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적 기독교세계관 확립 힘써야”

거룩한 공공성 회복, 세상 변혁하는 역동적 신앙 가져야
성경적 평화통일관 정립 강화·교회 갱신 연구 계속될 것


 

 

격정과 슬픔의 2014년을 뒤로하고 새해가 밝았다. 그러나 한국 사회와 교회는 과거를 떨칠 수 없는 모습이다. 먹먹한 가슴으로 마주한 2015년, 한국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그 어느 때보다 변화를 요구받는 한국 교회가 갱신을 이룰 수 있을까. 2015년 새해를 맞아 주요 신학회 대표들에게 한국 교회가 나아갈 방향과 사역 계획을 물었다. 첫번째로 한국개혁신학회장 주도홍 교수(사진)를 만났다.


한국개혁신학회는 역사적 개혁주의 신학을 따르는 학자들이 모여 있다.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의 신앙 흐름 자체가 ‘역사적 개혁주의’이기에, 사실 그 범위는 넓다. 한국의 대부분 교단이 ‘역사적 개혁주의’를 따른다고 봐야 한다. 보수적 신학을 기반으로 하는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에큐메니컬 진영의 신학자들의 모임인 한국기독교학회와 비교해 한국개혁주의신학회는 소속 학자들의 폭이 넓다.

한국개혁신학회장 주도홍 교수(백석대)는 기독교통일학회 설립에 중요한 역할을 한 학자다. 학문과 함께 사회 현실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신학자다. 먼저 주 교수에게 2014년 한국 교회를 어떻게 봤는지 물었다.

2014년 한국 교회는 세월호 참사를 필두로 국무총리 후보자 문창극 장로의 ‘하나님의 뜻’ 발언으로 촉발된 기독교 역사인식 문제, 교황 방한 등 중요한 사건이 있었다. 교회 내적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한기총 이단해제 문제, 계속 지적받는 목회세습과 일부 대형 교회 목회자들의 일탈 등 걱정거리가 산적했다.

이에 대해 주도홍 교수는 “한국 교회가 여전히 복잡다단한 사회에 성경적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교회가 스스로를 사회와 격리시키고 ‘세상의 빛과 소금’의 사명을 실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려면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기독교세계관을 확립해야 한다. 이 말은 교회가 세상이 이해할 수 있는 상식적인 언어와 행동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콘텍스트(사회 현실)를 이해하지 못한 채 복음을 전하는 것은 중세교회의 수도원적 신앙에 머물게 되는 것이다. 교회는 예배당에 갇힌 신앙을 벗어나 세상을 변혁하는 보다 역동적인 신앙을 가져야 한다. 교회는 거룩한 공공성과 사회성을 갖도록 애써야 한다.”

지난해 세월호 사건과 문창극 장로 발언에 대해 일부 목회자와 신학자들이 부적절한 발언으로 해서 더욱 문제가 됐다. 하지만 많은 신학자들은 부적절한 발언을 한 이들의 한계와 문제를 지적하면서 올바른 신앙으로 길라잡이 하는 역할을 했다.

주도홍 교수는 2014년 교회를 흔든 사건들이 새해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한국개혁신학회를 비롯해 신학자들이 관심을 갖고 연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방 70년, 분단 70년을 맞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성경적 신학적으로 정립하는 연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년 발생한 사건들에 대해 신학자는 교회에 길을 제시해야 한다. 사안은 모두 다르지만, 큰 틀에서 보면 ‘교회를 위한 신학’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교회를 섬기는, 교회의 갱신을 요청하는, 교회를 교회답게 하는 신학 연구가 우리의 사명이다. 2015년 한국개혁신학회는 ‘교회갱신’을 위한 연구를 진행할 것이다. 또한 분단 70주년을 맞아 성경적 통일관을 확립하는 연구도 핵심 주제로 삼았다.”

주도홍 교수는 ‘사회와 교회를 연결하는 가교’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한국개혁신학회 조직과 구성도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이미 작년에 목회자를 상임이사로 선임했고, 보다 많은 목회자들이 학회와 연구에 참여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교회와 신학이 교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아울러 창립 20주년을 위한 준비,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위한 준비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도홍 교수는 2015년 신학자들은 맡은 사명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세상을 이해하고, 세상의 현장에 맞는 복음적 사고를 하십시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 기독교세계관 정립이 중요합니다. 세속화된 가치관과 번영의 신앙을 멀리하고, 주님이 원하시는 교회가 무엇일까 고민하십시오. 분단 70년을 맞은 오늘,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 과연 정치만의 문제일까요? 성경과 기독교세계관으로 사회의 모든 영역에 복음의 능력을 미치도록 하는 것, 그것이 개혁주의이고 우리가 실천해야 할 신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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