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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특집] 세월호를 기억하며 치유하는 그리스도인(2)

가슴이, 심장이 기억하는 아픔
 

   
▲ 세월호 유가족들이 주최한 20일 오찬 행사에는 세월호문제해결을위한안산시민대책위와 한국기독교사회복지협의회, 한국교회희망봉사단 등 세월호 사고 수습을 위해 애썼던 시민·종교단체들도 함께 했다

2014년 대한민국은 ‘세월호 침몰 참사’의 한 해였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할 정도로, 이 참사는 올해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한국 사회와 교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8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세월호 아픔은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이다.
바다 속에 잠들어 있는 남편을 기다리는 실종자 가족은 팽목항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바다에서 자식을 건져낸 엄마들은 여전히 고통과 슬픔에 잠겨 있다. 2014년을 보내며 잊을 수 없는 그들을 팽목항과 안산에서 만났다.
그리고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그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도 만나 ‘세월호 이후’를 들었다. 안산에서 유가족 상담을 펼치고 있는 이명수 대표(치유공간 이웃)는 교회가 고통받고 있는 이웃을 위한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상임위원으로 발탁된 박종운 변호사(법무법인 소명)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만이 대한민국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말한다. “교회가 유가족의 아픔을 나누고 끝까지 함께 할 때, 우리 사회의 희망이 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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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별이 됐다고…믿어요” 
세월호 유가족 오찬 행사에 시민·종교단체 한자리, 따뜻한 밥 나누다


“4월 16일 기억하고 함께 걷겠습니다.”

화면 속 안산시민들의 다짐에 와동체육관은 물기어린 끄덕임이 가득했다. 세월호 참사가 난지 250여 일이 지났지만 안산시민들에게 세월호 참사는 다른 이들보다 몇 곱절 더 깊은 상처이자 지금도 계속되는 기억이다.

세월호 참사로 황망한 시간을 보낸 유가족들이 같이 눈물을 흘려준 이웃들과 자원봉사자들을 초청해 따끈한 밥 한 끼 대접하는 시간. 세월호 유가족들은 “사고 소식을 듣고 팽목항으로 달려와 손 잡아주고 끼니를 챙겨준 자원봉사자들, 안산에 남아 있는 아이들과 부모들을 돌봐줬던 이웃들, 장례식장과 분향소에서 섬겨줬던 안산시민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세월호 유가족은 12월 20일 와동체육관에 안산 시민들을 만났다.

유가족들을 포함해 600여 명의 참석자들은 눈물을 훔치거나 미소를 지으며, 4월 16일 이후 지나 온 시간들을 회상했다. 자신의 아이도 단원고를 졸업했다는 안산시민 이수기 씨는 팽목항 검안실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일을 나누며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오열하는 어머니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위로 몇 마디와 약 몇 알 밖에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세월호 희생자·실종자 가족들은 예전에 비해 진정된 모습이었지만, 자녀를 여읜 슬픔은 말 한 마디, 몸짓 하나에 그대로 배어 있었다.

동혁이 엄마 김성실 씨(세월호가족대책위 부위원장)는 “부는 바람과 내리는 눈, 비에서 아이들을 목소리를 듣는다. 우리 아이들이 하늘의 별이 됐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슬픔에 이어 유가족들은 세월호 진상규명에 목소리를 높였다. 전명선 세월호가족대책위원장은 “세월호 참사가 있은 후에도 사람의 생명보다 돈을 중시하는 부도덕이 여전히 우리의 삶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그런 부도덕을 바로잡고 안전한 삶을 만들어야 할 정부와 국회, 법원 어느 곳도 제 역할을 못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리고 “더 이상 우리와 같은 아픔이 없도록 남은 평생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사고 이후 유가족 가정들을 일일이 찾아가 돌봤던 자원봉사자 최주영 씨(사회복지사)는 “아직도 진실 규명을 위해 거리에 서 있는 유가족들에게 우리 모두는 죄인”이라며 세월호 진상규명에 뜻을 같이 하겠다고 밝혔다.

