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웨슬리의 일기(존 웨슬리,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자신의 삶의 기록인 일기나 일지(Journal)를 남겨 다음 세대에 영향을 끼치는 이들도 있다. 일지란 보통 일기보다 문학적인 가치가 있는 글이다. 이러한 사적 기록물은 영혼의 순례기이며, 진솔한 고백록인 경우가 많다. 그 안에서 저자들은 소망과 고뇌, 꿈과 좌절, 그리고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의 갈등을 보여주고 독자의 가슴에 시공을 초월한 뜻밖의 울림을 주기도 한다.

<존 웨슬리의 일기>는 ‘일지’에 속하는 글이다. 존 웨슬리(1703∼1791)는 감리교회의 창시자이며, 복음 전도 활동을 통하여 18세기 영국을 피의 혁명으로부터 구원해낸 인물이다. 그는 젊은 시절 제레미 테일러, 토마스 아 켐피스, 윌리엄 로의 저서들로부터 큰 영향을 받아 일기를 기록하게 되었다. 그 일기는 무려 26권으로 제본됐고, 후에 약 500면씩 4권으로 된 축소본이 나왔다. 그것을 다시 4분의 1로 줄인 것이 이 책이다.

웨슬리의 일기에 따르면 그의 어머니 수산나는 19명 아이들 중에서 10명이 살아남자, 자녀교육에 전적으로 헌신했다. 각 아이와 따로 시간을 정해 만났는데, 목요일 저녁이 존 웨슬리와 만나는 시간이었다. 아이들은 만 6세부터 성경과 기독교 교리를 공부했고, 그녀는 아이들을 위해 직접 교과서들을 만들었다.

웨슬리는 어머니의 양육 원칙을 소개했는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잘못을 추궁 받는 어떤 아이도 만일 그가 그것을 고백하면서 고치기로 약속하면 매를 절대 맞지 않았다. 순종하려 했거나 기쁘게 해줄 의도로 한 것이었으나 잘 되지 못했을 때는 친절하게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는지 인내하며 보여 주었다. 여자 아이에게는 그 아이가 글을 잘 읽을 수 있을 때까지는 일하는 것을 가르치지 않았다” 등이다.

1738년 5월 24일 밤, 웨슬리는 알더스게이트거리의 한 집회에 참석했다. 누군가가 루터의 <로마서> 서문을 읽고 있었다. “그런데 9시 15분 전이 되어서 나는 내 마음이 이상하게 뜨거워지는 것을 경험하였다. 나는 구원을 위해서 그리스도 한 분만을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나는 그 분이 이 죄, 아니 나 자신까지도 다 제거해 주시고 죄와 사망의 법에서 구해주셨다는 그런 확신이 가득함을 느꼈다.”

그 후 “전 세계가 나의 교구다”라면서 그는 매년 평균 약 1만3000㎞ 이상의 거리를 말을 타고 다니며 1000번 이상 설교를 했다. 대학시절 때부터 웨슬리는 ‘아침형 인간’의 습관을 길렀는데 80세의 고령에도 오전 4시에 일어났다.

웨슬리에게는 강인한 체력과 열정적인 신앙, 그리고 매력적인 인격이 있었다. 우리는 위대했던 하나님의 사람이 쓴 일기를 통해, 자신이 겪은 인간적인 고뇌와 갈등에도 불구하고 그가 얼마나 큰 업적을 남겨 놓았는지 생생하게 알 수 있다. 또한 그의 일기는 탁월한 영적 거인을 우리의 멘토로 제시해주고 사람이 하나님에게 사로잡혀 그의 생애를 온전히 바칠 때 얼마나 훌륭한 영적 지도자가 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제 2018년 새해가 우리 앞에 펼쳐졌다. 하루하루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기회의 시간들이다. 시간 시간이 은혜의 선물 아니겠는가.

신앙 선배들이 남겨준 영성 일기들은 시공을 뛰어넘어 다음세대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 유익은 다 헤아릴 수 없다. 새해에는 우리도 신앙일기, 영성일기 쓰기에 도전해 보자. 하루를 돌아보고 내일을 설계하면서 주님과 동행하는 삶, 이를 통해 임마누엘의 하나님을 경험하자.

 

■더 읽어볼 책

로제타 홀 일기 세트(로제타 홀, 홍성사)

조지 휫필드의 일기(조지 휫필드, 지평서원)

타르코프스키의 순교일기(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두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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