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목사의 기독교인 심리카페]

▲ 김경수 목사
(광은교회·서울심리상담센터 센터장)

○권사가 상담을 요청했다. 자기 아들이 사람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힘들어한다는 것이다. 또한 교회에서도 사람들 앞에 서야하는 찬양대, 주일학교 교사, 청년부 임원 등을 시킨다면 절대 교회를 안 나가겠다고 한다는 것이다. 이유를 물으니 사람들 앞에서 경쟁하는 것이 싫고, 사람들 앞에 서면 자신이 너무 작아져서 불안하다고 한다.

얼마나 사람을 싫어하는지 대학에서 수강신청을 할 때도 조별 발표, 또는 개인 발표를 하면 해당 강의를 취소해 버릴 정도이다. 낮선 사람과 대화 또한 몹시 어색해 하면서 회피해 버린다. 이뿐만 아니라 이성을 만나도 대화를 이어가지 못하고, 지도교수에게도 행여 야단을 맞을 것 같아서 찾아가지 못한다. 이런 아들을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상담을 요청해 온 것이다.

이런 회피성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세계 인구의 약 3%라는 통계가 있다. 대부분 이런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만의 껍데기 안에 갇힌, 예민하고 조심스러운 사람들이다. 상처를 입거나 편견 섞인 말을 듣거나 남에게 거절당하는 것을 두려워 할 뿐 아니라 상처입지 않기 위해서 자신이 숨을 수 있는 요새를 만들기도 한다. 정신과 의사들은 이를 ‘뒷걸음질 치는 사람(shrinkers)’이라고 표현한다.

그 원인은 기질적으로 수줍고 억제적인 경향이 있어, 위험에 대해 과도한 생리적 민감성을 보이는데 있다. 미래의 위험이나 처벌 같은 부정적인 결과가 예상될 때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어 흥분하는 것이다. 심한경우는 은둔, 자폐, 범 불안 장애, 대인공포(기피)를 동반한다.

회피성 성격장애에 대한 치료는 효과가 더디다. 이들에게는 먼저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는가’를 살펴보게 한다. 누구에게나 힘들고 불편한 경험들이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사회적 습관을 몸에 익힐 수 있도록 집단치료를 적용하는 것이 유익하다.

만약 신앙생활에 있어서 회피성 성향이 나타난다면 주변인들이 먼저 다가가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처음 교회에 나온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우리 교회 참 잘 오셨어요!”라고 관심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화를 할 경우에는 공감 및 지지, 신뢰, 따뜻함으로 붙잡아 주어야 한다. 자부심에 관한 책을 읽게 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이러한 책을 통해서 내가 누구인가를 알아갈 때 새롭게 자아를 정립 할 수가 있다.

“나를 능하게 하신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께 내가 감사함은 나를 충성되이 여겨 내게 직분을 맡기심이니, 내가 전에는 훼방자요 핍박자요 포행자이었으나 도리어 긍휼을 입은 것은 내가 믿지 아니할 때에 알지 못하고 행하였음이라.”(딤전 1:12-13). 힘들고 어려울 때는 윤항기 목사의 이 노래도 도움이 된다. “나는 행복합니다. 정말, 정말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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