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적 평화통일 새 비전 제시해야 한다”

사회와 교회 ‘개인화’ 심화되면 공멸의 길 걸어 … 큰 공동체 의식 시급
세속화 부르는 기복신학 벗어버리고 재림신학 되찾는 원년 만들어야

 

▲ “재림신학이 사라지면 교회는 세속화가 된다. 한국교회는 이를 명심해야 한다.” 한국복음주의신학회 회장 권혁승 교수(서울신대)는 한국교회가 위기 뒷면에는 세속화와 재림신학의 부재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복음주의신학회는 올해 4월 정기 학술제를 열고 ‘통일’에 집중할 예정이다. 권 교수는 “통일은 민족적 과제이자 한국교회가 풀어가야 할 숙제”라면서 “예레미야의 70년 예언이 우리 민족 역사에 적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6년 새로운 해가 밝았다. 지난 한 해 신학·학술계는 시대적 요구에 대한 성경적 해법 찾기에 고심했다. 분단 70주년이라는 민족사적 이슈에서부터 동성애와 국정교과서 등 교회가 제시해야 할 고민들을 함께 논의했다. 그렇다면, 2016년은? 올해에도 대형 이슈가 기다리고 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1년 앞둔 시점이기에 장로교 계통과 개혁주의를 표방한 신학계는 다양한 학술제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최근 신학회의 공통적인 관심사인 사회적·교회적 이슈에 대한 응답을 내놓을 예정이다. 물론 각 학회마다 고유 사업도 진행한다. 2016년 새해를 맞아 주요 신학회 대표들에게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과 사역 계획을 물었다. 첫 번째로 한국복음주의신학회 회장 권혁승 교수(서울신대·사진)를 만났다.
 
▲2015년 한국복음주의신학회를 평가해 달라.
=한국사회와 교회적 문제점 중에 하나가 ‘개인화’이다. 개인주의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개교회주의에 빠진 교회도 마찬가지다.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지체 의식이 없기 때문에 결국 공멸의 길을 걷고 있다. 따라서 지난해 한국복음주의신학회는 ‘사회정의’에 관심을 가졌다. 지난 10월 국제학술대회에서 ‘복음주의와 사회정의’라는 주제를 가지고 성경이 말하는 사회정의는 무엇인지 신학적으로 논의했다. 개인화를 뛰어넘는 큰 공동체 의식이 시급한 시점이다.
 
▲신학회가 생각하는 교회의 본질은 무엇인가?
=다들 한국사회와 교회가 위기라고 한다. 그러나 위기가 클수록 교회는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 기본은 곧 예수 그리스도와 성경이다. 그것이 교회를 섬기는 한국복음주의신학회의 정체성이자 우리 학회가 존재하는 당위성이다. 한국복음주의신학회는 교회의 본질인 복음의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따라서 바른 신학을 정립시켜 나간다면, 오늘의 위기는 새로운 변화와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위기의 시대에 참된 목소리가 필요해 보인다.
=선지자들은 이스라엘 역사 가운데 가장 어두운 위기의 시기에 부르심을 받았다. 지금 한국교회에 선지자 역할을 감당할 신학자들이 더 없이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다. 교회는 신앙의 기본과 본질인 복음에 확신을 갖고 오늘의 시대에 바르게 적용하도록 돕는, 그래서 한국교회를 살리기 위해 애쓰는 신학자들의 노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교회가 위기를 극복할 방법은 무엇인가?
=한국교회 약화의 이면에는 신학회도 일정 책임이 있다. 즉 교회의 위기는 외부 환경에만 기인하지 않는다. 문제의 본질은 우리 자신 곧 내부에 있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뜻이다. 한국교회는 성경으로 돌아가 계시 중심적 신앙을 회복해야만 오늘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그것이 한국복음주의신학회가 더욱 크게 시대적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끼는 이유다.

▲위기 극복의 구체적인 대안은 무엇인가?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면 해답이 보인다. 우선 교회의 세속화다. 현재의 위기는 한국교회가 세속화되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 성장이라는 화려함 뒤에는 기복신학이 숨어 있었다. 일제 침탈기와 6·25전쟁 등은 기복신학이 자리를 잡기에 가장 접합했다. 그래서 1970년대까지 교회들마다 기복신앙으로 교회를 키웠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부강해지면서 오히려 기복신앙은 더 날개를 달았다. 즉 1980년대 이후에도 기복신앙이 기승을 부렸고, 이는 결국 교회의 세속화를 가져오는 요인이 됐다. 그리고 세속화는 한국교회가 빠르게 침체하는 원인이 됐다. 교회를 빠르게 성장시켰던 기복신학이 오히려 세속화를 부르고, 위기의 족쇄가 된 것이다. 이제 한국교회와 신학회는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맘모니즘과 기복신학을 벗어버리고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 일부에서는 안티 기독교가 문제라고 하지만 안티는 오히려 교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처방전과 같다. 초대 교회를 보라. 극렬한 안티 때문에 초대 교회가 건강하지 않았는가.
 
▲재림신학이 실종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그렇다. 한국교회를 건강하게 만들었던 원동력 중 하나가 종말론적 신학사상과 믿음이었다. 그러나 1992년 다미선교회 시한부종말론 사건으로 한국교회는 재림신학을 포기해 버린 것 같다. 재림신학이 사라지면 교회는 세속화가 된다. 한국교회는 이를 명심해야 한다.
 
▲끝으로 2016년 한국복음주의신학회의 주요 이슈는 무엇인가?
=앞서 지적한 것처럼 개인화를 뛰어 넘어 민족 공동체의 과제에 집중할 예정이다. 올해 4월에 ‘통일’을 가지고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특히 최근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과 대북확성기 재가동으로 남북 관계가 급락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한국복음주의신학회는 분열된 우리사회를 복음으로 하나를 이룰 뿐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통일 문제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민족적 비전을 제시하기를 기대한다. 특히 희년을 뜻하는 70년은 성경적으로도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우리는 민족분단 70주년을 맞이했다. 예레미야의 70년 예언이 우리 민족 역사에 적용될 수만 있다면, 2016년은 더 없이 중요한 하나님의 카이로스(기회)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이벤트성 통일운동이 아닌 성경적 평화통일의 큰 흐름이 일어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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