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목사(청암교회)

성경은 자녀의 신앙교육 책임이 부모에게 있다고 가르친다

부모에게 좋은 영향 받은 학생들이 신앙생활과 학업에 성공한다는 연구조사 결과 나와 
부모들을 신앙교육의 구경꾼으로 방치하지 말고 자녀들 영적 양육의 책임자로 세워야

미국 신문 스타 텔레그램(Star Telegram)에서 미국 테렌카운티에 살고 있는 고3 학생들 중에서 학교 성적 상위 20% 안에 드는 학생을 대상으로 리서치를 했다. 이른바 ‘학업 성적 상위권 학생들의 삶은 무엇이 다른가’에 대한 연구 조사였다.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첫째로, 성적 상위권 학생들은 신앙생활을 잘하고 있었다. 둘째로, 그 영향력은 바로 부모였다. 청소년들은 자신의 인생 최고의 상담가를 부모라고 답했고, 삶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존재는 부모라고 무려 70%나 응답했다. 셋째로, 식구들 사이의 유대 관계가 좋았다. 41%의 학생들이 매일 가족과 함께 식사를 했다.

스타 텔레그램의 리서치 결과에서 돋보이는 부분은 바로 ‘신앙생활을 잘하는 학생들은 부모에게 좋은 영향력을 많이 받았다’는 점이다. 공부를 잘하고, 삶의 태도가 좋은 학생들 역시 부모와 관계가 매우 좋았다고 답변했다. 결국 자녀들의 신앙과 삶에 최고의 영향력은 부모에게서 나온다는 사실을 데이터는 정확히 지적하고 있다.

미국 노틀담대학교의 교수 크리스천 스미스(Christian Smith)는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서 미국 전역의 청소년들과 청년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특별히 신앙심이 좋은 아이들부터 신앙심이 전혀 없는 아이들까지 등급 구분을 했고, 그 아이들의 삶의 모습이 신앙과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지를 조사했다.

스미스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믿음이 좋은 학생들의 경우 미디어 시청 시간이 짧았고, 건전한 성의식이 있었으며, 일탈행위가 별로 없었고, 감정기복도 적었다. 종합해보면 삶의 긍정적 지표가 꽤 높았다.

자녀들의 신앙교육 책임은 주일학교 사역자나 담당교사가 아니라 부모에게 있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다. 영적 양육은 가정에서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자녀들의 신앙교육 책임은 주일학교 사역자나 담당교사가 아니라 부모에게 있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다. 영적 양육은 가정에서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이 연구결과에 따른 핵심 질문은 ‘왜, 신앙심이 좋은 아이들이 삶의 좋은 지표를 보였는가?’였다. 그 정답 역시 ‘부모의 영향력’이었다. 부모와 관계성이 좋은 아이들이 신앙심이 좋았고, 삶의 모든 지표도 건강하게 나타났다. 이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외출하고 식사하는 것을 매우 좋아했고, 부모에게 상담을 받으며 스스럼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결국 이 모든 것이 부모의 힘이다. 

‘왜 주일학교가 잘 안되는가?’ ‘왜 신앙의 세대 전수에 실패하는가?’ 누군가 이렇게 묻는다면, 필자는 이렇게 답할 것이다. “성경적으로 하지 않아서 그렇다.”

우리는 주일학교 시설에 많은 투자를 하고, 좋은 교역자를 청빙하고, 좋은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주일학교가 잘 되고, 아이들의 신앙이 잘 자랄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성경은 이런 방법론을 말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오히려 성경은 자녀들의 신앙에 제1 원동력이 부모라고 분명하게 말한다. 신명기 6장 4~9절을 보면, 자녀 양육에 대한 정답을 확실히 알려주고 있다.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이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너는 또 그것을 네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으며 네 미간에 붙여 표로 삼고, 또 네 집 문설주와 바깥문에 기록할지니라.”

이 말씀의 히브리어 원문을 보면 시작하는 단어가 ‘쉐마(들으라)’이다. 그래서 이 구절을 보통 ‘쉐마’라고도 부른다. 우리는 이 말씀을 주로 5월 가정의 달 설교 본문 또는 부모세미나 때 많이 활용한다. 그런데 유대인들에게 ‘쉐마’란 바로 하나님의 지상 대명령이다.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말씀 중에 말씀’인 것이다.

성경은 분명하게 말씀한다. 교회 안의 초등학생, 청소년들, 대학생들에 대한 신앙의 일차 책임을 담당교역자나 교사에게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금 어떤 아이가 교회에 나오지 않고 있다면 그 주된 책임은 교역자나 교사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부모에게 있다는 것이다. 내 자녀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섬기고 따르게 하는 것은 부모 몫이다.

