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교회생태계 살리는 오늘의 전도와 문화선교 ②문화로 전도하는 방식은

모방과 차용은 복음공동체 반영할 수 없어 …
아이돌 문화 소비 줄이고 ‘다름의 문화’ 알려야

지난 1편에서 ‘문화를 통한 전도의 문제’를 조명했다. 현재 목회자와 성도들은 문화선교에 관심을 갖고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목회현장에서 복음과 문화를 잘 결합해서 사용하는 사례가 드물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회와 소통하기 위해서 문화는 전도에 필수다. 그렇다면 문화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전문성 갖추고 감동을 줘야

문화는 사람의 생각과 삶의 결과물을 통칭한다. 사람의 생각과 행동양식으로 파생하는 모든 것이 문화이다. 이렇게 광범위한 문화 속에서 교회는 영화 음악 미술을 비롯해 커피와 요리 독서 등 다양한 분야를 전도에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목회현장에서 문화를 통한 전도는 그 영향력이 미미하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모방한 ‘교회스타일’을 비롯해 유명한 영화 포스터를 활용하는 사례에서 보듯, 복음전도에 악영향을 미치는 세상 문화 모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시적인 문화, 표현 문화는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현재 교회의 비전문가들이 만드는 조악한 수준의 문화 콘텐츠는 감동을 주지 못하고 복음으로 연결시키지도 못한다”고 지적한다. 문화를 활용해 전도를 하려면, 전문성과 감동은 필수라는 것이다.

▲ 문화를 활용한 전도는 복음의 본질을 잊지 않고 전문성과 감동이 더해져야 힘을 발휘한다. 이 3박자를 갖추지 못한 문화 전도는 비기독교인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오히려 복음 전파를 방해하기도 한다. 산정현교회에서 진행한 정오음악회는 복음과 전문성을 결합해 지역 주민과 직장인에게 감동을 준 좋은 문화 전도 사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성과 감동의 중요성은 교회 카페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몇 년 전 수많은 교회들이 예배당 안에 카페를 만들었다. 카페를 통해 지역 주민들을 자연스럽게 교회로 인도하겠다는 생각이 컸다. 현재 제대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교회를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 사회는 지금도 커피 문화가 성장하는데, 왜 교회의 커피 문화와 전도는 퇴보할까.

전문가들은 근본 원인을 “교회 카페를 ‘지역 주민과 소통하는 열린 공간, 복음으로 초대하는 기회의 장’으로 인식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비기독교인과 소통하려면, 당연히 수익을 생각하지 않고 다른 카페보다 좋은 커피를 싼 값에 제공해야 한다. 여느 카페를 찾지 않고 교회의 카페에 오려면, 맛과 가격이 뛰어나야 한다. 또한 교회의 카페는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는 것이 있다고 인정을 받아야 한다.

새로남교회에서 운영하는 카페는 대전을 넘어 전국에서 유명하다. 그 이유는 자원봉사하는 성도들이 카페를 통해 비기독교인과 소통하려는 선교 의식을 가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성도들은 유명한 커피 전문점과 원두 공급업체까지 찾아다니며 좋은 커피를 내놓았고, 수익금은 전액 지역 사회를 위한 기부금으로 전했다. 이 때문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정한 ‘착한가게’로 선정됐다. 새로남교회 카페를 이용하면서 나도 좋은 일에 동참한다는 느낌, 감동을 주는 것이다.

교회생태계를 위한 문화 전도

앞서 현재 목회현장에서 세상 문화를 활용하고 있지만, 비기독교인과 소통의 기회조차 얻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세속 문화를 모방하고 차용하는 수준의 활용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그 복음에 따라 살아가는 교회 공동체의 모습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 그저 대중음악을 즐길 줄 아는 교회로, 유명한 영화만큼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있는 교회로, 특별한 인연을 만날 수 있는 교회로 정체성을 표현하고 있을 뿐이다.

교회들은 왜 비기독교인이 거부하는 문화 전도 방식을, 복음과 연결시킬 수 없는 문화 전도의 방법을 계속하고 있을까.

전문가들은 “대상이 비기독교인이 아니라 다른 교회의 기독교인으로 변질됐다. 내 교회를 알리고 우리 교회의 행사를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것은 목회현장에서 문화 활용의 목적이 전도가 아닌 마케팅 전략에 그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비판한다. 세상의 문화를 활용해서 교회들이 서로 경쟁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선교를 잘못 이해한 배경은 한국교회의 현실과 관련이 있다. 문화선교는 1990년대 말 교회의 침체기에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이때 문화선교에 대해 깊이 이해하지 못하고, 성도가 감소하는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실용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활용했다. 그 결과 여느 교회성장 프로그램처럼, 개교회주의 속에서 문화를 활용하는 오류가 나타난 것이다.

교회가 문화를 활용한 좋은 예는 산정현교회 ‘정오음악회’에서 찾을 수 있다. 산정현교회는 작년에 매월 정오음악회를 진행했다. 지역 주민들이 교회를 찾아오도록 하는 목적도 있었지만, 삭막한 직장생활에 지친 주변 회사원들에게 휴식과 안식을 주고 싶은 목적이 있었다. 그래서 음악회도 점심시간인 12시에 맞춰 진행했다. 김관선 목사는 교회에서 수준 높은 음악회를 한다는 신선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그래서 한국교회의 이미지를 쇄신하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문화 전도는 이처럼 개교회의 성장이 아닌 교회의 생태계 회복을 목표로 한다.

세상과 다름의 문화를 알려야

지금까지 목회현장의 문화 전도 방식은 활용에 주안점을 두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교회의 문화는 세상의 문화와 다르다는 것을 이해시키고 인식시켜야 한다.

변혁의 관점에서 세상 문화에 접근하지 못할 경우, ‘교회스타일’처럼 오히려 교회와 복음을 세상 문화보다 낮게 치부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전문가들은 “문화에 대한 변혁적 관점은 특히 대중문화에서 꼭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좋은 예가 청소년들이 열광하는 아이돌 문화이다. 교회 청소년들도 장래희망이 아이돌(연예인)이라고 말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외면은 화려하지만 삶은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피폐한 현실, 여성 아이돌에게 덧씌우는 성적인 이미지 등의 문제는 외면하고 있다.

“교회가 이런 세상 문화의 문제를 지적하고 아이돌 문화에 대한 소비를 줄이도록 해야 한다. 아이돌에 대한 소비를 줄이면, 그와 연관된 문화도 바뀐다. 이것이 교회가 문화를 변혁하는 방식이다.”

또한 교회의 예배문화 역시 다름을 드러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많은 교회들이 예배에 앞서 크고 화려한 찬양 순서를 갖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발맞춰 예배당도 공연장과 흡사한 형식으로 건축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인은 교회가 시끄러운 세상과 다른 공간이길 원하고 있다.

“조용한 찬송 속에서 예배를 준비하는 시간, 현대인은 그 속에서 다름의 문화를 체험한다. 오늘의 문화에 맞는 예배와 공간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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