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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한국교회 미래를 말한다(2)] 선교분야 - 성남용 목사

‘선교 패러다임’ 반전의 계기 필요하다

지금은 선교 위기 아닌 선교를 이해하는 서구중심적 시각의 위기
각개전투식 물량주의 선교는 한계, 현장 역할 강화하는 전략 중요
선교본부는 통치자 아닌 지휘자, 다음세대 인도하는 ‘세르파’ 돼야


한국교회 위기를 진단하는 목소리들 가운데 선교 열정이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획일적인 선교전략 문제부터 물량주의 선교에 대한 반성, 선교 지원자 감소 등이 맞물려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별히 가장 많은 선교사를 파송한 예장합동은 선교 열정 회복과 선교 확장에 남다른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한국교회 미래를 말한다’ 두 번째 주제를 ‘선교’로 잡은 것도 그 때문이다. 대담자로는 선교학자이자 전략가인 성남용 목사(삼광교회)가 나섰다. 성 목사는 나이지리아 선교사 출신으로 총신목회신학전문대학원에서 선교학을 강의했으며, 현재 계간지 <한국선교 KMQ> 편집인이다.<편집자 주>

 

 진행=강석근 편집국장 / 정리=김병국 기자

강석근 편집국장(이하 강 국장) : 한국교회의 쇠퇴는 한국선교계에도 큰 과제를 던지고 있습니다. 한국선교계가 한국교회 쇠퇴 위기에 함몰되지 않고, 새로운 반전의 계기가 되자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성남용 목사(이하 성 목사) : 정확히는 선교의 위기가 아니라 선교를 이해하는 패러다임의 위기입니다. 이제까지 한국 사회는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을 제대로 경험한 적이 없습니다. 서양과 같은 중세를 가져보지 않았기 때문에 하나님 중심적인 세계관도 없습니다.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도 다 배워서 안 것들입니다. 우리는 기독교왕국에서 살아본 적도 없습니다. 그런데 신학적 개념은 기독교왕국적 개념을 그대로 가지고 왔습니다. 선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서구 선교사들이 하던 방식을 그대로 가서 실행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처음 선교훈련을 받을 때 포크와 나이프 사용법도 배웠습니다. 선교에 있어서 우리가 얼마나 서구중심적인 사고를 가졌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런 서구의 방식이 선교지에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많은 교회와 선교사들이 더 이상 이렇게 선교해서는 안 되겠다는 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위기의식을 갖고 있을 때 바로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됩니다. 지금은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오는 인큐베이팅 기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한국선교계가 이미 패러다임의 위기를 느끼고 여러 시도들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교회가 아직도 저력이 있고 희망이 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큰 국가입니다. 서구인들도 우리에게 그것을 기대하고 배우고 싶어 하고 있습니다. 복음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유일한 길이고 진리요 생명입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입니다. 교회와 선교를 향한 요구가 무엇인지 빨리 파악해서 그에 대한 답을 찾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그에 대한 답을 찾는다면 지금의 위기는 새롭게 도약하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강 국장 : 선교지망생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큽니다. 감소 이유는 무엇이고 어떤 대책이 있다고 보십니까.
성 목사 : 감소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교세의 약화, 후원의 감소, 선교사의 역할 변화, 선교지의 변화, 선교전략의 부재 등으로 종합적으로 봐야 합니다. 억지로 선교사 감소를 막으려 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은 자연스럽게 선교의 구조조정이 이뤄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열두 명의 제자들로 세상을 변화시키셨습니다. 우리에게는 그보다 훨씬 많은 선교사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선교도 하나님이 일하신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다만 우리가 할 일은 그것을 핑계로 방기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선교적 역량이 충분한지 살펴야 합니다. 충분히 영적인지, 충분한 실력을 갖추었는지, 충분히 선교적 필요를 도전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갖추는 일에 협력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강 국장 : 한국교회의 물량주의 선교에 대한 지적도 여전합니다. 선교전략 부재가 주요한 원인일 것 같습니다.
성 목사 : 물량주의는 우리의 온정주의적 태도가 첫 번째 원인입니다. 착한 마음이 만든 부정적인 모습입니다. 여기에 더해 물량주의 선교가 지속되는 원인이 몇 가지 있습니다. 선교사들이 현지 언어에 익숙하지 못하고, 현지 문화에 적응하지 못합니다. 특히 단일문화권에 사는 우리는 타문화를 이해하는데 서툽니다. 또 연합사역을 하지 않고 각개전투식 사역을 하므로 과시적 선교의 유혹에 빠지기 쉽고, 지나친 열심으로 문어발식 물량주의 선교를 하게 됩니다. 전략 부족도 큰 원인입니다. 전략 없는 선교가 가능한 것은 연합을 매개할 수 있는 강력한 선교본부가 없기 때문입니다. 파송교회에서 후원만 잘해주면 선교사들은 선교본부의 명령을 듣지 않아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거기에 대해 어떤 제제도 없습니다. 파송교회들도 선교본부가 전략을 세우도록 도와주지 않습니다. 이렇다보니 선교사들은 선교본부보다 후원자들을 바라보며 사역을 합니다. 아무리 좋은 전략이 있어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강 국장 : 선교전략이 세워지는데 선교본부, 파송교회, 선교사 모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말로 이해됩니다.
성 목사 : SIM선교회 같은 경우 파송교회들은 자기의 권리를 다 포기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선교지 사정이 너무 절박하기 때문입니다. 자국에서 전략을 논의해도 선교 현장에서 기능하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 현장 중심적인 선교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공동운명체이기 때문입니다. 교회와 선교는 같은 배를 타고 있습니다. 선교가 잘되야 한국교회가 잘되고, 한국교회가 잘되야 선교가 잘됩니다. 선교사를 파송하시는 목사님들은 당신들만 선교를 안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개혁주의의 핵심은 ‘하나님이 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분들은 선교사들이 잘 못하니까 당신들이 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개혁주의를 부인하는 것입니다. 개혁주의는 하나님이 하시는 것입니다. 누구를 세워 놔도 하나님이 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선교사들을 믿고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그리고 선교본부가 조금 부족하다고 해도, 지 교회는 선교본부를 믿어주고 선교본부가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합니다.
 
