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ㆍ폭우로 예배당 파손 심각한데다 성도 목숨 잃는 사고까지 발생
경동노회 경안노회 등 긴급 대책 나서 … 전국교회 사랑의 손길 필요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강타한 가운데, 상륙한 태풍의 진로 위에 있던 경북 일대의 교회들이 큰 인명과 재산피해를 당했다.

경동노회(노회장:장성진 목사)에 따르면 9월 7일까지 보고된 산하 교회들의 피해 사례는 총 8건에 이른다. 특히 포항에서 벌어진 침수 사태로 목숨을 잃은 피해자들 중 교단 산하 교회에 출석하는 성도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포항 오천제일교회당에 쏟아져 들어온 빗물을 교우들이 퍼내는 중이다.
포항 오천제일교회당에 쏟아져 들어온 빗물을 교우들이 퍼내는 중이다.

포항시 남구 오천읍에 있는 오천제일교회(박성렬 목사)에는 9월 6일 포항시 인덕동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사고로 인해 2명의 성도가 실종됐다는 소식이 전해져, 박 목사와 교우들은 애타는 마음으로 구조결과를 기다렸다.

지하주차장에 세워둔 차를 옮기러 갔다가 실종된 아파트 주민들 중 2명의 성도는 50대인 어머니와 중학생 아들이었는데, 어머니는 기적적으로 생존해 구조됐지만 아들은 결국 시신으로 발견됐다. 박성렬 목사는 “어머니는 주일학교 부감을 맡아 활동적으로 섬겨온 분인데다, 평소 가족 간에도 주변에 부러움을 살 정도로 정이 깊었던 때문에 안타까움이 크다”고 말한다.

게다가 오천제일교회는 예배당 지붕에 떨어지는 빗물을 지상으로 흘려보내는 우수관의 파괴로, 폭우가 건물 안까지 들이치는 바람에 예배당 교육관으로 쓰는 1층과 모자실로 사용하는 3층이 침수되는 피해까지 겪었다. 2층 본당 일부에도 물이 새는 상태여서 복구에 어려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경북지역 교회들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인근에 설치된 제방이 파손되어 예배당과 사택을 포함한 마을 일대가 온통 물에 잠긴 신포항교회의 피해 광경.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경북지역 교회들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인근에 설치된 제방이 파손되어 예배당과 사택을 포함한 마을 일대가 온통 물에 잠긴 신포항교회의 피해 광경.

포항시 남구 대송면의 신포항교회(천영길 목사)는 인근의 제방이 터지는 바람에 마을 전체가 재난을 겪는 가운데 교회당과 사택 역시 침수 피해를 입었다. 특히 교회당 1층의 교육관과 식당은 물론 사택의 물건들이 죄다 물에 잠기면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천영길 목사는 “집안에 물높이가 순식간에 가슴 높이로까지 차오르면서 큰 공포를 느꼈다”고 위기의 순간을 설명했다.

교회용 승합차량마저 물에 잠겨 못쓰게 된데다, 마을 일대에 정전까지 발생해 꼼짝하지 못하는 상태가 된 천 목사 가족은 급하게 교우 가정으로 피신해 머물러야 했다. 하지만 마을 전체가 피해지역이 되면서 오갈 데가 없어진 주민들 상당수 교회로 대피해오는 바람에 천 목사는 다시 이재민들과 함께 예배당에서 생활하는 중이다.

포항시 남구 장기읍의 장기제일교회(황봉수 목사)도 건물 누수현상으로 본당에 빗물이 들어찼으며, 사택과 지하는 장기천이 넘치며 흘러들어온 물로 인해 침수되고 말았다. 교회당 간판까지 강풍으로 일부 파손되는 바람에 손봐야할 데가 한두 곳이 아니다. 특히 기도실과 식당으로 사용해온 지하실의 침수로 입은 피해가 크다.

황봉수 목사는 “생전 처음 겪는 재난 상황에 다들 어쩔 줄 몰라 하는 중”이라면서 “다행히 인근 해병대부대원들의 도움으로 긴급 복구는 마쳤지만 앞으로 헤쳐 나갈 일이 큰 문제”라고 토로한다.

또한 포항에서는 북구 용흥동의 포항큰숲교회(장성진 목사)와 남구 오천읍의 오천사랑의교회(유광하 목사)가 교회당 지하가 물에 잠기는 피해를, 남구 구룡포읍의 장길교회(김은한 목사)가 교회당 외벽과 지붕이 파손되는 피해를 각각 입었다.

포항큰숲교회의 경우는 폭우로 인해 교육관 지하 200평 공간이 물에 잠겼다. 이 공간은 평소 사무실 체육시설 기계실 창고 등으로 활용하고 있어서 비품 손상도 심각한 편이다. 다른 교회들에 비해 교세는 큰 편이지만 본당 건축을 마친지 얼마 안 돼 대출금 부담이 남아있는 상황이어서, 복구가 수월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천사랑의교회 경우도 기도실과 비품창고로 사용하는 지하공간에 물이 들어차 어려움을 겪었다. 인근 냉천에서 범람한 물줄기가 예배당으로 쏟아져 들어오며 손써볼 겨를도 없이 피해를 당한 것이다. 더욱이 오천사랑의교회는 지난 태풍 때도 교회당 종탑이 쓰러지는 사태를 겪은바 있어, 연이은 재난에 시름이 깊다.