우리는 그간 신명기 6장의 말씀을 크게 놓치고 있었다. 부모들이 영적으로 바로 서지 못했기에, 가정에서 전혀 자녀들의 신앙교육을 하지 못했다. 교회는 교육부서 사역을 뛰어넘어서 부모들을 전체적으로 바로 세우는 데 집중했어야 했지만, 불행하게도 그러지 못했다.

사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부모들의 삶은 너무 고단하고 힘들다. 솔직히 ‘가정에서 아이들의 신앙적인 양육까지 책임져야 하는가’라고 많은 부모들이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부모들은 좋은 교육시설과 시스템이 있는 교회를 선호했고, 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많은 대형교회들을 중심으로 주일학교를 위한 좋은 설비와 우수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실제로 어떤 교회들은 이런 방식으로 주일학교에 투자하면서 성장의 열매를 경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방법을 좇아간 한국교회 주일학교가 과연 어떤 결과를 맞이했는지를 냉정하게 돌아보아야 한다. 특히 코로나 대유행을 겪는 동안 대형교회나 소형교회를 막론하고 주일학교가 모두 처참하게 무너졌음을 부정할 수 없다. 외형적으로는 주일학교 운영방식이 몹시 현란하고 탁월해 보였을 지라도, 이런 방식만으로는 결과적으로 아이들 신앙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던 것이다. 우리는 과연 다음세대 신앙전수에 성공했는지, 아니면 실패했는지 스스로에게 물으며 정직한 답을 구해야 한다.

2021년의 시작과 함께 다음세대에 관련된 충격적 기사 2건이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이 기사들은 우리 시대 주일학교 시스템에 대해 전면 재고하게 했다.

첫 번째 기사는 2021학년도 전국 주요 신학대학교의 신입생 모집정원이 거의 다 미달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심지어 서울에 소재하는 대형 교단의 신학교들마저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는 더 이상 믿음으로 세상을 이기려고 하는 ‘주의 종’ 곧 헌신자들이 교회 안에 별로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두 번째 기사는 2021년 목회데이터연구소에서 발표한 ‘코로나 이후 청년들의 신앙에 대한 인식조사’의 결과다. 조사결과 교회 청년들의 47%는 ‘앞으로 10년 동안 교회를 더 이상 나가지 않을 것 같다’고 답변하였다. 그동안 부모에게 끌려와 억지로 교회를 다녔지만, 자신이 성인이 된 이후로는 교회 나갈 일이 없을 것이라는 청년들이 상당수이다.

바로 이 모습이 대한민국 주일학교의 현주소이다. 우리 자녀들 세대는 신앙의 홀로서기에 완전히 실패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성경에서 하라는 대로만 하면 된다. 지금이라도 부모들을 양육하고, 교육의 주체로 세워야 한다. 더이상의 신앙교육의 구경꾼으로 방치하지 말고, 부모들이 자녀들 영적 양육을 책임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미국에서 최근에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교파는 놀랍게도 이단으로 분류되는 모르몬교다. 모르몬교를 케이스로 제시하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들이 고속 성장한 원인만은 우리가 주의 깊게 살피며 참고할 필요가 있다.

1990년 800만명이 채 되지 않았던 모르몬교 교세는 2020년에 1600만명을 훌쩍 넘겼다. 40년 만에 두 배 이상의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대부분의 정통기독교 교단들이 감소세로 접어든 21세기 이후, 모르몬교는 오히려 2000년부터 2010년 사이 10년 동안 무려 45%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

퓨리서치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모르몬교의 가장 큰 특징은 가정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부모들과 자녀들이 밀접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함께 예배하며, 단란한 가정을 만들고 있다. 주일학교도 없는 모르몬교이지만 오히려 청소년과 부모 사이에 신앙 유사성이 매우 높다. 그들은 신앙의 세대 전수에 성공하고 있기에 계속 성장을 하는 것이다.

이정현 목사(청암교회)
이정현 목사(청암교회)

끝으로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지금 우리가 놓치고 있는 신앙교육의 가장 큰 핵심은 가정이고, 부모이다. 더 이상 주일학교라는 시스템에만 매이지 말아야 한다. 교회가 하나 되어서 신앙의 세대통합에 힘쓰며, 자녀들이 가정 안에서 신앙적으로 잘 양육되게끔 훈련시켜야 한다. 다음 호에서는 이에 대해 더욱 구체적인 적용 방안을 제시하겠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