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혁신학회<토착화 과정으로 추도예배> 논문

이은선 교수 “제사의 우상숭배 요소 제거하며 가족공동체 유지가 과제”
 

 

2015년 새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해가 바뀌고 설날이 다가오면 벌써 고민과 걱정이 쌓이는 가정이 많다. 제사 때문이다. 2013년 장신대 배요한 교수의 조사에 의하면, 아직도 설이나 명절에 제사를 지내는 가정이 80%에 이르고, 추도예배로 대체한 가정은 11%에 불과하다고 한다. 최근 한국개혁신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이은선 교수(안양대·사진)가 ‘토착화 과정으로서 추도예배 발전과정’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이은선 교수는 한국 선교초기부터 ‘제사’ 문제는 신앙과 전통이 가장 첨예하기 충돌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선교사들은 제사를 금지하면서 그 비판을 불식하기 위해 효문화운동을 일으키며 효도신학을 발전시켰다. 당시 교회는 부모에 대한 효도를 제1, 2계명뿐만 아니라 5계명과 연결시켜 이해했다. 이러한 효신학의 제창은 한국인들의 도덕심에 호소력을 가졌고 기독교에 대한 비판을 약화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제사제도 대신 추도예배를 정착시켜 나갔다.

하지만 이후에도 제사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 이어졌다. 1920년대 월남 이상재 선생은 ‘제사는 부모를 그리며 사모하는 효성에서 나오는 것으로,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가르침에 적합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에 양주삼 목사(기감)는 ‘미신적 풍속’으로 여기며 제사금지를 주장했다. 제사 문제는 1960년대 토착화 신학 논쟁으로 다시 불붙었다. 토착화 신학을 주장한 신학자들은 선교사들이 한국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제사를 우상숭배로 단죄한 것이라며, 제사에 대한 정죄와 매도를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논쟁을 거쳐 현재 한국 교회는 ‘제사’에 대해 크게 세 가지 입장을 갖게 됐다.

첫째는 조상제사를 효의 실천으로 삶의 현장에서 일상화된 문화로 보고 복음의 토착화 차원에서 수용하려는 입장이다. 제사는 조상을 하나님 또는 신으로 숭배하고 절하는 것이 아니기에 우상숭배로 매도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주로 감리교회와 기독교장로교회에서 발견할 수 있다.

둘째 입장은 제사가 조상을 숭배하는 예배이기에 엄격하게 금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초기 선교사의 입장을 이어받은 것으로, 살아계실 때 부모에게 효를 다해 공경하고 신령과 혼백을 섬기는 제사는 어떤 경우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주로 예장 합동과 고신 교단에서 발견할 수 있다.

셋째는 중도적 입장이다. 효의 표현으로서 제사는 받아들일 수 있지만 조상신이 후손에게 복을 내려준다는 미신적 사상은 배척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제사에서 귀신을 부르기 위해 지방을 쓰는 것, 제상을 차리고 향을 피우는 것, 조상 신령이 화복을 내린다는 것 등 미신적 제의와 사상은 배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제거하고 제사가 문화로서 효의 윤리, 조상이 남긴 신앙의 모본과 교훈, 생전 조상의 삶에 대한 추모 등은 수용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주로 예장 통합 교단의 입장이다.

이은선 교수는 한국의 유교문화 속에서 제사는 여전히 교회에 과제를 던져준다며, “유교문화의 조상제사와 기독교의 추도예배 사이에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은선 교수는 먼저 ‘부모를 사모하고 그리워한다’는 의미에서 명칭을 추도예배가 아닌 ‘추모예배’로 변경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토착화 신학에서 제사를 예법표현이라고 하지만, 제사 자체가 조상신과 교류 및 복을 비는 성격이 있으므로 ‘절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가족 일부가 아직 신앙이 없다면, 추모예배와 기제사를 병행하면서 점차 추모예배로 통일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은선 교수는 “제사의 우상숭배적 요소를 제거하면서, 제사가 가지고 있던 효도 조상기림 가족공동체 유지 등 미풍양속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핵가족화 개인주의화 세속화 도시화 시대 속에서 “추모예배를 통해 가족공동체 형성과 효성의 보존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토착화 과정으로서 추도 예배 발전과정] 논문 원본 내려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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