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 목사의 포토에세이]

2019년 1월 22일 밤 자정이 지나고, 23일 새벽 3시 20분에 이르는 시간은 내 생애에 가장 고요하고, 어둠에 묻힌 밤이었다. 42년 동안 반려자로 함께 살아온 아내(신영승·64세)가 하나님나라로 부름 받았다. 조용한 눈으로 나를 한번 쳐다보고는 눈을 감아 버렸다.

아내는 지난 40여 년간 나의 내조자로, 아니 동역자로 헤아릴 수 없는 고생과 수고를 아끼지 않은 신앙의 동지였다. 오직 주님과 교회와 성도들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며 자신의 육신을 돌볼 여유도 없었다. 지난 13년 동안 당뇨합병증으로 한 눈이 멀고, 신장투석을 받으며, 3년 전에 발가락 2개를 절단했으나 아물지 않아 재수술을 하고 가료하던 중 안식에 들어간 것이다.

사람은 미련해서 다 지난 후에야 후회하는가 보다. 나는 그 아내가 있어 단칸방에서 교회를 개척했다. 그 후에는 아내의 기도와 격려가 오늘의 ‘사랑의교회’와 목사 이성필이 존재하는 힘이 되었다. 아내는 어려움이 생길 때마다 밥 먹듯이 금식하며 하나님께 매달렸다. 아마도 면역력이 떨어져 병들게 된 것도 내가 돌보지 모한 불찰이기에, 지금은 아내에게 잘해주지 못한 일만 생각난다. 그래서 잠 못 이루며 “여보 미안해요!”하며 울며 또 울었다.

25일 장례를 마치고 돌아와 허전한 마음으로, 그리고 많은 생각들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다 문득 눈만 뜨면 가야했던 병원이 아니라 우리 주님께서 예비하신, 아픔도 눈물도 없는 천국에 입성한 것을 믿으며 얼마나 감사한지 참 위로를 받았다. 그동안 부족한 종과 아내를 위하여 늘 기도와 사랑으로 보살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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