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들어가는 자립, 열매 크다
작은교회와 돈독한 협력 관계, 지역복음화·섬김사역서 의미있는 결과

결연을 맺고 지원해주던 교회 수가 갑자기 줄었다. 도움 받던 교회 쪽에서 뭔가 밉보였거나, 도움을 주던 교회에 갑자기 어려운 사정이 생겼을 것이라고 상상하기 쉽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 작은 교회가 큰 교회로부터 적절한 도움을 받고 자립하게 된 덕분이다. 즉 해피엔딩이다.

광주동명교회(이상복 목사)에서는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난다. 국내선교위원회를 통해 결연을 맺고 후원해주던 농어촌미자립교회의 숫자는 올 초 134개까지 늘었다가 현재는 132개로 둘이나 줄었다. 물론 속사정을 알고 보면, 앞서 설명한 것처럼 반가운 결과이다.

이상복 목사는 “단순한 재정지원을 넘어서 함께 훈련하고, 함께 사역하는 정신이 광주동명교회 성도들과 작은 교회 목회자들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고 좋은 결과도 이루어낸다”고 설명한다.

지난 3년 동안 광주동명교회에서 여덟 개의 교구별로 팀을 이뤄 결연 관계의 농어촌교회를 찾아가 섬긴 사례는 무려 35건에 달한다. 올해의 경우 아직 반년이나 남았고, 본격적인 봉사활동은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니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봉사팀 구성은 작게는 7명에서, 많게는 80여명까지 매번 형편에 따라 달라진다. 섬기는 일도 간단한 청소에서부터 밭일 돕기, 마을전도, 환경미화, 이미용봉사 등에다 교회당 재건축 작업에 이르기까지 규모가 다양하다.

당초에는 직분자들의 훈련을 위해 개인당 연간 24시간씩의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도록 권한 것이 발단이었다. 그런데 현장에 나선 직분자들이 워낙 충실하게 섬기다보니 여기저기서 봉사자 파견을 요청하는 곳이 많아졌고, 결국 봉사활동을 전 교인 대상으로 확대하게 된 것이다.

더 전문적이고,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한 지역에는 국내선교위원회와 기업인선교회에서 팀을 만들어 찾아간다. 몇 해 전 태풍 볼라벤으로 전남지역 여러 농어촌교회들이 큰 피해를 당했을 때 이들의 활약은 무척 돋보였다. 근래에도 이들은 일 년이면 서너 차례씩 낡고 쓰러져가는 작은 교회를 찾아가 예배당이나 사택을 수리하며, 전도와 봉사를 도맡아 한다.

▲ 광주동명교회는 매년 제주도로 전도팀들을 파송해서 지역교회를 섬기고 있다.

특히 제주도와 백령도는 광주동명교회의 거점 선교지역으로 부상했다. 그 중 제주도에는 매년 전도팀 찬양팀 교육팀 의료팀 이미용팀 등으로 구성된 30여명 규모의 봉사단을 파견해 지역교회들을 섬기는 사역을 이어오고 있다.

“초창기에는 사람들을 모으는 일조차 힘들었어요. 그런데 매년 꾸준히 찾아가다보니 저희들의 진정성을 알게 됐는지, 올해에는 마을 분들의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더군요. 마을잔치에 100명도 넘는 사람들이 모였고, 그 중에 무려 80여명이 예수를 믿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전도폭발팀을 담당하는 강현철 목사는 제주도에서의 극적인 성과를 이렇게 설명한다. 성과가 좋다보니 동역하는 교회들도 신이 났다. 초반기 4개에 불과했던 제주지역의 동역교회들은 현재 9개로 배 이상 늘어났다. 광주동명교회는 이들 교회와 협력하여, 제주 현지에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교센터를 건립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농어촌교회들의 보수공사를 돕기 위해 주일 점심식사 때마다 1인당 1000원씩의 성금을 모으고, 설이나 추석 무렵에는 농어촌교회에서 보내온 지역특산품들을 판매하는 바자회를 열며, 이단 관련 자료 등을 CD로 제작하여 광주전남지역 미자립교회들에 무료로 배포하는 등 작은 교회들을 품는 광주동명교회의 손길은 참으로 세심하다.

▲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이 동참한 가운데 진행되는 광주동명교회의 전도폭발훈련.

여기에서 더 나아가 광주동명교회는 작은 교회 목회자들과 함께 훈련하고, 동역하는 자리를 자주 만들어 이들의 자긍심을 높여주는데도 마음을 쓴다.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전도폭발훈련에 농어촌교회 목회자들을 초대해 함께 훈련하고 실습하며 함께 지역전도에 나서는가 하면, 광주지역 미자립교회 목회자들과 협력하여 독거노인들을 위한 반찬 나눔 사역도 전개한다.

이상복 목사는 여기에 더하여 또 다른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다. 현재 각 노회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총회 교회자립위원회의 메인 사업과는 별도로, 뜻을 같이하는 광주·전남지역 40여 교회를 규합하여 새로운 자립지원사업을 펼치려 하는 것이다. 후원대상으로 자립 의지가 뚜렷한 지역교회 6~7곳을 선정해 별도의 생활비를 지원하며, 전도팀이나 봉사팀을 수시로 파송하여 사역에 힘이 되어주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정재영 기자 jyjung@kidok.com



“자매교회는 동역자” 비전 공유
매년 50~100여 교회 선정, 순회 전도사역·재충전 세미나 등 지원


경북 구미시 구미상모교회(김승동 목사)는 104년의 오랜 역사와 경북지역의 대표적인 교회답게 농촌 및 미자립 교회를 향한 섬김 역시 남다르다.
 
