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개혁교회 종교개혁 500주년] ③ 츠빙글리의 국가관(인터뷰-안인섭 교수)
[기획/ 개혁교회 종교개혁 500주년] ③ 츠빙글리의 국가관(인터뷰-안인섭 교수)
  • 노충헌 기자
  • 승인 2019.07.16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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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있는 시민으로 기독인 공적 삶 강조했다”

스위스 연방 위기 근본은 이기심 … 하나님 은혜 중심의 화해와 변화 강력히 촉구
사회적 변혁 맞물림 개혁운동 강조 … “노동 존귀하게 여기며 정직하게 경작하라”

츠빙글리는 기독교인의 신앙은 사회의 변혁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고 믿고 실천했던 인물이었다. 츠빙글리의 국가관에 대해 안인섭 교수(총신대신대원)에게 물었다. <편집자 주>

 

안인섭 교수가 츠빙글리의 국가관을 설명하면서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한반도의 평화통일, 국가안보, 그리고 남한 사회의 양극화 극복 등에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안인섭 교수가 츠빙글리의 국가관을 설명하면서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한반도의 평화통일, 국가안보, 그리고 남한 사회의 양극화 극복 등에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츠빙글리는 스위스연방의 상황과 문제점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나.

=츠빙글리는 개혁신학의 선구자로서 스위스 연방 토대 위에서 교회와 시민사회 두 영역을 그리스도의 왕국을 매개로 통합하고자 했다. 츠빙글리는 특히 공공의 삶의 영역에서 기독교인의 책임을 강조했는데 이 점은 현대 기독교인들에게도 동일한 무게로 교훈을 주고 있다. 츠빙글리 당시 스위스 연방의 교회는 미신숭배와 도덕적 타락이 극에 달하고 있었다. 그러나 1524년부터 1526년 사이에 스위스 종교개혁이 놀라운 속도로 확산되었다. 그러자 이 지역의 가톨릭이 루체른에서 동맹(1524년 4월)을 결성해서 옛 신앙을 버리면 제재를 가하도록 했다.

이런 역동적 상황 속에서 츠빙글리는 스위스 연방의 위기는 근본적으로 이기심에 있다고 보았다. 스위스와 같은 작은 국가조직이 서로 물고 싸우면 멸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로 화해하고 평화를 유지하면 스위스 연방은 발전할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스위스 연방은 서로 이기심을 버리고 화해를 추구하되, 분열을 도모하는 외국 세력의 계략에 휩싸이지 말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므로 츠빙글리는 스위스 연방의 시민들이 회개함으로 자기중심성에서 하나님의 은혜 중심성으로 회복하라고 요청했다. 

▲<스위스 연방에 대한 간곡한 경고>는 언제 어떤 이유로 쓰게 되었으며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

=츠빙글리가 1519년부터 종교개혁을 추진하던 중, 1524년 4월 스위스 연방의 가톨릭 지역이 연대해서 종교개혁 정신에 도전하고 스위스 사회의 안위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이때 츠빙글리는 본 서를 출판했다. 위기에 직면한 스위스 연방이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이기적인 삶을 변화시킬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그때는 츠빙글리가 개혁주의 최초의 조직신학적 저서인 <참된 종교와 거짓된 종교에 관한 주석>을 출판(1525)하기 1년 전이므로, 본 서는 츠빙글리 사상의 기초와 초심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내용은 이렇다. 츠빙글리는 하나님이 주신 자유를 이기적으로 사용하지 말고 신앙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서 사용할 것을 촉구했다. 스위스가 진정으로 회개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구한다면 스위스 연방은 평화로운 삶을 살수 있다는 것이다. 츠빙글리는 이런 신앙적 토대 위에서 스위스 사회는 노동을 존귀하게 여겨야 하며 뇌물을 금하고 토지를 정직하게 경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용병제도를 폐지하여 사회가 분열되어 해체되지 않도록 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츠빙글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경청할 때 하나님은 스위스 연방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해 주시고 미래를 열어 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츠빙글리가 스위스 연방과 사회의 현실적인 문제 상황을 향해서 말씀의 신학으로 예리하게 방향을 제시했던 바는 오늘날 한국의 교회와 사회를 향해서도 큰 교훈을 주고 있다.

