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다음세대목회부흥운동본부(본부장:이성화 목사)가 4월 6일 주다산교회에서 개최한 ‘저출산 극복을 위한 개혁주의 신학포럼’에서는 저출산 문제를 바라보는 기존의 문화-사회학적 관점을 넘어 신앙인으로서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기 위한 신학적 고찰이 이어졌다. 우리가 마주한 현실의 벽 앞에서 세상의 논리가 아닌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극복을 향한 기초를 쌓는 시간이었다. <편집자주>

“생육하고 번성하는 출산의 가르침을 지키는 것은 비단 사회적 시스템의 유지를 위한 소극적인 대안 정도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성취를 위해 교회가 가정과 다음세대, 사회 전체 가운데 하나님의 복음의 빛을 어떻게 전달해 갈 것인가에 대한 총제적인 답변이어야 한다.”

‘생육하고 번성하라’ 명령의 의미는
저출산 문제에 대한 성경적 가르침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그리고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구절이 있다. 바로 창세기 1장 28절에 나오는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이다. 이에 대해 김희석 교수(총신신대원 구약신학)는 “구약성경에 나타나는 ‘생육하고 번성하라’라는 창조명령의 구절은 사람이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낳는 출생의 행위가 단순한 숫자적인 번성이 아니라 피조세계 가운데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 하나님의 통치를 구현해 나가는 매우 중요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나라를 완성하는 데 있어서 피조물들이 생육하고 번성하기를 원하시며, 그들을 통해 영광 받으시기를 원했다.

여기에서 다른 피조물들과 사람을 향한 명령에는 차이가 있는데, 사람의 경우 ‘생명력의 충만’이라는 함의에 더해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라는 명령이 덧붙여져 있다는 것이다. 그는 바로 이 점에서 ‘생육하고 번성한다’라는 것이 하나님을 닮은 존재로서 사람이 세상을 다스리게 하시려고 남자와 여자가 가정을 이루게 하신 하나님의 계획임을 알 수 있다고 피력하며 “나아가 그 가정에서 자녀가 태어나고 그들이 번성하면서 그들을 통해 하나님의 왕국이 이뤄지고, 그 하나님께 경배하며 영광을 돌리는 일이 이뤄지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가르침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을까. 김 교수는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으로 존재하는 가정됨의 가치를 세우고, 그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해 가정에 자녀를 주심을 강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교회가 가정 및 다음세대의 존재에 대한 필요를 분명하게 부각하면서 그에 대한 신학적, 사회적 가치를 제시하고, 구조적 실천이 가능하도록 사회적 기반을 형성하는 데 이바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결혼·가정 오해 구절 바로잡아야”
신약성경에는 출산을 장려하는 분명한 메시지가 없다. 오히려 결혼과 가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지니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구절이 꽤 존재한다. 

이풍인 교수(총신신대원 신약신학)는 “이런 구절들이 지닌 의미와 당시 배경에 대해 바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제자로서 부모를 버리고 예수를 따르는 것(눅 14:26)이나 천국을 위한 고자에 관한 예수의 언급(마 19:12), 결혼하지 않은 자들을 향해 “그대로 지내는 것이 좋다”는 바울의 권면(고전 7:40) 등 오해를 불러오는 구절은 당시 상황의 긴박성으로 인해 주어진 명령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예수의 경우 공생애 3년 동안 하나님 나라를 전파할 제자들을 세우는 것이 중요했고, 바울은 머지않아 환난이 주어질 것(고전 7:26)을 염려해 주님을 위해 더 나은 쪽을 선택하라고 권면했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 재림이 지연된 시기를 사는 오늘날 성도 각자가 삶에 어떻게 적용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라 할 수 있다”며 이 땅에서의 삶에서 하나님 나라를 성취하고 이뤄야 하는 우리들의 삶에 적용하는 데 있어서 시대 차이와 시간관의 차이 등을 인식하면서 볼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예수의 가르침 안에 △결혼 모티프의 빈번한 사용 △이혼에 대해 부정적 입장 △어머니에 대한 염려 등 여러 곳에서 결혼과 가정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고, 바울의 경우에도 △교회를 그리스도의 신부로 묘사하고 △구체적인 가정생활 지침을 제시하고 △교회를 섬길 직분자의 자질로 온전한 가정생활을 포함시키고 △영지주의적 경향을 띤 이단들의 생각을 반박하며 출산을 권장하는 것 등을 통해 그가 결혼과 출산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목회자들은 결혼과 가정에 대한 부정적 오해를 불식시키고 중요한 내용으로 권장되고 있다는 사실을 성도들에게 특히 결혼을 앞둔 청년들에게 가르칠 필요가 있다. 이런 구절들이 지닌 의미에 대해 바르게 이해하면 결혼과 가정에 대한 균형 있는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교회가 건강한 가정을 소망하도록 용기를 주는 일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구약과 신약 연결하는 ‘출산’의 가치
구약과 신약에 나타난 결혼과 가정에 대한 가르침을 바르게 이해할 때, 결국 “출산은 선택이 아닌 의무이자 축복”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라영환 교수(총신대 조직신학)는 구약과 신약을 연결하는 말라기와 마태복음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구약을 마무리하는 말라기의 마지막 구절인 4장 6절은 아버지와 아들이 돌이켜 하나님의 언약을 계승할 것을 말하고 있으며, 마태복음 1장에 나오는 족보의 핵심은 ‘낳고’이다. 다시 말해 구약의 마지막과 신약의 처음이 출산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라 교수는 “결혼과 출산은 하나님의 언약공동체가 하나님의 구원역사를 계승한다는 의미가 있다. 생물학적인 번성 혹은 출생의 연속을 통해서 하나님의 구속 역사가 이루어진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출산을 인구학적인 측면을 넘어서 구속사의 연속이라는 관점에서 보기를 조언했다. 그는 “출산은 구약에서 종결되지 않고 신약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의무”라면서 “하나님의 구속 역사를 이어가기 위해 헌신하는 것이고, 하나님의 자녀를 키우기 위해 헌신하는 것이다. 출산은 전도와 선교의 의무에 방불하는 그리스도인의 기본적인 의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위해 교회는 성도들이 자녀를 낳고 양육하는 일의 소중함을 인식하도록 그리고 부모들이 책임감과 긍지를 기를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하며, 성경이 말하는 출산의 의미 그리고 이것이 왜 축복인지 알 수 있도록 교육할 것을 권면했다. 그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가 갖는 출산과 양육에 대한 두려움을 이해하고 그 문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일에도 교회의 역할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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