 

▲ 구미상모교회의 자매교회 결연식은 전시성 행사가 아니라 동역의식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과정이다.

목회철학에 근거한 자매결연 사역
24년 전, 김승동 목사가 구미상모교회에 부임했다. 자매결연 방식으로 농촌 교회를 섬긴지가 올해로 23년이니, 구미상모교회의 농촌 교회를 위한 자매결연 역사는 김승동 목사의 목회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여기에는 김승동 목사의 목회철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김 목사는 “내게 주신 모든 은혜를 여호와께 무엇으로 보답할까”라는 시편 116편 12절의 말씀을 근거로 주님께 받은 은혜에 보답하는 심정으로 나눔과 섬김의 목회를 실천하고 있다.
 
자매교회 선정과 결연방식
23년간 진행하고 있는 자매결연은 구미상교회 국내선교위원회가 총괄한다. 매년 10월이면 전국의 농촌 미자립 교회로부터 자매결연 요청서를 접수한 후, 검토과정을 거쳐 그 가운데 가장 어려운 교회부터 자매교회로 선정한다. 이런 절차를 통해 매년 50~100여 교회가 구미상모교회의 자매교회가 된다. 기존의 자매교회라 할지라도 지속적인 요청이 있을 경우 해당 교회가 자립할 때까지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구미상모교회 자매결연은 절대 형식적이지 않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매교회로 선정된 교회는 구미상모교회 산하 모든 기관과 일대일로 결연한다. 자매교회를 위해 7개의 남전도회와 12개의 여전도회 뿐 아니라 영아부부터 청년회까지 주일학교 모든 부서들로 참여한다.

구미상모교회는 해마다 자매교회와의 공식적인 결연식을 갖는다. 여기에는 자매교회 목회자와 사모, 그리고 구미상모교회 각 기관 대표자가 참석대상이다. 이날은 돕는 자나 도움을 받는 자나 한 예배자로, 한 동역자로 참석해 같이 예배를 드리고, 교제를 나누며, 교회 형편과 기도제목을 나눈다.
김승동 목사는 “결연식을 별도로 진행하는 이유는 단순히 물질 후원이 아니라 복음사역에 있어 동일한 사명을 가진 동역자임을 확인하기 위함”이라고 밝히고 있다. 김 목사의 말처럼 자매결연식은 생색내기가 아니라 동역의식을 공유하는 자리가 된다.
 

자매교회 지원내용
자매교회로 선정된 교회는 결연한 구미상모교회 기관으로부터 매달 선교후원금을 지원받는다. 또한 기관 모임 때마다 자신들을 생각하며 기도하는 기도후원도 받는다. 구미상모교회 각 기관들은 1년에 적어도 한 차례는 자매교회를 방문한다. 교회의 형편을 돌아보고 필요한 물품 등을 지원하며 용기와 격려를 주는 일도 갖는데, 여기에는 어떤 부서도 예외가 없다. 구미상모교회의 자매결연은 형식이 아니라 진정성을 가진 사랑과 섬김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구미상모교회의 자매교회 지원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교회가 운영하고 있는 붕어빵전도대가 올해부터 매주 자매교회를 순회하며 전도사역을 지원한다. 자매교회를 방문한 붕어빵전도대는 1000원 상당의 붕어빵을 지역 주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며 전도의 텃밭을 일구며 자매교회를 돕고 있다.

구미상모교회에는 개척교회 전도대를 별도로 운영한다. 개척교회 전도대는 붕어빵전도대와 별개로 매주 금요일 자매결연한 교회를 중심으로 전도를 지원해 주고 있다. 개척교회 전도대에는 구미상모교회 전도전문사역자인 백윤순 전도사를 비롯해 10여 명의 전도요원들이 포진해 있다. 이들은 자매교회 목회자와 함께 현장으로 나가 전도사역을 지원한다.

▲ 구미상모교회는 정기적으로 자매교회 목회자와 사모를 위한 세미나를 열어 쉼과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구미상모교회는 이외에도 미자립 교회 목회자 초청 영성세미나, 제주도나 설악산 등 국내 유명 관광지에서 미자립 교회 사모를 대상으로 힐링세미나 등을 정기적으로 갖고 있다. 자매교회의 목회자 가족의 영적 탈진을 사전에 막고, 새로운 용기와 도전을 주기 위해서다.

이러한 결연사역들은 농촌 미자립 교회 목회자에게는 든든한 동역자가 되어주는 것을 넘어, 일부 교회에는 교회 성장과 자립에 큰 버팀목이 되는 통로가 되어 주고 있다.

김승동 목사는 “우리 교회에 주신 하나님의 은혜가 큽니다. 복음의 확장을 위해 주님 안에서 한 몸을 이루고 있는 농촌 미자립 교회를 섬기고 세우는 일들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김병국 기자 bkkim@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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