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목사의 기독교인 심리카페]

▲ 김경수 목사
(광은교회·서울심리상담센터 센터장)

우리 사회는 술에 대하여 매우 관대하다. 어른들은 좋은 기능을 강조해 ‘약술’이라고도 하였다. 문제는 약이 될 수도 있는 술이 자신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하는 알코올 중독이다. 알코올 중독은 자신과 가족을 파괴시키고, 사회적으로도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게 만드는 질병이다.

한 알코올 중독자를 전도한 적이 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제약회사에 입사하여 연일 반복되는 회식문화 속에서 알코올 중독자가 되었다. 나중에는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페인처럼 살아갔다. 병원에 입원하여 여러 차례 치료를 받았지만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치료를 받으면서도 집안 여기저기 술을 감추어 두고 하루에도 5~6병을 먹었다. 결국 여러 차례 입원 치료와 신앙으로 중독을 극복했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알코올 중독은 물질남용에서 일어나는 이상심리이다. 원인으로는 정신분석적 관점에서 아동기의 박탈, 결핍, 거절된 경험이나 과잉보호, 과도한 책임을 강요받거나 강하게 억압된 경우들이 대표적이다. 의존적 욕구는 구강기에 고착되어 먹고 마시는 행위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지는데, 이 집착이 술과 관련될 수 있다. 또는 부모나 사회에 대한 적개심이 우울감정과 자기 파괴적 욕구로 발전되어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반복적인 음주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기능을 손상하는 만성 질환을 일으킨다. 알코올 중독으로 인하여 야기된 가정문제, 자녀문제는 가족 간 언쟁을 일으키고, 분노가 쌓여 결국 결혼생활을 파경에 이르게 하는 등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 현재 한국 사회의 알코올 의존자는 전체 국민의 10%, 알코올 남용자는 20%에 달한다.

DSM-5에 의하면 알코올 진단기준은 자율 신경계의 항진, 손 떨림, 불면, 오심 구토, 일시적인 시각적 촉각, 청각적 환각이나 착각, 정신 운동초조, 불안, 대발작의 증상이 나타나는지 여부이다. 신체적 손상(간 손상, 신경손상, 심장질환, 위장장애, 당뇨병, 암 등의 원인)과 신경정신과적 문제(알콜금단 증상, 치매, 간질환, 불안장애, 우울증), 성격의 변화로 인해서 초초해지고, 방어적이 되고, 질투가 심해지고,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두려움이 많아지면서 원한과 분노로 가득 차 갑자기 화를 내거나 폭력을 휘두르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필자의 경우 앞서 이야기한 알코올 중독자를 치료할 때 그 정도가 심각해서 금단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치료와 함께 인지행동정서치료를 병행해 도움을 주었다. 심리적으로 불안, 초조, 불면 등의 다양한 정신 증상을 체계 감법으로 점점 약화시키고 행동을 수정하게 하였다. 이때 신앙생활과 단주모임에 참석하게 하고, 지속적인 목회적 돌봄과 재활프로그램을 통해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면 큰 도움이 된다. 실패가 거듭될 경우라도 환자와 가족 모두가 함께 적극적으로 치료에 참여하면 충분히 극복될 수 있는 것이다.

바울사도는 이렇게 말한다.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전 10;31)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고 이렇게 찬송하기 바란다. “어둔 죄악길에서 목자 없는 양같이 모든 사람 길 찾아 헤맨다. 자비하신 하나님 독생자를 보내사 너를 지금 부르니 오시오. 이때라, 이때라. 주의 긍휼 받을 때가 이때라”(찬송가 52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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