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와 교제, 교회 소중함 일깨워 교회가 일상 되도록 해야
예배 회복과 소그룹 활성화, 온라인 활용 필요…이웃 구제도 교인 결속력 강화 도구
지난 2년여의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한국교회는 정부의 방역체계를 준수하는 가운데 온라인예배, 온라인심방, 온라인주일학교 등 나름의 전략으로 상황을 대처해왔다. 이러한 노력들로 교인들은 최소한의 신앙생활을 유지해 왔으나, 교인들의 신앙 약화는 막지 못했다. 당장 방역기준 완화로 대면예배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교회들에서 대면예배 출석률이 저조한 상황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맞는 여러 목회 전략들이 거론되는 가운데, 목회자들과 신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경험한 예배와 교제, 교회의 소중함을 강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온라인 예배에 익숙해진 교인들에게 대면예배의 필요성을 인식시키고, 교역자와 성도, 또 성도와 성도 간의 소통 부재를 해결하며, 침체된 주일학교 교육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방역기준을 이유로 교회 사역을 더이상 중단하거나 미룰 수는 없다는 목소리도 많다. 이 같은 의견과 제안들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기본적 교인들에게 교회가 일상이 되도록 하는 ‘위드 처치’(With Church)를 강조하고, 이를 통해 위드 코로나 상황에서 신앙의 경주가 중요한지를 일깨우는 것이다.
윤영민 목사(대한교회·총신신대원 실천신학 교수)는 “성도들이 방어적인 태도로 코로나를 피해서 교회 출석을 주저하는 것은 신앙 건강에 유익하지 않다. 교회도 전도집회나 부흥회, 기도회 등 코로나 때문에 그동안 하지 못했던 사역들을 이제는 방역안전을 도모하는 가운데 실시해야 한다”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교회 찾기를 주저했던 교인들이 다시 교회를 찾도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인들의 교회 출석을 위해서는 먼저 예배가 회복돼야 한다. 온라인예배에 익숙해진 교인들에게 대면예배 참석을 보다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찬양대와 찬양단 등도 재가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울 북가좌동 충신교회(강남우 목사)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11월부터 주일 저녁예배를 시작했다. 그전까지 주일 오후 3시에 오후예배를 드렸던 충신교회는, 교회 내 식사가 금지된 상황에서 오후예배 대신 저녁예배를 드리기 시작한 것이다. 코로나로 많은 교회들이 예배를 축소하는 상황에서, 충신교회는 반대로 예배를 강화하고 주일을 온전히 하나님께 드리자는 생각으로 저녁예배를 신설해 지역 내에서 눈길을 끌었다. 충신교회는 올해 1월부터는 주일 오후에 30∼40대 미혼 및 기혼 청장년들을 위한 젊은예배를 신설했다. 취업과 결혼, 출산, 육아로 고민하고, 어린 자녀로 인해 예배를 드리기 어려워하는 이들을 위한 예배로, 이 역시 예배를 강조하고 회복하기 위한 목적이다.
소그룹을 통한 양육과 교제도 위드 처치를 강화하는 중요 요소다. 대중집회를 부담스러워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소그룹 모임을 통해 서로의 삶을 나누고 위로와 격려를 받는 것이 효과적이고, 대면예배에 부담을 갖는 교인들도 소그룹에는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상화 목사(서현교회·한국소그룹목회연구원 대표)는 “소그룹은 교회 안에 또 하나의 유기적인 교회를 세우는 일”이라며 소그룹 활성화가 위드 처치의 중요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덧붙여 소그룹이 실효를 얻기 위해서는 소그룹 리더들이 작은 영적 공동체를 세워간다는 인식을 갖고 역량을 키워야 한다며, “단순히 ‘소그룹을 합시다’가 아니라 리더들이 목자와 아비의 심정을 가져야 하고, 인도와 섬김 스킬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담임목사와 교역자들이 리더들을 훈련시키고 준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팬데믹 중에도 다락방과 제자훈련 등 각종 소그룹을 진행해 온 홍성환 목사(이천신하교회)는 “소그룹 외에도 교인들이 최대한 교회에 자주 모일 수 있도록 행사들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계속 진행했고, 교인들의 결속력이 코로나 이전보다 더 강화됐다”며 “위드 코로나 시대에 예배나 모임에 있어 교회가 주도권을 갖고 앞서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온라인을 통한 사역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온라인을 위드 처치를 위한 도구로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온라인기도회와 온라인심방. 