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피랍 유경식 강도사 수기

지난 해 아프간 봉사활동 중 탈레반에 의해 피랍됐던 샘물교회 봉사단의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봉사단의 일원이었던 유경식 강도사(샘물교회)는 계간지 ‘본질과 현상’ 여름호에 53페이지 분량의 ‘아프간을 사랑했던 사람들의 아픔’이란 제목의 수기를 기고했다.

유 강도사는 수기에서 순교를 당한 배형규 목사에 대해 “행동으로 본을 보이셨던 목회자요 지도자”였으며 “죽음 앞에 의연했다”고 회고했다. 피랍 나흘째, 탈레반들이 총을 겨눈 채 봉사단원들을 비디오로 촬영하자, 배 목사가 봉사단원들을 다독이며 “이 사람들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가기 위해 우리 중에 한두 사람을 죽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는 제가 제일 먼저 앞장서겠습니다. 저 사람들이 우리를 위협하고, 힘들게 하고, 심지어 우리를 고문하거나 죽인다 할지라도 우리는 저 사람들에게 폭력으로 대항해서는 안됩니다. 예수님께서 묵묵히 핍박과 조롱을 견디시고 십자가를 지신 것처럼, 우리도 저 사람들을 사랑으로 대해야 합니다”고 말하고 기도회를 인도한 내용도 소개했다.

유 강도사는 또 당시 봉사단을 향해 쏟아졌던 비난에 대해 오해라고 해명했다. 단기봉사 훈련이나 출국과정에서 정부나 아프간 대사관으로부터 적극적인 만류가 없었으며, 있었다면 공항 출국장 앞에 세워놓은 ‘아프간 여행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문이 전부였다고 설명했다. 또 봉사단원들이 현지 문화와 전통을 무시하고 개종을 강요했다는 비난에 대해서도 “여자들은 차도르로 얼굴을 가리고 다녔으며, 남자들은 현지인 문화에 맞추기 위해 아프간에 가기 전부터 수염을 기르는 등 현지 문화에 맞추기 위해 세밀하게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유 강도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해야만 했던 많은 선교사님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건 현장의 증인으로서 사실대로 알려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수기 기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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