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며 교회와 성도들 안에 가정 내 신앙교육에 대한 당위성과 필요성이 대두된 점은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노 원장은 가정 신앙교육이 하나님께서 정하신 교육의 목표임을 강조했다.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신 6:7)라는 말씀에서 볼 수 있듯, 신앙교육에 대한 하나님의 마음은 가정을 포함해 “언제 어디서나”라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며 가정 내 자녀 신앙교육의 당위성과 중요성이 대두됐지만, 정작 크리스천 부모들 대부분은 자녀 신앙교육 방법을 알지 못해 막막해하고 있다. 총회교육개발원 노영주 원장(가운데)과 연구원들은 “다음세대 신앙교육은 가정과 교회 어느 한쪽의 부담과 책임이 아닌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며 함께 감당해야 할 사명”임을 강조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며 가정 내 자녀 신앙교육의 당위성과 중요성이 대두됐지만, 정작 크리스천 부모들 대부분은 자녀 신앙교육 방법을 알지 못해 막막해하고 있다. 총회교육개발원 노영주 원장(가운데)과 연구원들은 “다음세대 신앙교육은 가정과 교회 어느 한쪽의 부담과 책임이 아닌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며 함께 감당해야 할 사명”임을 강조했다.

다만 이 말씀에는 가정 밖 교회의 역할도 함께 드러나 있다. 가정 내 신앙교육에 대한 인식이 늘었다고 해서 기존 교회 주일학교의 역할이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부모에게 자녀 신앙교육의 1차적 책임이 있지만, 그 책임을 다하도록 돕는 사명은 교회에 있다. 실제로 팬데믹 덕에 갑자기 역할을 깨닫다 보니 준비돼있지 않던 많은 부모들은 막막함을 함께 떠안았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5월, 한국 IFCJ 가정의 힘이 전국 5세~고등학생 자녀를 둔 개신교인 1500명을 대상으로 ‘가정 신앙과 자녀 신앙 교육에 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크리스천 부모의 절반(48%)은 자녀 신앙교육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자녀 신앙교육 훈련을 받은 경우가 전체의 27%에 불과했으며, 82%의 부모가 방법을 배우기를 원했다. 교회에서는 자녀를 둔 부모 성도를 대상으로 신앙교육 방법을 안내하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연구원들은 “가정과 교회가 다음세대 신앙교육의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기 보다 각자의 위치에서 사명을 감당해 나가는 자세를 요청한다”면서도 “교회의 가정 지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함께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교회 내 모든 구성원들이 부모가 신앙교육의 주체라는 인식을 공유하는 가운데, 가정 내 신앙교육 문화를 확산해 가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이 노력에는 교회가 주일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가정으로 돌아가서도 공부할 수 있도록 교재나 관련 자료를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교사 교육과 같이 가정의 교사인 부모를 먼저 신앙적으로 바로 세우는 훈련도 포함된다. 이들은 “미래 세대들이 숨 쉬고 활동하는 전 공간을 교육의 영역으로 여기며 그 교육환경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육 터전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지만 이보다 앞서 부모들에게 가장 요구되는 것은 자녀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분주한 삶에 식구들이 식탁에 마주 앉아 함께 밥 한 끼 먹는 것조차 어려운 이 시대에 자녀와의 시간을 과감히 할애하는 부모의 자세는 가정 내 신앙교육의 기초이자 출발점이다. 물론 부모가 신앙을 갖지 않은 가정에서 오는 학생들의 경우 교회는 가정의 몫까지 대신해 교역자와 교사가 부모의 역할까지도 감당해야 한다. 선생님들이 신앙의 좋은 본보기가 돼 주일에는 좀 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고, 주중에도 사랑의 마음으로 꾸준한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총회적으로도 다음세대 교육에 있어서 교회와 가정, 그리고 학교를 포괄하는 선순환적 교회교육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 총회교육개발원이 개발한 주일학교 교재 <하나바이블> 역시 그 일환으로 교회와 가정, 매일의 생활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배울 수 있도록 기획했다. 교재 안에 교회와 가정에서 각각 진행하는 콘텐츠를 50:50으로 구성한 것도 이 때문이다. 주일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가정에서 복습하며 삶 속에서 실천하는 방식이다. 또한 부서별 앱에서는 가정 연계 영상을 제공해 각 가정에서의 신앙교육이 가능하도록 돕고, 부모와 자녀가 함께 예배할 수 있도록 가정예배 영상도 홈페이지에 공유한다.

연구원들은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가정과 교회, 그리고 총회가 함께 다음세대를 양육하고 교육해야 한다”며 “급격하게 변화하는 교육환경 속에서 미래세대와 그들을 양육하는 가정과 교회의 학부모 지도자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세대 신앙교육을 위해 가정에 필요한 부분을 교회가 돕고, 교회가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을 총회가 지원하는 공동의 노력으로 새 학기를 잘 이겨나갔으면 좋겠다는 다짐이었다.

연구원들이 제안하는 새 학기 가정신앙교육

영유아유치부 연구원 한유완 전도사

한유완 전도사
한유완 전도사

처음으로 어린이집에 가거나 유치원에 새로운 반, 새로운 친구들, 선생님을 만나게 된 유아들은 모든 환경이 낯설고 두렵기까지 합니다. 이런 아이를 지켜보는 부모가 더욱 걱정되고 두렵기도 하지요. 새 학기 새로운 마음으로 결단을 담아 가족들과 실천 사항을 나누고 지키기로 약속해 보세요. 