다니엘기도회로 유명한 오륜교회(김은호 목사)는 1월 1일부터 3월 11일까지 ‘한국교회와 함께하는 릴레이 금식 70일 구국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오륜교회 교인들은 매일 새벽 유튜브에 올라온 기도제목들을 보며 각자의 자리에서 기도하고 있으며, 교구와 부서별로 릴레이금식에도 동참하고 있다. 대한교회(윤영민 목사)도 온라인을 적극 활용해 주일예배와 수요예배는 물론 매일 새벽기도회와 금요심야기도회까지 온라인으로 송출하고 있다. 윤영민 목사는 “거리가 멀어 기도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분들이 호응이 좋다. 온라인이지만 함께 기도하며 은혜를 받고, 한 교회 성도임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과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웃들을 돕는 구제와 봉사 활동도 교회를 일상화하고 결속력을 다지는 계기가 된다. 교인들이 구제와 봉사에 직접 참여하는 가운데 기독교인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교회의 일원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홍성환 목사(이천신하교회)는 이웃 구제와 함께 위드 코로나 시대를 고려해 교회 내 코로나 확진자들을 섬기는 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홍 목사는 “식구 중 한 명이 감염이 되면 금방 가족 전체가 감염이 된다. 격리로 한 달째 일을 못해 생계를 어려워하는 가정도 있어 돕기도 했다”며 “교회가 마음을 모아 어려운 교인들을 섬길 때 한 교인임을 새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끝>
“코로나19도 다음세대 전도 막을 수 없다”
상도제일교회, 설교 만화·‘바퀴달린 교회’로 자녀와 부모에 호응
상도제일교회(조성민 목사)는 예배와 기도, 전도에 더욱 힘쓰며,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켜나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 상황 속에서 상도제일교회는 새벽예배와 주일예배에서 전해지는 ‘하나님의 말씀’을 모든 교인들이 공유하고 묵상할 수 있도록 돕는 일에 힘썼다. 먼저 담임목사인 조성민 목사가 인도하는 매일 새벽예배에는 모든 목회자와 교역자들이 참석해 새벽설교 내용을 각자 요약해 담당 교구 및 부서의 성도들에게 공유하도록 했다. 비대면예배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온라인 영상예배 참석에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을 위해서는 교인들이 사용하지 않는 테블릿PC를 기증받아 PC에 설교 영상을 담아 선물해 예배에 참여하도록 했다.
조성민 목사는 “생명의 말씀이 물이라면, 그 물을 다양한 컵에 마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회자의 일”이라고 답했다. 이를 위해 조 목사는 무엇보다 ‘어린아이부터 죽음을 앞둔 어르신들까지 모든 이들이 이해할 수 있고 감동받을 수 있는 쉽고 명쾌한 설교 준비’에 힘쓰고 있다.
이렇게 설교와 예배에 헌신하며 코로나19에 맞서며 1년쯤 지난 2021년 초, 한 초등학생이 여러 장의 종이를 들고 조성민 목사를 찾아왔다. “목사님의 설교를 만화로 그려봤어요”라고 내민 그 그림에는 조 목사의 주일설교 내용이 유쾌하게 요약돼 그려져 있었다. 조 목사는 아이에게 매주 주일설교를 그림으로 그려줄 수 있느냐고 물었고, 그 후 2021년 매주 주보에는 그 전주 주일설교 내용이 만화로 그려져 공유됐다. 그 후 해당 학생의 부모와 동생까지 합세해 그림을 애니메이션 형식으로 제작한 후 온가족이 성경 속 인물을 맡아 더빙을 해 연극으로 재창조한 만화설교 영상을 온성도가 시청하는 놀라운 일이 이어졌다. 그 덕분에 2021년 한해 상도제일교회는 부모세대와 다음세대가 함께 동일한 주일설교 내용을 나누며 다음 주일설교를 기대하는 기쁨을 누렸다.
조 목사는 “설교가 단순히 하나님의 말씀을 성도들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소통하는 관계를 통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소중한 경험이었다”며 “올해도 중요한 교회 절기와 행사에 만화설교 영상 제작을 통해 교인들과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전도도 포기하지 않았다. 교회 차량 중 하나를 선정해 커튼도 달고 조명도 부착해 카페처럼 꾸며 ‘바퀴달린 교회’로 개조했다. 이 바퀴달린 교회는 매주 인근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방문해 주일학교 학생들과 친구들을 초청해 함께 교제하고 기도하는 모임의 장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코로나19로 교회에 모여 교제할 수 없다면, 교회를 필요로 하는 곳으로 직접 교회가 찾아가면 된다는 생각의 전환은 다음세대에 한층 친근하게 다가가는 효과를 낳았다.
조성민 목사는 “교회마다 그 교회의 특성에 따라 코로나19에 대처하는 방식과 답은 다를 수 있다”며 “포기하지 않고 성도들과 그 답을 함께 찾아가는 것이 교회가 할 일”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