장길교회의 경우는 강풍에 교회당 외벽 일부가 떨어져나가고, 낡은 지붕마저 파손되면서 새어든 빗물로 예배당 1층이 물에 잠기는 총체적 시련을 겪었다. 대부분 노인인 성도들 30명가량이 전부인데다, 그마저도 각자 태풍 영향으로 가옥과 전답 침수피해를 겪고 있어서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형편이다.

포항 이외에 경동노회 지역에서는 경주 영천 등지에서도 태풍 피해 교회들이 속출했다.

경주 양북면 소재 양북교회(황규환 목사)가 불어난 빗물로 건축한 지 35년 된 예배당이 침수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식당과 창고 그리고 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공부방으로 사용하던 지하 공간이 이 때문에 완전히 물에 잠기고 말았다. 특히 공부방의 경우는 교인이 10명 남짓한 교세에도 불구하고. 리모델링으로 시설까지 정비하며 정성을 들였던 사역이라 상심이 크다.

영천중문교회는 강풍으로 예배당이 심하게 파손되며 새들어오는 빗물 때문에 물받이 그릇들을 곳곳에 받쳐두고 있다.
영천중문교회는 강풍으로 예배당이 심하게 파손되며 새들어오는 빗물 때문에 물받이 그릇들을 곳곳에 받쳐두고 있다.

영천시 문외동 소재 영천중문교회(문성호 목사)는 태풍으로 방수시설과 배수관 등이 훼손되면서 예배당 안으로 많은 빗물이 새들어왔다. 태풍 후에도 연일 비가 쏟아지면서, 며칠 사이 벽 사이 틈이 벌어지고, 곰팡이가 피는 등 상태가 나빠지고 있다.

영천중문교회에는 22년 전 예배당을 건축하며 발생한 부채가 지금까지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때문에 세월이 흐르면서 건물에 이런저런 문제가 생겨도 손을 대지 못해오다, 더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게다가 3년 전 부임한 문성호 목사마저 대장암이 발병해, 안팎으로 더욱 수심이 깊어졌다.

문성호 목사는 “당장 어떻게든 예배하고 목회를 이어가야 해서, 여기저기 물받이 그릇들을 놓아둔 채로 생활하고 있다”면서 “어떻게든 교회를 다시 살려보자는 마음으로 15명의 성도들과 함께 주변의 도움 속에서 열심히 사역하고 있지만 요즘은 너무 힘에 부친다”고 토로한다.

한편 경안노회(노회장:박성렬 목사) 지역에서는 영덕군 병곡면 소재 원황중앙교회(김수진 목사)가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9월 6일 교회당 지붕이 날아가는 재난을 당했다.

고래불해수욕장 인근에 자리 잡은 원황중앙교회는 건축한지 50년이 넘은 예배당의 노후화가 염려되어 최근 예배당 지붕 보강공사를 한 바 있었다. 하지만 초속 30m에 이르는 강풍이 9월 5일 밤부터 계속 불어대면서, 결국 다음날 아침 7시반 경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지붕 절반가량이 뜯겨나가고 만 것이다.

“밤새 건물이 들썩이는 소리에 시달리다 아침에 살펴보니, 예배당 지붕이 몹시 망가져있어서 크게 당황했다”는 게 김수진 목사의 설명이다.

영덕 원황중앙교회 예배당 지붕이 강풍으로 뜯겨나간 모습.
영덕 원황중앙교회 예배당 지붕이 강풍으로 뜯겨나간 모습.

게다가 파손된 지붕 잔해물이 추락하면서 이웃집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을 망가뜨리는 바람에 교회에서 이를 변상해야하는 난감한 상황에도 처했다. 인명이나 다른 재산상 손상이 없고, 빗물이 교회당 안으로 들이닥치지 않아 추가 피해를 면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하지만 또 다른 태풍이 다가오기 전에 지붕 복구 작업을 서둘러야하는 김수진 목사와 교우들의 마음은 몹시 급하다.

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산하 교회들이 피해를 당한 경동노회와 경안노회는 임원회와 시찰회 차원에서 복구지원을 위해 긴급히 대책을 세우고 있다. 경동노회 서기 강정태 목사는 “워낙에 많은 교회들이 재난을 당하고, 피해 규모도 큰 편이어서 난감한 상태”라면서 총회와 전국교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한편 소식을 접한 총회구제부(부장:나은영 장로)와 교회자립개발원(이사장:이현국 목사) 등에서 조만간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 피해 교회 후원계좌 및 연락처

장기제일교회(황봉수목사) 농협 351-1019-4077-13(장기제일교회) 010-2661-0240

신포항교회(천영길목사) 농협 717018-51-065851(신포항교회) 010-2350-2385

양북교회(황규환목사) 농협 351-0088-9208-83(양북교회) 010-2828-3959

오천제일교회(박성렬목사) 신협 09173-12-000111(오천제일교회) 010-2884-2239

오천사랑의교회(유광하목사) 새마을금고 9002-1797-8308-1(오천사랑의교회) 010-4531-0824

장길교회(김은한목사) 농협 351-0994-5520-53(장길교회) 010-7374-2292

큰숲교회(장성진목사) 대구은행 504-10-368781-0(큰숲교회) 010-3381-0675

영천중문교회(문성호 목사) 대구은행 504-10-386676-6(영천중문교회) 010-4452-2876

원황중앙교회(김수진 목사) 농협 715051-51-006743(원황중앙교회) 010-8753-7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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