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 목사의 포토에세이] (19)

우리가 살면서 쉽게 잊어버리는 것 하나가 있다. 바로 내가 ‘집나간 탕자’라는 사실이다. 곧 하나님 앞에서 내가 죄인이라는 사실을 자주 잊어버리는 것이다. 나는 구원 받기 전에도 죄인이었고, 구원받은 후에도 여전히 죄인이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살 때가 많다. 또 우리가 최선을 다하는 신앙적인 ‘열심’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나 자신을 위한 내 방식의 열심일 뿐, 결코 하나님을 위한 것이 아님을 금방 자각하지 못한다. 그리하여 하나님 앞에 자신이 의로운 사람인 양 곧잘 착각하기도 한다.

혹시 신앙생활에 대한 열심이 있다고 하여 내가 제일 잘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자기 우월적’ 신앙의 자세는 매우 위험하며 건강하지 못한 태도이다. 스스로 ‘판단하는 주인’의 자리에 앉아있는 이상, 우린 동생을 질시하는 탕자의 형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아니 은혜를 깨달은 자로서 그와 같이 행한다면 형보다도 훨씬 더 악한 것이다.

우린 늘 부족한 자인 것을 인정해야 한다. 또 우리는 모두 ‘죄인이면서 의인’이며, ‘의인이면서 죄인’인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우리가 항상 경계해야 할 대상은 남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일 뿐이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그런즉 선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고린도전서10:12)고 충고하고 있다. 우리가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항상 나의 부족함을 알고 정진해 나가야 한다. 나의 의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의’로 인해 지금 여기에 우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을 보시고 하나님께서 나를 의롭다고 인정해 주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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