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 휩쓸린 교회들, 복구 힘쓰며 새 출발 다짐

“여러분의 사랑이 회복의 희망이었습니다”

지난 9월 6일 태풍 힌남노는 경주 포항 영덕 등 경북 지역을 직격했다. 특히 포항시는 냉천이 범람하며 침수피해와 인명피해가 발생해 큰 슬픔에 빠졌다. 총회 산하 경동노회와 경안노회 소속 10개 교회들도 재난을 당했다. 3개월이 지난 현재, 피해 교회 중 5곳만 복구공사를 마쳤다. 나머지 교회들은 임시방편이 아닌 온전한 복구공사를 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제방복구 공사를 하고 있는 냉천 앞에서 경동노회 서기 강정태 목사와 노회장 장성진 목사가 박성렬 문성호 천영길 황규환 김호진 김은한 목사(사진 왼쪽부터)를 만나 온전한 복구와 회복을 다짐하고 있다.
지난 9월 6일 태풍 힌남노는 경주 포항 영덕 등 경북 지역을 직격했다. 특히 포항시는 냉천이 범람하며 침수피해와 인명피해가 발생해 큰 슬픔에 빠졌다. 총회 산하 경동노회와 경안노회 소속 10개 교회들도 재난을 당했다. 3개월이 지난 현재, 피해 교회 중 5곳만 복구공사를 마쳤다. 나머지 교회들은 임시방편이 아닌 온전한 복구공사를 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제방복구 공사를 하고 있는 냉천 앞에서 경동노회 서기 강정태 목사와 노회장 장성진 목사가 박성렬 문성호 천영길 황규환 김호진 김은한 목사(사진 왼쪽부터)를 만나 온전한 복구와 회복을 다짐하고 있다.

포항 시내를 가로지르는 냉천은 조용히 영일만으로 흐르고 있다. 지난 여름 붉고 거대한 강물이 흘렀다는 것이, 가로막은 것들을 모두 휩쓸고 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당시의 재난을 증명하듯, 냉천 제방은 부서지고 무너진 흔적이 가득하다. 냉천과 신광천이 합류하는 중상류부터 영일만과 만나는 하류까지, 7킬로미터에 이르는 제방 곳곳은 무너져 있고 포대자루들이 놓여있다.

냉천을 보면서 박성렬 목사는 “평소에는 이렇게 물이 거의 흐르지 않는 건천과 다름없다. 이 물이 넘쳐서 아파트 주차장으로 쏟아졌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오천제일교회에 시무하고 있다. 아파트 주차장에 갇혔다가 생존한 김은숙 집사가 출석하는 교회다. 선교사를 꿈꾸던 박 집사의 아들 주영이는 소천했다.

박성렬 목사는 어제 일처럼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아파트로 달려갔다. 주차장 입구까지 물이 가득 차 있어서 도저히 살아나올 수 없는 상태였다. 김 집사님이 나오셔서 너무 감사했다. 하지만... 가장 힘들었다.”

힌남노의 상처, 아직 회복 중

포항과 인근 지역이 태풍 힌남노에 휩쓸린 지 3개월이 지났다. 경동노회(노회장:장성진 목사) 소속 9개 교회도 폭우와 강풍으로 피해를 입었다. 피해를 입은 교회들의 복구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12월 1~2일 포항과 영덕 지역을

오천제일교회는 예배당 누수와 침수 피해, 무엇보다 성도가 소천하는 아픔을 겪었다. 노회장 장성진 목사가 시무하는 큰숲교회와 오천사랑의교회(유광하 목사)도 지하실과 사무실 창고 등의 침수 피해를 입었다. 예배당 1층과 사택이 완전히 물에 잠긴 신포항교회(천영길 목사) 예배당 침수와 강풍으로 인한 파손까지 발생한 장길교회(김은한 목사) 벌써 4번째 예배당 침수 피해를 당한 양북교회(황규환 목사) 심각한 누수로 예배당 보강공사가 필요한 영천중문교회(문성호 목사) 그리고 1차 피해조사에서 누락된 창성교회(김호진 목사)도 지붕 누수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

피해를 입은 교회 중 큰숲교회와 오천제일교회만 자력으로 복구할 여력 있다. 오천제일교회는 4500만원을 들여 복구를 완료했다. 박성렬 목사는 예배당 복구도 중요했지만 슬픔과 충격을 받은 성도들의 마음을 보듬는 일에 힘쓰고 있다. 박 목사는 “(아들을 잃은) 김 집사님이 어려운 가운데에서 하나님을 뜻을 찾으며 믿음생활을 잘 하고 계신다. 남편이 간경화말기였는데 회복되어 교회에 출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외에 7개 교회는 자력으로 복구가 어려운 형편이다. 당회가 있는 조직교회들도 농어촌 지역에 위치해 있고, 성도 대부분이 70대 이상이다.

임시방편 아닌 온전한 복구를

문제는 또 있다. 피해를 당한 예배당들은 건물 노후화로 누수와 침수 피해가 있었다. 그동안 임시방편으로 보수만 하다가 힌남노 태풍을 맞았다.

양북교회와 영천중문교회 예배당이 노후화가 가장 심각하다. 양북교회는 예배당 옆으로 흐르는 대종천이 범람할 때마다 침수피해를 입었다. 황규환 목사는 2007년 부임해서 4번이나 예배당 침수를 당했다. 황 목사는 “지역의 아이들을 위해 예배당 지하에 무료공부방을 만들었다. 2016년 침수됐을 때 복구했는데, 2018년 완전히 침수돼 책과 물품을 모두 버리고 공부방 운영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예배당 종탑과 천장에서도 비가 샌다. 2012년 수리를 했지만, 이번 태풍에 다시 누수 피해를 입었다.

