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택 목사(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 예지맘의 괜찮아(오민주 지음, 젤리판다)

“우리는 칼날 같은 고통이 닥쳐올 때 영혼의 잠에서 깨어납니다.”-조니 에릭슨
1967년 여름, 당시 17세의 꿈 많은 소녀였던 조니 에릭슨은 다이빙 사고로 목을 제외한 전신이 마비되었다. 이 한 순간의 사고로 조니는 사지 마비의 장애자로 휠체어에 몸을 맡기고 살아가야 했다.

조니는 입으로 그림을 그리는 훌륭한 화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고, 또한 그녀의 첫 번째 책 <조니>(Joni)는 영화화되어 수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다. 필자는 조니의 세 번째 책 <불구를 딛고 선 조니>를 번역한 적이 있다. 조니는 현재 ‘조니와 친구들’(Joni and Friends)이라는 이름의 사역단체를 통해서 전 세계의 장애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조니는 고난을 통해 하나님을 깊이 알게 되었고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되었다.

<예지맘의 괜찮아>는 발달장애가 있는 딸 예지(9세)를 키우는 오민주 씨의 기록이다. 필자는 지난 해(2016년) 여름, 딸이 연출한 뮤지컬 <This is our story>를 관람한 적이 있다. 그 뮤지컬은 나사렛대 재활자립과의 발달장애 대학생들이 다수 참여해 무대에 올린 작품이었다. 그 공연장에서 필자는 우연히 저자 오민주 씨와 같은 줄에 앉아 뮤지컬을 관람했다. 오 씨는 공연을 보며 시종 펑펑 울었다. 나중에서야 나는 딸을 통해 그분이 ‘예지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1년의 세월이 지난 후 예지맘은 이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딸이 연출한 뮤지컬을 관람한 후, 나는 발달장애에 관한 책들을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많은 전문가와 교수들이 집필하거나 번역한 다양한 책들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경계성자폐장애인’이라는 전문용어도 접했다. 평상시에 잘 알지 못했던 세계를 들여다보면서 잠시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예지맘의 괜찮아>는 나의 이런 소소한 경험을 다시 떠올리게 해준 책이다. 이 책에서 오민주 씨는 예지의 출산에서부터 시작하여, 딸의 진단결과를 수용한 후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는지를 담담하게 기술하고 있다. 번민의 날도 있었고 자책의 시간도 없지 않았으나 저자는 천성인 긍정 마인드와 적극적 태도로 이 긴 터널을 통과했다. 저자에게는 분명 힘든 시간들이 있었고 인간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상황들도 있었다. 하지만 신앙심과 예지에 대한 기대 그리고 소망을 잃지 않고, 짧지 않은 시간들을 헤쳐 나갔다.

‘맘스 라디오’에서 매주 수요일 ‘예지맘의 괜찮아’ 코너를 진행하기도 했던 저자 오민주 집사는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를 조심스럽게 전한다. “모든 아이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당신의 아이도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보화 같은 왕자와 공주입니다.” 저자는 우리 모두를 향해 이렇게 말하고 싶을 것이다.

저자는 부모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함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부모는 믿음으로 시작하고 사랑으로 꽃피우는 역할을 인내로 감당해야 한다고 격려한다. 그 과정은 쉽지 않겠지만 눈물로 뿌린 씨는 결코 헛되지 않으리라!

저자는 76회를 마지막으로 <예지맘의 괜찮아> 시즌1을 마감하고 시즌2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이 시각장애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음악극을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북뮤직 컨텐츠’를 제작하는 일이다.

이 책이 발달장애가 있는 자녀를 키우는 부모와 그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로 전달되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예지맘의 괜찮아>의 저자 인세는 발달장애인 고아들을 위한 기금으로 쓰인다.

 

■더 읽을 책

발달장애 이해(김삼섭 나경은 김기룡 공저, 학지사)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만화시리즈(토베 케이코 글 그림, 자음과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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