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광장에 나온 통일세대 “통일 준비 맨 앞에 서겠다”

통일은 특수사역 아닌 교회 기본사명…더 많이 기도하고 삶 속 실천할터
‘하나님이 원하시는 통일’ 귀 기울이며 포용하고 존중하는 선교비전 품어


‘2015통일세대프로젝트’에 참가한 14명의 통일세대들은 독일의 심장부에서 통일독일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 문 광장을 마주대하며 한반도통일을 염원했다. 체코 프라하의 바츨라프 광장, 그리고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영웅광장에서는 자유를 향한 동유럽인의 저항정신을 배우며 북한의 변화를 기원했다. 여기에 덧붙여 반성경·반신앙에 저항했던 종교개혁자 루터와 얀 후스를 독일 비텐베르크 광장과 체코 프라하 구시가지 광장에서 만났다.

그랬다. 독일과 동유럽의 변화의 출발은 바로 ‘광장’이었다. 억압에 맞서 목숨까지 마다않고 진리와 자유를 외쳤던 그 광장들은 지금도 평화와 공존의 외침을 이어가고 있다. 이곳 광장에서 평범했던 14명의 다음세대들이 통일세대로 거듭났고, 통일된 한반도의 미래를 보았다.

난생 처음 접하는 나라, 그것도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볼거리인 동유럽 일대를 누빈 통일세대들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바빴다. 젊은이들답게 저마다 셀카‘질’은 기본이었다. 그렇지만 지금의 젊은이들은 역시 달랐다. 낯선 나라, 처음 접하는 환경에도 아랑곳 않고 즐길 줄 알며, 동시에 목적하는 바를 배우고 깨달을 줄 아는 이들이었다.

▲ 독일의 심장부이자 통일독일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 문 광장에서 통일세대들이 점핑샷을 하며 즐기고 있다.

‘2015통일세대프로젝트’의 통일세대 14명은 일정동안 분단의 바로미터인 이산가족 문제, 통일과 시민의 역할, 정부의 통일정책, 동유럽의 체제전환과 북한의 변화 등 한반도의 진정한 통일을 위한 폭넓은 고민과 대안을 찾고자 애썼다. 그리고 한반도통일을 위해 자신의 역할을 결단하며 통일세대로 부끄럽지 않는 삶을 살겠다는 다짐도 빼놓지 않았다.

광장이라는 뜻의 ‘아고라(agora)’는 공적인 의사소통이나 직접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지면만큼은 통일세대들에게 맡겼다. 광복·분단 70년의 해에 진정한 한반도통일을 위한 통일세대의 외침을 발산하는 아고라가 되어주기 위해서다. 한반도통일을 향한 아고라에서의 외침이 담론에서 행동으로 바뀌길 기대한다.
 
‘리틀 베를린’ 독일 뫼들라로이트에서

이산가족의 현재진행형 탈북민 엄에스더(33세/한국외대):“분단이 너무 길어 서로의 아픔이 잊혀지고 민족의식과 통일의 간절함이 사라질까 걱정이에요. 한국의 힘든 삶 때문에 잊고 살았는데, 제2의 이산가족으로서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남북한 당국이 이산가족 문제만큼은 잘 해결해 주길 원해요.”

하나님의 인도함을 기다리는 신학도 박정인(24세/총신대 신학과):“작은 마을이 개울을 사이로 분단되어 만날 수 없는 현실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우리나라의 이산가족을 바라보게 됐어요. 또래와 통일에 대해 이야길 기회도 없었고, 한다 해도 불편함과 희생 때문에 꺼리거나, 실천적인 노력은 없었어요. 그런데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통일세대라는 정체성을 갖게 됐으니 시대사명으로 알고 통일을 준비하려 합니다.”

역사교육으로 교육자 꿈꾸는 이정은(21세/총신대 기독교교육과):“예전엔 당연히 북한이 남한처럼 되어야한다고 생각했는데, 와서 보니 흡수통일이 되어서는 안 될 것 같아요. 오랜 교류로 자연스러운 통일이 이뤄져야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고 느꼈어요. 우리 세대는 통일을 의식하는 것도 없지만 부정하려는 생각도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통일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의식하도록 하는 일을 해보려고 해요.”

‘시민의 힘’ 독일 라이프치히 니콜라이교회에서

통일을 준비하는 목회자 꿈꾸는 임동채(34세/군산교회 전도사):“구원론적 관점에서 통일은 특수사역이 아니라 교회의 기본 사명이자 역할임을 깨달았습니다. 교회만큼은 통일이 일상성이 되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고 봅니다. 통일을 위한 교회, 통일을 위한 목회, 통일세대를 길러내는 사역자로 살겠습니다.”