1. 주일예배로~ 일주일의 신앙교육을 출발해요!

주일예배는 신앙교육의 핵심입니다. 주일예배를 드리는 것이 신앙교육의 첫 가장 중요한 기본임을 잊지 마세요!

2. 일주일에 한 번~ <하나바이블> 가정용 교재로 가정예배를 드려요!

함께 가정에서 예배드리며 모든 어려움, 걱정, 근심을 주님께 맡기며 기도해 보세요.

3. 아침 등원 시간에~ 밤에 잘 때 꼭 안아주며 “하나님이 너와 함께하신단다” 축복해주세요!

매일 아침에 등원하는 아이들 손을 잡거나 머리에 손을 올려 축복해주세요. “하나님이 함께해 주실 거야! 파이팅!” 이렇게 하나님의 마음으로 축복하는 자녀는 어디서나 자신감 있고 행복하게 생활할 것입니다.

 

유년초등부 연구원 성초희 전도사

성초희 전도사
성초희 전도사

새 학기가 된다는 것은 학생들에게 설렘과 긴장을 동시에 느끼게 하죠. 그렇기 때문에 새 학기의 시작인 3월은 새로운 신앙 활동을 시작하기 좋고, 하나님께 의지하는 법을 배우기 좋은 시기예요. 특히 유초등부는 발달단계 상 습관을 형성하기에 아주 좋은 시기랍니다. 경건한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가정에서 함께 노력해주세요.

1. 미션북을 활용해 자녀들의 주도적 신앙을 키워요!

미션북을 하기 위한 시간과 장소를 먼저 정해보세요. 이때 일방적인 부모의 통보가 아니라, 미션북을 언제 할지를 자녀와 함께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녀가 스스로 자기 주도적으로 미션북을 시작했고 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해요.

2. <하나바이블> 앱으로 신앙을 점검하고 격려해주세요!

가정 신앙교육에 부담 갖지 마세요. 신앙의 부모들을 돕기 위해 앱의 사용을 권합니다. 주일에 교회에서 돌아온 후에 가족과 함께 신앙점검의 말씀을 함께 읽고 질문을 서로 나눠요. 기도 제목과 감사 제목을 적고 한 달 혹은 분기별로 그 제목들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확인하며 자녀들을 격려해주세요.

3. 음악으로 쉽게 접근해 말씀을 암송하고 신앙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가정 내에서 예배나 성경공부 같은 방식의 시도가 어렵다면, 음악으로 쉽게 먼저 접근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총회교육개발원이 제공하는 암송 챈트와 단원송을 틀어놓고 가족이 함께 따라 부르면서 말씀을 암송하고 신앙 이야기를 나눠 보세요.

4. 릴레이 성경 쓰기에 도전해보세요!

시간과 장소를 공유하기 어렵다면, 가족톡방에서 돌아가면서 성경을 필사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같은 본문을 정하고 시간을 정해서 아빠가 1절, 엄마가 2절, 형이 3절, 동생이 4절 이런 식으로 돌아가면서 적어보세요. 처음에는 성경 쓰기부터 시작하고, 시간이 흐르면 감사 제목과 기도 제목도 돌아가면서 적으면 더욱 좋아요.

 

청소년부 연구원 황성국 목사

황성국 목사
황성국 목사

새학기가 시작되면 청소년들은 교회와 가정보다 학교와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세상에서 다른 가치와의 충돌로 혼란을 갖고, 상처를 입기도 하죠.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몸도 마음도 지친 자녀들이 스스로 예배로 나아가도록 독려해주세요. 심리적 혼란을 겪는 청소년기 자녀에게 아낌없는 격려와 지지로 그들이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게 해주세요.

1. 예배 나눔의 시간을 가져보세요!

청소년은 방과 후 학원, 공부방, 자율학습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합니다. 몸도 마음도 지친 청소년은 주일 예배를 참석하는 것조차 힘겨워하기도 합니다. 특히 시험 기간은 많은 청소년에게 시험거리가 됩니다. 이때, 가정은 청소년의 예배를 도와주어야 합니다. 예배 참석 여부를 점검하는 관점이 아닌 스스로 예배로 나아가도록 독려해야 합니다. 이후 예배를 어떤 마음으로 드렸는지, 설교 중 인상깊었던 내용은 무엇인지 등 나눔의 시간을 가지세요. 그 시간을 통해 청소년은 하나님 앞에 바른 예배자가 될 것입니다.

2. 부모님의 삶을 들려주세요!

청소년은 나름대로 교회에서 배운 말씀을 기억하여 실천하려고 하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습니다. 이런 청소년에게 부모님의 삶을 들려주세요. 부모님 역시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사는 것이 어렵고, 노력하지만 때로는 넘어지기도 한다는 것을 전달해주세요. 그렇게 삶과 기도제목을 나눌 때 청소년은 보호의 대상을 넘어 믿음의 동역자로 성장할 것입니다.

3. 이해하려는 자세를 보여주세요!

청소년기는 가정의 지지가 중요합니다. 감정의 기복이 불안정한 심리로 이어지고, 이 때 누군가의 지지는 심리적 안녕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정은 청소년의 생각과 행동을 훈계하는 것보다 경청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세대의 차이 등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지라도 이해하려는 자세를 보여주세요. 가정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청소년은 친구와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는 자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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