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등정에 성공한 김홍빈 대장. 안타깝게도 하산하던 중 조난당했다. 김 대장은 28살이던 1991년, 북미 최고봉 메킨리산 등반 중 입은 동상으로 열 손가락을 잃어 장애인이 되었다. 그런 장애를 극복하고 히말라야 등반의 전설로 남게 되었다.

그런데 조난당한 김홍빈 대장 구조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던 러시아 산악인 ‘비탈리 라조’가 인스타그램에서 중요한 지적을 했다. “적어도 15명 이상의 사람이 조난당한 김 대장을 그냥 지나쳤다”는 것이다. 구조는 고사하고 사고 상황을 알리는 것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8000m가 넘는 산은 정복했더라도 위기에 처한 사람을 지나쳐 버린 그들은 한심하고 보잘 것 없는 자일뿐이라고도 했다.

이런 기사를 접하면서 강도 만난 사람을 지나쳐 버린 제사장과 레위사람에 대한 예수님의 비유 말씀이 생각났다. 코로나19 첫 해인 지난 2020년, 내가 섬기는 교회는 예산 대비 279.2%의 구제비를 지출했다. 올해는 코로나19가 잦아들 것으로 판단하여 구제비를 전년 예산 대비 200%로 잡았다. 그런데 코로나19는 더 기승을 부렸다. 그로인해 7월 현재, 구제비 지출은 예산 대비 120%가 넘고 말았다. 앞으로 얼마나 더 지출될 지 예상할 수도 없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그냥 지나칠 수 없기 때문이다.

김 대장으로 인해, 나는 살펴야 할 이웃을 모른 척하고 지나치지는 않았는지 생각했다. 손을 내밀기만 해도 위로를 받고, 또 일어설 사람을 외면하지는 않았는지.

교회가 아픔과 억울함, 그리고 절망적인 상황에 빠진 사람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누가 모르겠는가. 그러나 구체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가? 돈, 시간, 힘을 낭비한다거나 나의 안전에 대한 생각으로 인해 마땅히 관심을 가져야 할 이웃을 못 본 척 그냥 지나갈 수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내 안에서 작지만 분명하게 외치시는 주님의 목소리에 귀 막을 수는 없지 않는가. 지금 어느 때보다 지나쳐서는 안 될 일들이 주변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다. 매일 예배당 뒷산을 걸으며 생각한다. 나도 김홍빈 대장을 그냥 지나쳐 버린 그 15명 중에 있는 것은 아닌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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