북한 도발의 현장에서 복무했던 김정헌(31세/총신상담대학원):“천안함과 연평도 포격 당시 해병대 장교로 복무했기에 북한은 주적이었지만,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돕고 품어야할 대상으로 보게 됐습니다. 통일은 한국교회 미래에 분명한 도전입니다. 통일이 한국교회 재부흥의 시발점이 되며, 한국교회가 북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길 기대합니다.”

‘통일의 상징’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따뜻한 카리스마의 예비신부 김찬양(29세/효성교회 전도사):“예비신랑이 육군 장교로 근무했기에 부정적인 측면에서 통일을 생각했었어요. 여전히 대립하고 있지만 북한을 내 이웃으로 품어야겠다는 마음으로 바꾸는 이번 여정이어서 감사했어요. 유치부 아이를 가르치는 교역자로서 앞으로 아이들에게 북한 어린이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 그리고 빨리 함께 예배할 날이 오기를 교육시키며 기도할겁니다. 이제 통일세대로 거듭났는데 통일을 준비하는데 노력해야죠.”

웃음과 정이 많은 매력의 소유자 이경화(20세/나사렛대 사회복지):“북한민도 같은 민족임을 처절하게 느낀 일정이었어요.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우리의 소원’을 부를 때 전혀 부끄럽지 않았고, 소름 끼칠 정도의 감격도 있었어요. 통일에 대해 아무 의식이 없었던 자신이 부끄러웠어요, 앞으로 독일 통일 역사를 더 깊이 공부하고 동시에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깊이 배울 거예요. 역사를 알아야 통일을 더 잘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역사를 가르치는 교육자가 꿈인 김예지(20세/총신대 역사교육과):“장벽은 자기보호 이면에 서로를 갈라놓는 또 다른 갈등이 있음을 배웠어요. 북한을 향한 마음의 장벽을 허무는 것이 통일의 첫걸음이라 생각해요. 한 사람에 의해 시작되었을 통일과 시민혁명을 보면서 통일을 위해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 찾고 실천하도록 노력할거에요.”
 
‘인류 최악의 야만’ 폴란드 아우슈비츠에서

8개월 된 탈북새내기 박성국(32세/회사원):“북한 전체가 아우슈비츠 수용소입니다. 군에 있을 때 사상범들의 처절한 실상을 목격한 바 있어요. 탈북 이유가 나 하나 잘살려고 가족까지 팽개치고 온 것이 아닙니다. 남한에서 잘 정착하는 것 이상으로 통일에 이바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늘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군목 준비하고 있는 젊은 신학생 염준호(22세/총신대 신학과):“이번 프로젝트는 통일을 의식하는 삶의 출발에 충분한 모티브로 작용했어요. 특히 강자와 약자에 대해 생각했어요. 어느 위치에 있든지 사람을 포용하고 특히 통일 이후 북한 사람을 대할 때 차별없이 소중한 영혼으로 대하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통일로 차별과 폭력이 사라지고 남북민 모두가 존중과 배려가 있는 인간다운 사회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방면의 사업가 꿈꾸는 사춘기의 황우석(17세/고등학생):“나치의 만행이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는게 믿기지 않아요. 평소 학교에서 통일과 북한에 대해 배우지 못했어요. 민방위교육도 좋지만 학생들이 역사와 통일의식 갖도록 교육시켜야 한다고 봐요.”
 
‘벨벳혁명’ 체코 프라하에서

선교사를 준비하고 있는 이기선(31세/청량교회 전도사):“선교에 뜻을 두고 있는데 북한을 배제한 것은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자연스레 그렇게 된 것 같아요.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던거죠. 이번 여정에서 북한을 알게 되고, 통일의 중요성과 방법도 고민하게 되었으니 북한을 선교적 마음으로 품게 되었습니다.”

세상에서 공부가 제일 쉽다는 MK 안진실(23세/총신대 신학과):“8살부터 아빠를 따라 일본에 선교로 갔기에 통일이나 북한에 대해 생각할 수 없었어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친구들에게 기도부탁을 하는데 지금도 문제가 없는데 통일이 필요하냐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저도 예외가 아니었죠. 다음 학기에 통일 관련 강의를 신청하고 개인적으로 역사공부를 해 북한과 한국 역사를 더 깊이 알아갈 겁니다.”
 
‘부다페스트의 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선교지에서 성경신학 교수 꿈꾸는 조희원(34세/총신 성지언어연구소 간사):“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면서 통일세대라는 단어를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느끼게 됐어요. 통일은 정치나 이념이 아니라 개개인으로부터 시작되는 현재진행형임을 깨달았다고 할까요. 북한의 변화를 위해 내가 생각하는 북한이 아니라 북한이 말하고 있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중요할 것 같아요. 아울러 내가 생각하는 통일이 아닌 하나님이 원하시는 통일이 무엇인지 귀 기울이는 것이 진정한 통일세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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