영천중문교회 예배당 상황도 심각하다. 문성호 목사는 “지붕 누수 문제로 이번 태풍이 오기 전에 수리를 했다. 하지만 폭우를 감당하지 못했다. 예배당 안으로 비가 줄줄 흘렀고, 기둥까지 보강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경동노회 서기 강정태 목사(하늘샘교회)는 “비가 새도 임시방편으로 수리해서 예배를 드려야 하는 것이 농어촌 교회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70대 이상 노인만 있는 농어촌 교회는 예배당을 온전히 수리할 재정도 없고, 목회자를 도와 직접 공사를 할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강 목사는 “그래서 시골 교회들은 돈이 있는 만큼만 수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규환 목사와 문성호 목사는 이번 기회에 예배당을 온전히 복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북교회는 최소 3000만원, 영천중문교회는 4000만원의 공사 견적서를 받았다.

원황중앙교회 김수진 목사(사진 오른쪽)는 2019년 가을 태풍피해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그리고 힌남노 태풍까지 연이어 충격을 받았다. 김 목사를 지지해 준 것은 경안노회장 박상렬 목사와 동료 목회자들, 총회와 전국 교회의 지원이었다. 김 목사는 지붕과 외벽 공사를 마친 예배당에서 새 사역을 꿈꾸고 있다.
원황중앙교회 김수진 목사(사진 오른쪽)는 2019년 가을 태풍피해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그리고 힌남노 태풍까지 연이어 충격을 받았다. 김 목사를 지지해 준 것은 경안노회장 박상렬 목사와 동료 목회자들, 총회와 전국 교회의 지원이었다. 김 목사는 지붕과 외벽 공사를 마친 예배당에서 새 사역을 꿈꾸고 있다.

고난 이기고 새롭게 출발한다

엄청난 피해 속에서도 새 희망과 비전을 찾은 교회도 있다. 원황중앙교회 김수진 목사와 신포항교회 천영길 목사가 그렇다.

경북 영덕에 위치한 원황중앙교회는 경안노회 소속이다. 힌남노의 강풍으로 지붕 전체가 뜯겨 날아가고, 예배당은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다. 2015년 40대 초반에 부임한 김수진 목사(총신신대원 98회)는 열심히 사역했다. 지역의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고 유니폼을 입혀 풋살장에서 경기를 치렀다. 원앙초등학교 전교생 30명 중 20명이 원황중앙교회에 출석할 정도였다. 노인만 남은 원항2리 100여 가구들을 찾아다니며 방충망을 갈아주고, 엘이디(LED) 전등으로 교체해 주며 복음을 전했다.

마을을 변화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와 예배당이 발목을 잡았다. “2019년 직접 예배당 공사를 하다가 회전전기톱에 손을 다쳤다. 곧이어 코로나로 주일학교마저 무너졌다. 정말 낙심이 컸다. 그대로 주저앉고 싶었다.”

힌남노 태풍 피해액은 날아간 지붕 철거비를 포함해 4000만원에 달했다. 이 현실은 김수진 목사를 무너뜨릴 뻔 했다. 그를 붙잡아준 것은 노회장 박승렬 목사와 동료 목회자들이었다. 박 목사는 건축기술을 익혀 어려운 교회를 다니며 예배당을 수리해 주는 사역을 펼쳐 왔다. 박 목사는 9월 23일부터 공사를 시작해 11월 9일 지붕은 물론 외벽 공사까지 마쳤다. 총 공사비는 1300만원. 튼튼한 예배당 앞에서 김 목사는 다시 힘을 냈다. 주일학교를 다시 일으키고 귀농귀촌사역으로 마을을 새롭게 하는 사역을 꿈꾸고 있다.

박승렬 목사는 부친에게 배운 신조 ‘네가 가진 것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기쁨을 준다면 그 수고를 아끼지 말라’를 언급하며, “내가 수고한 것은 없다. 원황중앙교회를 돕기 위해 노회의 모든 교회들이 십시일반 지원했다. 이번 일로 우리 노회원들이 하나로 연합해서 무엇보다 기쁘다”고 말했다.

“총회와 전국 교회에 감사하다”

신포항교회도 서울광염교회 송내사랑의교회 개미건축선교회 등 교회와 단체들의 지원으로 예배당 복구를 마쳤다. 신포항교회는 예배당 1층과 사택이 완전히 침수된 상황에서도 수해를 당한 주민들과 이웃들을 섬기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천영길 목사는 “총회와 전국의 많은 교회들에게 정말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 사랑을 지역과 이웃에게 흘려보내는 교회가 되겠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본지 11월 8일자 온라인뉴스 ‘절망 속에서 교회다움 찾은 신포항교회’ 참조

경동노회장 장성진 목사는 수해 발생 직후 총회와 임원들에게 피해 상황을 알리고 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서기 강정태 목사(하늘샘교회)는 본지와 협력해 발 빠르게 피해 상황을 전국에 알렸고, 피해 교회들이 위로를 얻고 지원을 받도록 힘썼다. 임원들의 노력 덕분에 총회장 권순웅 목사는 107회 총회 현장에서 태풍피해 교회들을 위한 특별헌금을 드리도록 했고, 총회 파회 후 총회임원들이 직접 포항을 찾아 피해 교회 목회자들을 위로하고 지원금을 전했다.

노회장 장성진 목사는 총회와 교회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총회와 전국 교회에 큰 빚을 졌다. 이번에 받은 사랑과 지원을 앞으로 어려움에 처한 교회들을 도우면서 갚아나가겠다. 여러분의 기도와 지원으로 피해 교회들은 물론 우리 노회가 용기와 희망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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