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복음의 관문 백령도]

중화동교회 등 100년 넘는 교회만 4곳
한국기독교의 섬…총회 예배 기다려

한국기독교의 섬 백령도에는 섬을 지키는 10명의 목회자가 있다. 김상우 목사(가을교회), 김은호 목사(연지교회), 조정헌 목사(중화동교회), 박윤환 목사(화동교회), 김태섭 목사(두무진교회), 김병수 목사(백령중앙교회), 이봉우 목사(사곶교회), 이철 목사(진촌교회)가 한 자리에 모였다.(사진 왼쪽부터). 김주성 목사(백령한사랑교회)와 김현기 목사(장촌교회)는 다른 일정이 있어 사진을 찍지 못했다.
한국기독교의 섬 백령도에는 섬을 지키는 10명의 목회자가 있다. 김상우 목사(가을교회), 김은호 목사(연지교회), 조정헌 목사(중화동교회), 박윤환 목사(화동교회), 김태섭 목사(두무진교회), 김병수 목사(백령중앙교회), 이봉우 목사(사곶교회), 이철 목사(진촌교회)가 한 자리에 모였다.(사진 왼쪽부터). 김주성 목사(백령한사랑교회)와 김현기 목사(장촌교회)는 다른 일정이 있어 사진을 찍지 못했다.

인천항에서 228㎞, 쾌속선으로 4시간 거리. 행정구역상 인천시 옹진군에 소속되어 있는 백령도는 한국기독교 역사에서 매우 특별한 섬이다.

남한 최초의 자생교회로 1898년 세워진 중화동교회가 있고 사곶교회 진촌교회 화동교회를 비롯,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교회만 4곳이다. 섬에는 10개 교회가 있으며 이는 모두 예장합동교단 인천노회 백령시찰에 속해 있다. 선교 유적비, 담벼락에 새겨진 교회의 사진들, 곳곳에 아름답게 서 있는 예배당을 볼 때 오랜 시간 다져온 선조들의 신앙의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다. 백령도 소재 교회를 통해 배출된 목회자만 100여 명이 넘고 목회자 사모를 비롯한 중요 인물들은 부지기수다. 복음화율이 60%에 달하고 한 달에 한 번은 온 교회가 연합예배로 모여 주 안에서 하나됨을 확인하고 있다.

백령도 교회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1832년 독일의 귀츨라프 선교사가 백령도 최초 교회가 세워진 중화동을 방문해서 선교활동을 했다. 귀츨라프 선교사는 백령도에서 전도지를 전하며 복음을 전했다. 이런 성공에 고무되어 충남 고대도 선교를 했으며 주기도문을 우리말로 번역했다. 이는 1866년 영국의 토마스 선교사가 대동강변에서 한국인에게 성경을 전해주고 순교한 것보다 먼저이고, 개신교 공식 선교 시기로 인정되는 1884년 알렌 선교사의 입국보다도 반세기 빠른 것이다. 그럴 수 있는 것은 백령도의 지정학적 위치 때문인데 중국과 가깝기에 오래전부터 다양한 외항선들을 지켜보아 거부감이 적었던 탓이다.

백령도는 울릉도의 3/4 크기인 51㎢ 면적으로 하루에 돌아볼 수 있을 정도다. 백령도의 모교회인 중화동교회와 백령기독교역사관을 시작으로 몇몇 교회들을 방문할 수 있다. 여느 섬과 달리 번듯한 예배당들이 서 있고 종탑과 같은 예스러움이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어 신자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해 준다. 이밖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 사곶해변, 콩돌해변, 남포리 습곡구조, 감람암 포획 현무암 분포지, 명승 8호인 두무진, 400년 노송, 심청각, 물범바위 등 볼거리도 많다.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는 백령도의 역사적 가치를 발견, 제104회 총회에서 한국기독교의 섬으로 명명했다. 총회장을 비롯한 교단 지도자들이 유서 깊은 백령도를 찾아가 지정 예배까지 드릴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가 발발하므로 계속 연기됐다. 백령도 목회자들과 성도들은 엔데믹으로 전환된 현재 총회가 예배를 주관해 백령도의 선교적 가치를 널리 알려 주기를 바라고 있다.