▲츠빙글리는 당시 유행했던 용병제도를 강하게 비판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시 용병제도의 문제점은.

=츠빙글리는 처음에는 애국주의 정신에 기초해서 스위스의 용병제도를 반대했는데, 점차 복음의 정신에 비추어 용병제도의 악함을 반대하게 되었다. 츠빙글리는 용병들의 핏값으로 먹고 살던 당시 스위스 연방의 산업구조와 스위스인들 의식의 죄성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츠빙글리에 의하면 노동은 신성한 것이다. 그러나 그 노동은 정당한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스위스 연방 젊은이들을 용병으로 전쟁터에 보내서 그들의 노동의 핏값으로 국가가 황금을 얻는다면 그것은 건전한 노동이 될 수 없다. 이런 방식으로 타락한 외국 자본이 스위스 국내에 유입되기 시작하자, 스위스 교회의 교인들은 방탕한 생활로 타락하게 되었다.

▲츠빙글리가 생각했던 이상적인 국가관은.

=츠빙글리는 교회와 국가 모두 하나님의 절대적인 지배하에 있는 하나의 동일한 공동체로 보았다. 그는 사회에서 ‘인간의 정의’가 ‘하나님의 정의’에 수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국가가 요청된다고 보았다. 이것은 세속 권력 또한 교회와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말씀을 그 척도로 하면서 교회는 내적인 정의를 관할하고 국가는 외적인 정의를 담당한다는 것이다. 츠빙글리는 교회와 국가가 각자의 역할이 있어서 서로 구별된다고 보았다. 국가의 위정자는 삶 속에서 하나님을 믿고 신앙을 실천하면서 사소한 신학적 논쟁에 휘말려 스위스 연방이 분열되거나 해체되게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신학적인 논의는 목회자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츠빙글리는 교회가 사회개혁에 어떤 책임의식을 가져야 하며 개혁에 어떻게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했나.

=취리히의 경우 츠빙글리가 설교와 논문을 통해서 개혁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하더라도 개혁의 실제적인 진행은 개혁을 주도하는 시의회에 달려 있었다. 츠빙글리는 종교개혁 신학이 단지 한 개인에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살아가고 있는 사회에 영향을 끼쳐야 한다고 보았다. 츠빙글리는 루터와 같이 개인의 칭의를 강조하면서도, 신자들 안에 계시는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삶에도 신학적 무게를 두었다. 츠빙글리는 하나님에 의해서 의롭게 된 인간은 동시에 취리히 시에서도 정의를 세우는 시민이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츠빙글리의 개혁운동은 사회적인 변혁과 필연적으로 맞물리게 되었다. 이런 맥락에서 츠빙글리는 개혁주의 신학과 스위스 도시국가가 연대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츠빙글리는 가톨릭을 고수하는 주(州)들과 전투에 직접 참전하기도 했다. 이는 국가적 사안에 대해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태도라고 보이는데 이런 태도를 어떻게 오늘날 해석해야 할까.

=츠빙글리 당시 스위스 연방은 모자이크와 같았다. 여러 칸톤들이 연합해서 신성로마제국으로부터 독립하고자 했다. 그러나 구교 칸톤들이 신성로마제국과 연대하면서 취리히를 갑자기 침공했다. 츠빙글리는 취리히를 방어하는 전투에서 전사했다. 물론 종교 문제 때문에 전쟁도 불사하던 16세기는 오늘날과는 다르다. 그러나 신실한 기독교인은 동시에 책임 있는 시민이어야 한다는 정체성은 여전히 동일하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한반도의 평화통일, 국가 안보, 그리고 남한 사회의 양극화 극복 등과 같은 국가적 사안들을 신앙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사회적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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