강 국장 : 선교전략 차원에서 내부자운동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전략에 있어 이해와 동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성 목사 : 내부자운동은 복음에 우호적인 태도를 가진 지역에서 하는 선교가 아닙니다. 복음이 제한된 지역에서 시행하는 특수사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가정보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인 공무 집행을 하는 사람들과 일의 내용과 방향이 다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비밀스럽게 사역할 수 있고, 정상적인 법 체계를 넘는 일에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목적은 분명하지만 하는 일 자체가 특별하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내부자운동은 그런 특수지역을 위한 사역입니다. 얼마 전에 사우디에서는 어린 소녀가 기독교 신앙을 고백했다고 입술과 눈이 꿰매졌습니다. 예수를 믿으면 집안에서 추방되는 것은 물론 명예살인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런 특수지역으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의 특수성을 이해해야 합니다. 내부자운동을 정통적인 선교 형태와 다르다고 이단적이라 하고, 막으라 한다면 그것은 그 지역을 포기하라는 말입니다. 물론 그런 특수한 사역을 일반화시키려는 오류도 피해야 합니다. 정상적인 환경에서는 성경적인 선교가 가장 건강한 선교입니다.

▲ 성남용 목사는 전 세계 한국인 선교사들이 가는 곳마다 선교센터가 없는 곳이 없고, 같은 교단 사람끼리도 신학교를 따로 세운다며 ‘개인주의’를 한국 선교계의 중요한 해결과제 중 하나로 제시했다. 성 목사는 계속해서 이렇게 가다가는 큰 집을 짓기는커녕 개인적으로 초가집을 짓다가 자멸해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국장 : 선교 동원에 있어 시니어선교사, 전문인선교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성 목사 : 시니어선교사와 전문인선교사들을 발굴하는 노력은 선교의 저변 확대에 많은 공헌을 했습니다. 시니어선교사는 좋은 점이 많습니다. 자신의 경험을 살려 봉사할 수 있고, 자비량 선교도 가능합니다. 또 의미 있는 여생을 보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역기능도 간과하지 말아야 합니다. 나이가 많아지면 우선 문화적응이 어렵고, 새로운 언어를 배우기도 어렵습니다. 또 자신의 경험을 넘기 어렵고, 자신의 노후생활을 위해 선교적 명분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선교지에서 시니어선교사로 인한 문제가 간간히 생기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전문인선교사는 목회 외에 다른 전문 직종을 가지고 선교를 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역시 좋은 점이 많습니다. 자신의 전문영역을 통해 선교하고, 자비량 선교가 가능합니다. 특히 목사 선교사들이 갈 수 없는 제한된 나라들이 많은데, 전문인선교사는 이들 창의적 접근 지역에 더 쉽게 정착하고 사역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 우선 전문영역이 탁월하지 않으면 별로 성공적이지 못할 수 있고, 자신의 전문영역과 교회를 세우는 선교 사역을 병행하기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전문인들이 이 시대의 모라비안들이 되게 해야 합니다. 모라비안들이 자신들의 직업을 가지고 이주해 선교사의 삶을 살았던 것처럼, 이 시대 전문인선교사들은 선교지의 다양한 장벽을 넘을 수 있는 선교적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강 국장 : GMS가 교단선교부로서 보다 효과적인 사역을 감당하기 위한 과제는 무엇이라 보십니까.
성 목사 : 선교본부 지도자들은 통치자(master)가 아닌 선교사 각자가 자신이 맡은 역할을 잘 살 수 있도록 이끌어내는 지휘자(maestro)가 돼야 합니다. 선교사들은 모두 헌신자들입니다. 그들이 직접 참여해 전략을 세우고 그에 따른 사역을 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선교부는 히말라야 산을 오르는 베이스캠프와 같습니다. 초보자가 적절한 준비와 훈련도 없이, 장비도 없이 무모하게 정상에 오르려 한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GMS 선교가 이렇지 않습니까? 오랜 경험을 가진 선교사들이 단계적별로 더 높은 고지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다음 세대를 인도하는 세르파 역할을 해야 하는데, 모두 처음부터 각개전투형으로 선교의 정상에 오르려 하고 있습니다. GMS가 이 정도 역사가 됐으면 1캠프에서 무엇을 해야 하고, 2캠프에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전략이 세워져 있어야 합니다. GMS에는 역량 있는 선교사들이 많습니다. 그들을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합니다. 그리고 선교본부는 마에스트로처럼 트롬본을 이끌어내고, 바이올린을 이끌어내고, 여러 악기들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교회만이 세상의 유일한 희망이고, 하나님이 선교를 기뻐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것을 믿고, GMS가 한국선교의 미래를 더 밝게 열어가기를 바랍니다.

조준영 기자  joshua@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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