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목사(목장교회·기독신문 사장 대행)

개혁주의 경건 이끈 기도운동, 은혜로운동행기도회로 이어져

김상현 목사(목장교회·기독신문 사장 대행)
김상현 목사(목장교회·기독신문 사장 대행)

제106회기 총회의 역점 사업인 ‘은혜로운동행기도회’가 11월 30일 울산대암교회에서 발대식을 갖고 본격 출범했다. 기도회는 전국 14개 지역 163개 노회가 모두 참여하여 오는 4월까지 영적 물결을 일으켜 갈 것이다. 총회는 이번 기도회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가운데 교단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여 한국교회를 선도하고, 한국교회가 하나되어 한국사회에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원할 계획이다. 역사적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기도회의 개혁신학적, 부흥운동사적, 목회적, 교단사적 의미를 김상현 목사(목장교회, 기독신문 사장 대행)가 2회에 걸쳐 기고했다. <편집자 주>

들어가면서

코로나19가 세상을 뒤바꿔놨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코로나19 이후 주변 사람들이 죽어가도 그저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식의 생명경시 풍조가 우리 사회를 강타하고 있는 부분이다. 학교의 비대면 수업이나 교회의 비대면 예배로 인해 공동체성이 무너지는 것도 사회의 미래를 불안하게 한다. 향후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적인 사고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영향으로 한국교회 1만여 교회가 문을 닫았다고 하니 가슴 아픈 일이다.

이런 상황으로 가다가는 다음 세대의 교회는 어떻게 될까라는 염려가 앞선다. 정말 사회나 교회가 위기다. 바로 이때 제106회 총회장 배광식 목사가 야심찬 영성프로젝트로 ‘은혜로운동행기도회’를 주창하고 나선 것은 총회와 전국교회 그리고 한국교회에 시의적절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본고에서는 ‘은혜로운동행기도회’에 대한 개혁신학적, 부흥운동사적, 목회적, 교단사적 의미를 살펴 전국교회가 한마음으로 이번 기도회에 동참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코로나 시대의 위기를 이겨내는 길은 기도 외에 다른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배 총회장의 ‘은혜로운동행기도회’ 창안 배경

제106회 총회장 배광식 목사가 창안하여 11월 30일 발대식을 개최한 ‘은혜로운동행기도회’는 배광식 총회장이 대암교회 목양 중 15년간 보여준 산기도 영성이 그 배경이다. 배 총회장은 총회장 후보로 출마하면서 “기도 운동”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배 총회장은 15년 전 힘겨운 목회로 인해 탈진 직전에 지친 영혼을 붙들고 고심하던 중 언뜻 산 기도를 생각했다. 그리고나서 노회의 동역자들과 함께 주일밤 교회 주변 산으로 올라 철야기도를 시작했다.

목회자가 주일 밤에 산으로 향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이요, 영적 전투에 다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 목사는 인내와 끈기로 주일밤 산 기도 자리를 15년간 지켜냈다. 주일밤 산 기도를 시작한 후 배 목사는 나약해진 자신의 영성이 회복되고, 흔들리는 강단이 견고해짐을 느꼈다. 그는 기도로 위기를 극복해 낸 것이다. 배 목사는 산 기도를 통해서 영혼이 되살아나고, 강단을 기름지게 바꿔놨다. 배 목사는 가히 기도의 승자였으며, 영성의 강자였다.

그런 배경 가운데서 제106회 총회장에 오른 배 목사는 ‘은혜로운동행기도회’를 구상했다. 강력한 기도 영성만이 팬데믹 시대를 이겨내는 유일한 돌파구라고 판단한 것이다. 마치 성경의 인물들이 무릎으로 도전하여 민족과 시대를 뒤바꿨던 것처럼, 기도영성으로 총회를 바로 세우겠다는 비전을 갖게 되었다. ‘은혜로운동행기도회’는 배 총회장이 15년간 직접 경험한 산기도 영성을 바탕으로 세워진 특별한 영성프로젝트라고 말할 수 있다.

‘은혜로운동행기도회’ 의미

제106회기에서 가장 중요한 활동과 사업은 단연 ‘은혜로운동행기도회’다. 제106회기의 성패는 바로 ‘은혜로운동행기도회’ 운영에 달려 있다고 본다. 더욱이 이번 기도회를 통해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전국교회의 영적 동력을 강화시키고, 동시에 총회가 하나되는 계기로 삼아 교단의 도약을 이루어야 한다. ‘은혜로운동행기도회’는 교단의 도약과 하나됨, 그리고 영적 부흥과 대각성의 발판이 될 것으로 믿는다. 그 목표를 위해서 제106회 총회장을 중심으로 총회 임원들과 상비부 및 특별위원 그리고 각 기관과 속회 및 전국노회와 전국교회를 기도의 끈으로 단단히 묶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은혜로운동행기도회’를 여러 관점에서 진단하고 평가해 보면 능히 그 취지와 목표를 이루어 낼 수 있다. 이에 ‘은혜로운동행기도회’의 소중한 가치를 평가해 보려고 한다.

