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환 목사(익산 예안교회)

요절말씀: 이스라엘아 너의 영광이 산위에서 죽임을 당하였도다. 오호라 두 용사가 엎드러졌도다(삼하 1:19)

우리는 나에게 나쁜 짓을 하고, 악한 짓을 하고, 나를 이용하고, 나를 배신한 인간을 보면 결코 용납할 수가 없고, 반드시 앙갚음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런데 오늘 성경본문에서는 정말이지 탁월한 성품을 지닌 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 그 사람은 바로 다윗이다. 다윗은 그의 소년시절 나라가 위기에 처해있을 때 목숨을 바쳐서 나라를 구출한 구국용사였다. 그리고 사울왕의 사위가 되고, 군대의 장이 되었다. 그런데 백성들 사이에 다윗의 인기가 치솟아 오르니까 사울왕은 견딜 수 없어서 다윗을 죽이려고 몸부림치며 쫓아다녔다.

그러나 다윗은 그런 사울을 죽일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하나님의 기름부음 받은 자라는 생각 때문에 결코 손대지를 않았고, 오히려 피해 다니기만 했다. 그런데 그런 원수 같은 사울이 전쟁터에서 비참하게 전사한 것이다. 그때 다윗은 “아! 이제 하나님의 나의 억울함을 갚아 주셨구나. 원수의 종말은 저렇게 되는 것이다”라고 통쾌해하면서 이스라엘의 왕권을 차지하기 위해서 수도 예루살렘으로 쳐들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다윗은 뜻밖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은 바로 사울왕의 죽음에 대한 애가를 작사, 작곡하여서 백성들이 모두 부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게 유명한 애가 ‘활노래’이다. 다윗은 사울의 죽음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슬픔을 표시하고, 심지어 노래를 지어서 나라 전체가 ‘슬픈 국가’가 되도록 했다. 우리는 여기서 다윗이 지닌 탁월한 ‘무형의 보물’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변함없는 다윗의 충성심이다. 비록 사울이 그를 무지무지하게 미워하였어도 그는 사울을 미워하질 않았다. 오히려 다윗은 사울을 여전히 변함없는 자세로 섬긴 것이다.

그것은 사울의 사후, 그에 대한 다윗의 평가에서도 나온다. 다윗은 사울을 뭐라고 평가하는가? 19절을 보자. ‘이스라엘아 너의 영광이 산위에서 죽임을 당했다’는 표현을 주목하여 보자. 여기서 다윗은 사울을 이스라엘의 영광과 동격으로 놓았다. 그리고 사울의 소멸을 바로 이스라엘 공동체의 소멸로 연결시켰다. 다윗은 지난날 하나님이 주셨던 기름부음 받은 자의 영광에 대해서 변함없이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를 높이 여기고, 충성을 고백하는 것이다. 우리에게도 우리의 왕 되신 하나님을 향한, 그리스도를 향한 변함없는 충성의 모습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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