한편 백령도 교회들은 한국기독교의 섬 지정 감사예배와 더불어 백령근현대사문화공원(백령바이블랜드)이 설립되기를 위해서도 기도하고 있다. 백령 바이블랜드는 백령도 중심에 위치한 담수호를 끼고 29만㎡ 부지 위에 4가지 주제가 한데 어우러진 테마공원을 세우는 사역이다. 백령도를 통해 전래된 기독교 선교 역사를 조명하는 ‘범선공원’, 호수길을 아름답게 꾸민 플라워가든과 화훼체험관으로 이루어진 ‘화훼공원’, 다양한 미로를 통해 진리 탐구의 길과 시간여행의 길이 꾸며지게 될 ‘미로공원’, 멋진 자연과 문화가 한데 호흡하는 호수공연장과 옛 포구와 전통시장을 재현한 ‘호수공원’이 그것이다.

박윤환 목사가 총회에 한국기독교의 섬 지정 감사예배를 드려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박윤환 목사가 총회에 한국기독교의 섬 지정 감사예배를 드려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기독교의 섬 지정식 애타게 기다린다”

인터뷰/ 백령시찰장 박윤환 목사

“총회가 혜안을 가지고 선포한 ‘한국기독교의 섬’ 지정 예배를 조속한 시일 내에 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백령시찰장 박윤환 목사(화동교회)는 “제104회 총회의 결의에 감사하며 이제 엔데믹 상황으로 들어선 만큼 총회 지도자들이 백령도를 방문해 예배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 목사는 “이미 총회가 한국기독교의 섬 지정을 결의했듯이 백령도는 여러모로 특별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첫째 귀츨라프와 토마스 선교사가 다녀갔으며, 남한 최초의 자생교회인 중화동교회가 일찍이 설립됐다. 그 영향으로 백령도 모든 마을에 10개의 교회가 설립됐으며 7개는 조직교회이다. 둘째 전국에서 가장 복음화율이 높은 지역은 인천시 옹진군으로 41.9%이며 백령도만 따질 때 절반이 넘는 이들이 기독교인이다. 마을에 따라서는 90%의 주민이 신앙을 갖고 있다. 셋째 백령도 교회들로부터 배출된 수많은 교회 지도자들이 교단과 한국교회 선교에 큰 족적을 남겼다.

박윤환 목사는 “당장 올가을이라도 예배를 드려주면 좋겠다”면서 “이를 통해 백령도 성도들이 큰 자긍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또 그는 “기념 예배와 더불어 백령도 선교 역사 가치를 드러낼 수 있는 기념비나 조형물이 세워져 성도들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복음 전래의 소중함을 일깨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총회사회복지재단 소속인 백령도노인요양원.
총회사회복지재단 소속인 백령도노인요양원.

15년간 백령도 및 인근 도서 노인 섬김 최선 다해

진촌교회 매년 6000여 만원 헌신

백령도에는 총회사회복지재단 소속으로 노인요양원이 운영되고 있어 교단과의 거리감이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2009년 7월 개관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는 백령도노인요양원(원장:이철 목사)은 백령도와 인근의 대청도, 소청도 거주 노인 가운데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으로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기 어려운 이들을 돕기 위해 지어졌다. 요양원은 건립 당시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가 3억원을 지원했으며 지금도 법인이사 대표로 총회장 권순웅 목사가 등재되어 있다.

요양원에는 입소 어르신 16명과 이들을 돌보는 사무국장, 간호조무사,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조리원, 위생원 등 총 12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인지기능 개선, 건강체조, 소고 찬양, 미술 활동, 산책, 절기음식 만들기, 예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노년의 고달픈 시간 속에서 행복을 찾고 천국에 대한 소망을 품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입소 노인들은 그들이 나고 자라서 자녀들을 키우며 세월을 보낸 백령도를 떠나지 않고 노후를 보낼 수 있어서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 자녀들의 입장에서도 부모님을 섬 안에서 모실 수 있기에 안정감을 가지고 생계에 전념할 수 있다.

그러나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섬에서 요양원을 운영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다. 요양원 운영을 위해 백령도 진촌교회(이철 목사)가 매년 6000여 만원의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데 섬 교회로서 만만치 않은 액수다. 지금까지 요양원이 운영되어 온 것은 진촌교회의 헌신이 바탕이 됐으며 백령도 형제교회들의 후원과 위로 방문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백령도노인요양원 원장 이철 목사는 “15년 넘게 사명감을 가지고 지역 사회 어르신들을 섬겨왔다”면서 “시간이 갈수록 건물 유지 보수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게 되어 총회가 요양원 운영에 관심을 갖고 기도와 아낌없는 지원을 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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