1. 개혁신학적인 측면

은혜로운동행기도론은 칼빈의 기도론을 상기시켜 준다. 칼빈은 <기독교강요>에서 전체 52절을 할애해서 기도의 절대적인 필요성, 기도의 유익, 기도응답 및 주기도 등에 대해 자세히 다뤘다. 칼빈이 이처럼 기도론에 상당한 관심을 보인 이유는 개인의 경건을 증진시키기 위해 썼던 <기독교강요>의 저술 의도와 무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곧 경건의 실천적인 측면으로서 기도를 강조한 듯하다. 칼빈은 자신의 삶과 목회 그리고 저술과 설교 외에도 제네바 개혁 전반에 걸쳐서 경건을 실천하는 방편으로 기도를 그처럼 강조했던 것이다.

칼빈은 기도론을 펼치면서 “기도 생활을 시들지 않게 하려면 시간과 장소를 정하여 기도하도록 권유”했다. 더 나아가 “그런 기도 생활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굉장한 노력과 훈련이 요구된다”고 했다. 특히 칼빈은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통으로 경건 영성의 정상에 도달하기 위해서 기도의 맥을 그쳐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칼빈은 기도와 성령 그리고 신앙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분명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심령 속에 신앙을 심어주는 바로 그 성령께서 신자로 하여금 기도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고 했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신앙이 존재하는 경우 기도가 둔해질 수가 없으며, 신앙은 즉각적으로 기도로 터져 나온다”고 강조했다.

결국 칼빈은 “기도의 실습은 신앙이 현존한다는 것을 가장 확신하게 보여주는 증거”이며, “기도가 없는 신앙은 순수한 신앙이 아니다”고까지 단정할 정도였으니, 칼빈의 기도론은 오늘 우리에게도 큰 도전을 준다. 성도들과 목회자들에게 기도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칼빈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간직하고 계시는 그 온갖 풍성한 것들을 얻는 데는 기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기독교 강요에서 밝힌 기도론에 따라 칼빈은 최소한 하루에 여덟 번씩 기도하면서 기독교 강요를 써냈으며, 목숨을 내건 제네바의 개혁을 일궈냈다. 이같은 칼빈의 기도론에 따르면, 지금이야 말로 우리 교단은 전국 교회와 목사 장로 그리고 성도들이 힘을 모아서 함께 기도하고 하나님께 엎드려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그런 면에서 배 총회장의 ‘은혜로운동행기도회’는 칼빈의 기도론이 신학적인 뒷받침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장로교 본산지였던 스코틀랜드에서 신학의 기초를 쌓았던 배 총회장의 신학적 기반이 바로 칼빈주의를 근저로 한 개혁신학에 있기 때문이다. 칼빈이 하루 여덟 차례의 강력한 기도를 통해서, 또한 특별한 시간과 장소를 정해서 드렸던 특별기도론에 따라 배 총회장 역시 주일 밤 산기도 장소를 정하여 15년을 이어온 특별한기도론은 칼빈의 정신과 신학, 곧 개혁신학적 바탕에 뿌리를 둔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제106회기에 내세운 ‘은혜로운동행기도회’는 개혁신학의 뿌리에서 나온 특별기도론으로 평가된다.

2. 부흥운동사적인 측면

기독교 부흥운동사적인 측면에서도 배 총회장의 은혜로운동행기도론은 중요한 의미와 가치가 부여된다. 베 총회장이 15년간 몸소 실천해 온 집요한 산 기도를 바탕으로 내건 ‘은혜로운동행기도회’는 미국에서 제2차 대각성운동을 주도했던 조나단 에드워즈의 끈질긴 기도론과 흡사하다. 조나단에드워즈는 칼빈신학의 계승자요, 미국 부흥운동을 주도했던 대부흥사였으며, 조부의 목회지에서 23년간 목회를 이어받았던 목회자였다. 그가 끈질긴 기도론으로 미국 부흥운동을 주도했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하지만 에드워즈는 자신이 주도했던 기도합주회에서 “기도할 때는 참을성을 가지고, 하나님의 축복을 받을 때까지 절대적으로 포기하지 말고 기도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런 ‘끈질긴 기도론’에 의해서 에드워즈가 1746년 11월부터 무려 7년 동안 특별합심기도를 제안하여 직접 기도합주회를 실천한 것은 부흥 운동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생생한 교훈이다. 에드워즈에 의하면, ‘끈질긴 기도’는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이는 열쇠였다. 그런 끈질긴 기도를 통해서 에드워즈는 일평생 동안 거룩을 추구했고, 하나님의 영광을 향해 나아가 교회사를 빛낸 부흥 운동을 주도했다.

이같은 기도론에 의해 에드워즈는 1723년 5월 6, 19일자 일기에서 “기도하기에 아주 적합하지 않는 때를 제외하고는 나는 일반적으로 하루에 세 번 기도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하루 세 차례의 특별기도를 몸소 실천했던 기도의 거장이었음을 보여준다. 이런 자료들을 보면 에드워즈의 기도의 특징은 한마디로 ‘끈질긴 기도’였다. 그가 <기도 합주회>에서 이사야 62장 6∼7절에 근거하여 ‘끈질긴 기도’에 대해서 언급한 것을 보면, 그는 ‘끈질긴 기도“의 사람이었다. 배 총회장이 끈질기게 주일 밤 산 기도를 15년간 지켜낸 것은 마치 조나단에드워즈의 끈질긴 기도론을 방불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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