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환 목사(익산 예안교회)

요절말씀: 사울의 군사령관 넬의 아들 아브넬이 이미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을 데리고 마하나임으로 건너가(삼하 2:8) 

오늘 본문을 보면 다윗이 유다백성들의 옹립을 받는데, 느닷없이 아브넬이라는 자가 나타나서 평소에는 전면에 등장하지 않았던 사울의 4째 아들 이스보셋을 내세워서 왕으로 삼는다. 이렇게 왕을 세워도 되는 것인가? 특히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아브넬에 대한 성경의 묘사다.

아브넬은 사울의 군 사령관이다. 이는 한마디로 사울의 오른팔과 같은 인물, 사울이 가장 신뢰하고 일을 맡겼던 인물임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스라엘의 가장 중요한 전투현장인 길르앗 전투에 그의 모습이 나타나지 않는다. 사울이 전사했을 때에 그가 없었다는 것이다.

사실 그는 사울과 그의 세 아들이 전사하는 자리에 왕을 위해 목숨을 걸고 그 자리를 지키고, 죽어도 같이 죽었어야 했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1.아브넬은 기회주의자였다.

아브넬은 길르앗의 치열한 전투현장에 있었다. 그러나 전투가 치열해지자 자기 목숨만 건지겠다고 살짝 빠져나온 비겁한 자였다. 그리고 마침내 사울왕이 죽자 허약하고 겁이 많은-그래서 전투에도 못 참석한 4째 아들-이스보셋을 옹립해서 왕으로 삼아 정권을 유지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렇게 잔머리 굴리는 기회주의는 베인 풀과 같아서 언젠가는 시들고, 사라지게 되어 있다.

2.권위를 존중히 여길 줄 모르면 당하는 법이다.

사울은 왕이었지만 자신이 더 존중해야하는 권위자가 존재했다. 바로 영적인 지도자인 사무엘이었다. 사울은 처음 왕위를 받기 전에는 겸손했지만, 왕이 되고 나서는 교만해져 사무엘의 권위보다 자기의 권위를 더 내세우게 된다. 사울이 아말렉을 도말하라는 명령을 어기고 왔을 때 사무엘은 엄하게 책망하였다. 그러면 겸손하게 자기를 낮추고 회개했어야 했는데 사울은 그리 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중에는 겁도 없이 하나님의 제사장들이 맘에 안 든다고 85명을 살해하도록 명령했다. 이런 왕 밑에 있다보니까 나라와 왕이 위태하자 사령관이 자기만 살겠다고 빠져 도망쳐 나온 것이다. 사실 우리가 인생에서 이런 인간을 만난다고 하는 것은 비극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런 인간을 만나지 않기 위해서는 남 탓을 하지 말고, 내가 잘해야 한다. 특별히 교회의 권위를 소중히 여기고, 영적인 지도자에 대한 권위를 소중히 여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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