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그 위험한 사상의 역사〉(알리스터 맥그래스·국제제자훈련원)

〈기독교, 그 위험한 사상의 역사〉(알리스터 맥그래스)를 통해 개신교의 기원과 역사를 이해할 수 있어 유익했다. 더구나 알리스터 맥그래스(Alister E. McGrath)라는 걸출한 신학자의 글이기에 더욱 신뢰가 갔다.

저자는 “누구나 성경을 해석할 수 있다고 하는 개신교의 주장이 위험한 사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까닭에 개신교는 개혁과 갱신을 지속해 오늘에 이른 것이다. 종교개혁 당시 로마 가톨릭은 8살 된 아이를 주교로 임명하기도 했고, 성직자 중 문맹자도 수두룩했다. 사회적인 변화에 따라 성경을 번역하고 출판함으로써 종교개혁은 성공한다. 성경을 성도들의 손에 들려주고 직접 읽고 해석하게 함으로써 교회는 개혁됐다. 이후에도 쉼 없이 교회는 제도화, 게토화, 종교화됐지만 그때마다 성경과 복음의 본질적인 회복은 개신교회를 다시 살리는 기폭제가 됐다. 이런 면에서 개신교의 역사는 쉼 없이 성경으로, 복음으로 돌아가는 복음부흥운동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이것이 경건주의 운동이며 미국과 영국에서 일어난 부흥운동과 같은 맥락이라 할 것이다. 계몽주의로 인한 자유주의의 거센 도전 앞에서 구습에 젖고 제도화된 교회들은 쇠퇴했다. 그러나 복음 안에서 지속적인 개혁과 변화를 추구하는 교회들은 새롭게 일어나는 계기로 삼았다. 이 책은 오늘날 포스트모던으로 무장한 세속주의의 강력한 도전 앞에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제시한다.

이인호 목사(더사랑의교회·(사)복음과도시 이사장)
이인호 목사(더사랑의교회·(사)복음과도시 이사장)

그러나 짚어야 할 것이 있다. 책에서 잉글랜드가 청교도 공화정을 이루었다가 그들의 종교적 경직성으로 인해 다시 성공회로 회귀하게 된 부분을 읽으며 느끼는 바가 많았다. 어떤 절기도 지키면 안 된다는 이유로 성탄절에 건포도도 못 먹게 하는 청교도의 엄격성은 영국 국민이 등을 돌리게 했다. 이런 어리석음이 소위 개혁주의를 수호한다는 이들에게 종종 나타나는 실수가 아닐까? 나만 옳다고 주장하며 분쟁을 일삼는 외침이 진리를 수호하기보다, 사람들로 하여금 외면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내년 9월, 한국에서 열리는 ‘로잔 50주년 대회’는 한국교회가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는 중대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대회를 통해 온 교회(whole church)가 온전한 복음(whole gospel)을, 온 세상(whole world)에 전파하는 로잔 정신으로 하나 되어, 함께 갱신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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