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교주 부부 4년 법정구속
이단 의혹 제기하자 성폭행범으로 몰아
재판부, 죄질 불량 반성 없어 중형 구형

교단 내 이단 행위를 벌여 출교당한 산위의교회 교주 부부가 사회법정에서도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재판부는 교주 부부의 죄질이 나쁘고 반성의 여지도 없어 중형을 선고했다. 산위의교회는 교단 소속 당시에도 상회인 서울동노회의 지도를 받는 것을 거부했다. 사진은 2020년 2월, 서울동노회가 산위의교회에서 이단예방교육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교인들이 반대하며 예배당 출입을 막고 있는 모습.
교단 내 이단 행위를 벌여 출교당한 산위의교회 교주 부부가 사회법정에서도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재판부는 교주 부부의 죄질이 나쁘고 반성의 여지도 없어 중형을 선고했다. 산위의교회는 교단 소속 당시에도 상회인 서울동노회의 지도를 받는 것을 거부했다. 사진은 2020년 2월, 서울동노회가 산위의교회에서 이단예방교육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교인들이 반대하며 예배당 출입을 막고 있는 모습.

지난 11월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김길호 판사)은 무고 혐의로 기소된 산위의교회 교주 부부 이○○ 씨와 이○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이 씨 부부의 핵심 측근 오○○ 씨에게도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피고인들의 형량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무고 혐의로 징역 4년에 법정구속을 선고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원고들은 물론 이 재판을 주목했던 이들조차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다수의 이단 관련 사건에 참여했던 박기준 변호사(법무법인 우암)는 “무고 혐의로 징역 4년에 법정구속까지 한 사례는 보기 드물다. 게다가 피고들이 전과도 없고, 이○○ 씨는 검찰수사관 출신이기도 하다”면서, “재판부가 피고들의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청년들을 미혹해 아버지와 삼촌을 고소하게 한 것은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게 했고 가정의 평안을 깨뜨렸다. 이런 점을 고려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천국 문을 여는 열쇠를 가진 선지자’, ‘직통계시를 받는 선지자’를 자처했던 이○○ 씨와 이○ 씨를 구속하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의 연속이었다. 검찰이 이 씨 부부 등을 기소한 때가 2021년 7월 15일이다.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무려 10번이 넘는 공판을 치렀다. 양측에서 출석한 증인과 진술인만 해도 원고들 포함 스무 명에 달했다. 게다가 이 씨 부부는 헌법재판관 출신 변호사 이른바 전관을 선임하며 재판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들을 친족 성폭행범으로 몰아넣은 이 사건을 엄중히 다뤄 이 씨 부부와 측근에게 강력한 징계를 내렸다. 

강요와 유도로 만들어낸 거짓 기억

이 씨 부부와 오 씨는 아버지를 친족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던 최 씨 자매와 삼촌을 친족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윤 양에게 거짓 기억을 주입한 무고 혐의로 기소됐다. 따라서 재판의 쟁점은 거짓 기억을 실제로 주입했는지 여부였다.

본지는 2019년~2020년 산위의교회 취재 당시 이 씨 부부의 세뇌에서 벗어난 최 씨 자매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당시 이○ 씨와 오 씨는 둘째 최 양이 고3 때 2~3번 화상채팅을 한 것을 빌미 삼았다.

최 양에 따르면 이 씨와 오 씨는 “화상채팅은 단타로 나온 결과물이 아니라며 성관계 한 적이 없냐고 물어봤다”며, 자잘한 일탈을 확대 해석해 자신을 다그쳤다고 한다. 특히 이들은 “지금 회개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 성적 수치를 드러내야 한다”며, 최 양의 신앙심을 이용해 성폭행을 당했다는 거짓 기억을 투입했다고 한다.

최 양이 성폭행을 당한 적 없다고 말하면 이 씨와 오 씨는 교만하다며 최 양을 질타하며 ‘기억 떠올리기’ 숙제를 내줬다. 피고들의 강요, 유도, 압박을 이겨내지 못한 최 양은 결국 유년 시절 작은아버지와 큰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했고, 급기야 아버지 최 장로에게도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피고들은 최 양에게 변호사를 소개해주며 아버지를 고소하게 했다.

재판부는 피고들의 강요와 유도에 의해 청년들이 아버지와 삼촌을 고소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의 성상담과 사역에서의 강압적이고 집요한 태도와 성상담 방식과 그 과정 등을 모두 더하여 보면 최 씨 자매 등은 피고인들의 유도와 암시, 강요에 의해 허위의 성폭행 피해를 만들어낸 것으로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피고들이 최 씨 자매와 윤 양이 성상담 중 이야기한 성폭행 피해가 허위임을 충분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최 씨 자매와 윤 양에게 아버지와 삼촌을 고소하게 한 행위를 무고죄라고 인정한 것이다.

이단의혹 제기하자 성폭행범으로 몰아

피고들의 무고로 큰 피해를 당한 최 씨 자매의 아버지 최 장로와 윤 양의 삼촌 김 선교사는 공통점이 있다. 두 사람은 산위의교회 사역에 대해 이단 의혹을 제기한 인물이다.

최 장로는 2015년경 이 씨 부부에게 영향을 끼친 서산 송 모 권사의 집회에 대해서 이단성을 제기한 데 이어, 산위의교회 사역에 대해서도 이단 의혹을 제기했다. 김 선교사 또한 산위의교회의 사역과 성상담에 대해 이단성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그러자 피고들은 최 씨 자매와 윤 양에게 가족과 단절을 지시했고, 아버지와 삼촌을 친족 성폭행범으로 고소하게 해 원고들을 극악무도한 자로 만들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반성하지 않은 피고들의 태도도 양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피고들은 다수의 원고와 증인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변명과 부인으로 일관했다. 오 씨는 재판에 돌입하자 교주로 떠받던 이 씨 부부의 이단 행위를 매우 적극적으로 부인했다고 한다. 재판부는 피고들에 대해 “반성의 여지를 전혀 찾을 수 없다”고 일괄했다.

박기준 변호사는 “청년들을 미혹해 가족과 단절하게 하고, 이단 의혹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청년들로 하여금 형사고소를 하게 했다는 것 등은 전형적인 사이비 교주의 형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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