슬픔과 울분이 가득한 현장, 그 속에서 유가족들은 유치원생들로 구성된 홀리엔젤스팀(군포제일교회)의 성탄 찬양으로 작은 기쁨을 맛봤다.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을 축하하는 유치원생들의 귀여운 모습에 참석자들은 박수를 치며 모처럼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성탄절에 하나님은 기울어진 곳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 오신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도 오신 줄 믿습니다.” 유가족의 말이 한 해가 저무는 성탄절을 다시 되돌아보게 했다.

경기 안산=조준영 기자 joshua@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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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잃은 유가족…교회가 ‘이웃치유자’ 되어주세요”
심리치료 전문가 정혜신 박사와 ‘치유공간 이웃’ 문을 연 이명수 대표
 

   
 

식사, 설거지, 빨래, 청소, 잠, 인사, 대화, 눈물. 이토록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것들이 한 순간에 무너졌다.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이들은 가족과 이웃과 함께 누리던 일상도 함께 잃었다. 그래도 살아가는 이유는 하나다. 가족을 불의한 죽음으로 몰아간 사건을 기억하고,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시 먹어야 하고, 잠을 청해야 하고, 눈물을 흘리고, 대화를 나누며 일상을 회복해야 한다. 다행히 그 일을 돕기 위해 열린 공간이 있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일상을 복원하기 위해 마련된 ‘치유공간 이웃’. 지난 9월 심리치유 전문가 정혜신 박사와 함께 단원고등학교 인근 와동에 치유공간 이웃의 문을 연 이명수 대표는 말한다. “이곳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일상을 복원하기 위해 존재하는 공간입니다.”

이곳에서 매 끼니 차려지는 밥상, 설거지, 빨래, 청소, 텃밭 가꾸기 등 모든 일들은 ‘이웃치유자’라 불리는 전국의 자원봉사자들이 담당한다. 이들이 하고 있는 일은 모두 ‘일상 복원’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존재한다. 상담 또한 일상 복원을 목적으로 진행된다. 세월호 유가족 대부분은 크나큰 슬픔에도 가족과 이웃에 폐가 될까봐 소리 내 울지도 못하는 시간들을 보내야 했다. 따라서 마음껏 울 수 있는 공간이 하나쯤 필요했다. 그래서 치유공간 이웃에서 상담은 이중문 안의 방음 시공이 된 아늑한 방에서 이뤄진다.

이 대표는 “이곳은 찾아오는 90% 이상 어머니가 집에서 밥을 하지 못할 정도로 일상감각을 잃은 상태”라고 말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외출도 쉽지 않다. 이웃들은 그들이 세월호 유가족인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인사를 건네고, 별 것 없는 대화를 나누며 웃고, 장을 보는 행위 모두가 유가족들에게는 고통이 된다.

이러한 고통은 가족들 사이에서도 존재한다. 이 대표는 “많은 엄마들이 가족들이 자신만큼 슬퍼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깊은 분노와 절망을 느낀다고 고백한다”면서 “남편이 일상적인 생활로 돌아가려고 노력하는 시도도, 죽은 아이의 형제자매가 부모님이 걱정할까봐 몰래 이불 속에서 울며 보내거나 집에 들어오기 못하고 겉도는 행동도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며 가족해체의 위기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렇듯 세월호 유가족들은 일상의 삶이 주는 평온함과 행복을 상실했다.

이 대표는 “세월호 참사는 상담가나 의사 몇 명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단기간 내에 쉽게 해결될 일도 아니다”라며 “바로 옆에 있는 이웃에게 지속적인 응원과 지지를 받아 다시 일상을 회복해야만 견뎌낼 수 있다”고 이웃의 역할을 강조했다. 아울러 교회만큼 영성과 조직력, 인적 물적 자원이 풍부한 기관이 없다며 “무엇보다 기독교인들이 마음을 모아 함께 기도해 주고, 나아가 위로가 필요한 이들의 앞에 서서 불의한 세상을 향해 외쳐지는 잘못된 행동과 망언들을 막아내는 일에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미영 기자 chopin@kidok.com

기독신문  ekd@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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